오뚜기 60미리의 추억

smok 작성일 06.08.01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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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대한지도 2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군요. 02년9월에 입대해서

노무현 덕분에 26개월 할꺼 25개월만 하고 제대!! 04년 10월 제대.

그땐 노무현이 참 고마웠는데 지금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니 뭐....

저는 아무 특기 없이 대학 다니다가 지원입대 했죠.

논산으로 입대영장이 나왔는데, 제 기수에서 국방부 장성차량 운정병을

뽑았는데 제가 거기 뽑혔습니다. 그 입소대대에서 근무복이라 그러나? 그 녹색

정복같은 군복입은 대위랑 원사가 와서 이력서 쓰고 자기소개서에 정면사진까지

찍어가더군요. 군 차량은 대우차종이라 그때 대우 소형차(이름은 기억이 안나네요)

가져와서 뽑힌 5명한테 다 운전시켜보고 그랬던게 기억납니다.

운전시험 보느라 밥 먹는게 좀 늦어져서 기간병이 밥을 따로 타 논걸

먹고 있는데 거기 상병하나가 니네들은 정말 군 생활 제대로 풀렸다면서

씨발씨발 이래가며 부러워 하더군요. 가자마자 휴대폰에 사복에 내무생활은 빠이빠이고...

그 소리듣고 희망에 부풀었죠. 25연대로 가서 훈련 받는 내내 동기들이

박격포로 빠지는 얘기들 하면서 두려움에 떨때, 전 적당히 맞춰주면서

속으론 흐흐... 너희하고는 갈 곳이 틀리단다... 이렇게 생각하곤......

근데 떨어졌습니다. 총 2명 선발 이었는데 제가 거주지가 서울이 아니어서

자격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늘이 무너지는... 그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60미리 배치 받더군요.

그 때도 그런 소문이 있었지만 논산에서 쫌 특별난 보직에 신청했다 떨어지면

고대로 박격포로 보낸다는 소리가 있었죠. 같이 27연대 후반기 온 동기들 보니

JSA며 헌병대, 무슨 정보부대 지원자, 조교 지원자 등등 그런데 지원했다 떨어진 애들이

좀 많더라구요.

암튼 한 겨울에 2주간 주특기 교육을 받으면서 동기들은 제발 11사나 8사로만

가지 않길 빌고 또 빌었습니다.

교육 끝나고 자대결과 나오는데 허허...오뚜기 라네요.

상무대 역에서 기차타고 기다리는데 27연대장인가? 높은 사람이 인사차 타더군요.

60미리 교육생들 탄 차량에 오더니 논산으로 입대해서 전방으로 올라가는게

1%도 안된다면서 선택받은 훌륭한 자원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에 이 말은 기억에 남더군요. 너희들은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의 오른팔들이다.

언제고 위급상황에서 바로 쓸수있는 화력으로 지휘관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그말을 그땐 곧이곧대로 듣고 자대가면 이쁨 받겠구나 했지만 그게 좀 다른 의미의

사랑인걸 자대가서 알았죠.

2002년 11월 30일 저녁늦게 도착한 10연대 10중대. 이미 해는 넘어갔고

제 알동기와 저 두명은 두돈반 뒤에서 내려 대대CP 에서 이런저런 조사를 받고

내무반에 들어갔죠. 아마 군대갔다오신 분들은 아실테죠.

군대가서 가장 긴장되고 무서운 순간은 입대할때나 훈련소 들어갈때가

아닌 바로 자대배치 받아서 내무반 문을 딱 여는 순간이라는걸...

문을 여니 2주동안 만지고 놀던 박격포 3문이 딱하니 보이더군요.

그리고 무슨 공사판 노가다같은 인상의 고참들.

헉헉. 정말 한겨울이지만 식은땀이 줄줄 나더군요.

그렇게 본부소대 박격포반의 생활이 시작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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