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가든 작전(1944년 9월 17일 ~ 9월 25일)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벨기에와 알자스-로렌 지역까지 진격한 연합군이 보급

문제로 진격이 정체자 북쪽의 네덜란드에서 전력이 약화된 것으로 믿은 독일군을 단숨에 돌파하여 바로 라인 강을 건너 전쟁

을 크리스마스 전에 끝내자는 욕심으로 벌인 작전이다. 독일 본토로 진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천연의 장애물

라인 강을 돌파하기 위해 작전 목표를 독일이 점령 중인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 네이메헌, 아른험을 연결하는 도로를 따라

놓인 교량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이 교량들과 거점 도시들을 점령하고 그와 함께 연결된 도로를 통해

기갑 부대를 신속히 독일 본토로 진격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작전은 9월 20일 발 강에 위치한 네이메헌 다리 확보와 함께 초기에는 순조로웠지만, 라인 강에 위치한 아른험 다리 확보에

실패하고 영국 1 공수사단이 독일군의 반격으로 괴멸하면서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독일이 서부전선에서 거둔 최후의 승리

로 평가된 전투였다.

독일군의 후퇴와 보급 문제

연합군의 파리 점령 이후, 전선은 급속도로 독일쪽으로 이동했다. 팔레즈 포위망에서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서부 전선의

독일군은 게르트 폰 룬트슈테트 원수를 다시 서부 전선 독일군 사령관으로 재기용하는 등 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선은 네덜란드까지 물러난 상태였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연합군도 진격이 멈추었다.

미군 보병연합군의 진격이 멈춘 것은 보급 문제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연료 문제가 심각했다. 북프랑스의 항구들은 철수

하는 독일군이 철저하게 파괴 공작을 벌이는 바람에 당장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유일한 항구(?)는 노르망디 해안뿐이었다.

또, 내륙 수송망의 상황도 형편없었다.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랑스의 철도망은 4년 간의 독일 점령 기간 중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파괴공작, 연합군 공군의 후방 차단 작전, 그리고 철수하는 독일군의 파괴 공작으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노르망디 해안에서 최전방 부대까지 보급은 거의 레드볼 익스프레스라 불리는 흑인 운전병들이 운전하는 특별 보급대

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방 부대가 점점 노르망디에서 멀어지는 바람에 트럭 수송부대 자체가 소비하는 연료만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다 결국 진격이 멈춰 서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독일군이 반격할 여력이 당시에는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로 인해 보급 우선 순위를 놓고 미국과 영국의 지상군 지휘관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북아프리카

전역 때부터 보인 양군 지휘관들의 경쟁과 알력은 이 시기에 보급 문제를 둘러싸고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전황에 대한 낙관

프랑스에서 독일군의 급격한 후퇴와 몰락은 연합군 최고 사령부를 들뜨게 했다. 독일군 전력에 대해 자전거만 가진 소년병과

늙은 병사들 뿐이라는 낙관적인 추정까지 나왔다. 이렇게 독일군이 지리멸렬할때 몰아붙이면 쉽게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

라는 낙관적 전망이 연합군 최고 사령부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또,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후 후방에서 휴식과 재편성 등 재정비 작업만 해온 공수부대 전력을 다시 활용하고 싶어하는

지휘관들의 소망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군 버나드 몽고메리 원수가 이 작전을 계획한 것이다.

작전 계획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에는 라인 강이 흐르고, 이 라인 강을 비롯한 뫼즈 강, 발 강에는 7개의 다리가 있다. 연합군의 계획은

바로 이 7개의 다리에 공수부대 병력을 투입, 다리를 점거하고, 이후 지상군이 투입되어 네덜란드의 제방을 지나 네덜란드

방어선과 라인 강을 돌파해 바로 독일 본토로 진입한다는 작전이었다.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크리스마스 전까진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것이 연합군의 계산이었다.

이 작전 계획은 2개의 협력 작전으로 구성되었다.

○마켓 (MARKET): 브레레턴의 1 연합공수군은 브라우닝 장군의 전술 지휘를 받아 다리와 핵심 지형을 장악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국 101 공수사단(울부짖는 독수리) - 병력 10,000명 에인트호번에 투입

○미국 82 공수사단(올아메리칸) - 병력 약 10,000명 네이메헌투입

○영국 1 공수사단(붉은 악마) - 병력 약 10,000명 아른험에 투입

○자유 폴란드 공수여단-약 1,000명 지원부대

○가든 (GARDEN): 영국 2 군의 지상군은 브라이언 호록스 장군의 영국 30군단을 내세워 북쪽으로 진격한다.

○영국 30 군단

이 부대들로 하여금 연합군은 3일 이내로 라인 강을 모두 확보, 돌파해야 하며, 이 작전의 성공을 위해 공수부대가 투입될

지역엔 독일군 기갑부대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했다. 작전은 9월 17일, 일요일에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전투

▲공수하는 101공수사단

1944년 9월 17일 일요일 오전, 병력 3만 5천여 명, 340문의 휴대용 야포 및 화포, 500여 대 가량의 각종 지프 및 소형 차량과

기타 장비 등, 총 600여 톤 규모의 물자를 적재한 공수부대의 수송기와 글라이더가 영국 각지의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오후 2시 15분, 벨기에 - 네덜란드 국경선에서 대기 중이던 영국 30군단이 네덜란드로 진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작전 초기,

연합군은 수송기의 고장 등으로 일부 기체가 본국, 또는 인근 연합군 비행장으로 복귀하고, 지상군 또한 작전 초부터

독일군의 대전차포 공격에 발이 묶였다.

가장 먼저 에인트호번에 미국 제 101 공수사단이 공수된다. 이들은 다리 하나를 점령하는데 성공하지만,

또다른 목표의 다리는 독일군이 간발의 차이로 폭파시킨다. 한편, 미국 제 82 공수사단이 네이메헌에 강하한다.

하지만 이들이 다리를 점령하기도 전에 독일군이 선수를 쳐 먼저 다리를 장악한다. 결국 발 강의 다리를 두고 공수부대와

독일군이 대치한다.

아른험에 투입된 영국 제 1 공수사단의 경우는 매우 심각했다. 이들이 강하한 아른험 주변엔 독일 기갑사단이 배치되어

있어서 순식간에 독일 기갑사단에 휩쓸렸다. 그러나 독일 기갑사단에 쓸렸다는 것은 영국이 자군의 패배를 감추기 위한

핑계일 뿐이었으며, 실제로는 이 "기갑사단"들은 1개 보병사단만도 못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기갑사단"은 9 SS기갑사단 호헨슈타우펜과 10 SS기갑사단 프룬츠베르크인데, 이중 9 SS기갑사단

은 쓸만한 전력은 모두 프룬츠베르크에 넘겨주고 독일 본토로 이동하여 재편성 예정이라 주력인 19SS 및 20SS 기갑척탄병

연대는 합쳐서 2개 중대에 불과했다. 또 사단 포병 연대는 야포가 없어서 그냥 보병으로 싸웠고, 기갑 전력도 판터 3대와 4호

구축전차 2대가 전부였으며 예하 공병대대, 대공포대대 등도 중대급도 안되었다. 그나마 조금 사정이 나았던 9SS 기갑수색대

대는 마켓가든 작전 당일 독일로 향하는 화차에 적재되고 있었고, 결국 다 합해봐야 사단 총원은 3천명 이하로서 기갑사단은

커녕 연대 전투단 정도 수준이었다.

10SS 기갑사단도 9SS 기갑사단의 인력과 장비를 넘겨받았지만 워낙 프랑스에서 포위-퇴각전 중에 큰 피해를 입어 축소된

편제에도 한참 부족했고, 그나마 괜찮은 전력이던 하인케 전투단(KG Heinke)은 아헨의 위기가 급하다고 차출된 상태여서

 재정비가 시급한 보병 사단 수준도 되지 않았다. 다만, 존 프로스트 중령이 지휘하는 제 2대대가 아른험 대교의 입구를

장악하면서 독일군의 추가 투입을 방해했지만, 독일군의 투입이 주변에서 투입 가능한 모든 전투 병력을 다급히 투입하고,

사단 주력은 다리에 접근하지도 못한 채 마구잡이로 싸우는 상황에서 아른험 다리 입구 장악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아인트호벤 입성 축하를 받는 101 공수 사단

9월 18일 오후, 작전 예정 시간보다 24시간을 초과한 상태에서 영국 제 30 군단이 에인트호번에 도달한다. 그러나 전날 미국

101 공수사단이 장악하지 못하고 폭파당한 다리가 복구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후방에서 가교를 추진해 와야 해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여기에 다시 네이메헌까지 진격하는데 독일군의 대전차 공격으로 다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결국 영국 30 군단은 예정 시간보다 70시간을 초과해 9월 19일, 네이메헌에 도달한다. 그러나 다리는 아직까지도 독일군이

장악하고 있었다.

9월 18일, 아른험 대교 입구를 방어하고 있던 프로스트 중령의 2대대는 독일 10SS 기갑사단의 공격을 받는다.

장갑차를 앞세우며 공격해 오는 독일군은 사단 예하 기갑수색대대인 그로텍 전투단이었고, 영국군은 피아트 대전차 로켓포

를 쏘아대며 대항한다. 결국, 장갑차가 격파되면서 다리를 막아 독일군은 더 이상의 장갑차량을 다리 건너로 추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른험 시내에서는 영국 1공수사단의 주력 부대가 혼전 상황에 빠졌고, 이에 따라 사단과 대대 간의 통신은

거의 두절 상태가 되고 있었다.

9월 19일, 아른험 대교 반대편의 독일군은 영국군이 더 이상 항복할 것 같지 않자 영국군이 엄폐해 있는 민가에 대해 무차별

포격을 퍼붓는다. 이 포격에 영국군 대대 병력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음으로써 더이상 영국군은 전투력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전날 다리 한가운데에서 파괴된 장갑차로 인해 독일군은 다리 건너로 병력을 추진할 수 없었다.

▲ 큰 교전을 치를 아른헴 대교 주변.

9월 19일, 네이메헌의 30군단은 다리를 돌파할 방법을 모색하나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미국 82 공수사단이

강을 우회하여 후방에서 추진해 온 상륙보트로 강을 도하, 다시 교량쪽으로 이동해 다리를 점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9월 20일, 미국 82 공수사단은 그들이 기다리던 보트를 지원받았지만 그 수량이 매우 적었고, 예정했던 시간보다 너무 늦게

도달해 보트가 추진되어 왔을 때는 이미 강 반대편에 대한 공중 폭격이 끝난 뒤였다. 그러나 공수부대 병사들은 이런 상황에

서 포기하지 않고 강을 건너고자 한다. 오후 3시에 도하가 개시되었고, 독일군의 치열한 탄막 사격으로 인해 많은 장병들이

수중고혼[水中孤魂]이 된다. 도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강 대안으로 병사들이 상륙에 성공해 다리를 점거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예정 시간을 훨씬 뛰어 넘었기 때문에 작전은 거의 실패와 다름이 없었다.

▲ 큰 교전을 치룬 아른헴 대교 주변.

9월 20일 저녁, 마침내 아른험 대교에서 프로스트 대대가 와해되어 아른험 대교에서 퇴각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영국 1 공수사단도 철수를 개시해 9월 21일엔 아른험을 떠나 오스테르베이크로 퇴각한다. 이날, 스타니슬라프

소사보브스키 장군의 폴란드 독립 공수여단이 영국 공수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아른험 지구에 투입된다. 하지만 이들의 세력

은 워낙 미미해 이들도 영국군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영국군의 세력은 너무 작았기 때문에 공중에서 투하하는 보급품

의 대다수가 독일군 영내로 떨어졌다.

한편, 발 강을 도하하는데 성공한 영국 30군단은 계속되는 독일군의 방해에 부딪쳐 결국 아른험에서 수 십 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제방길에서 진격을 중단하게 된다. 9월 25일, 결국 영국 1 공수사단과 폴란드 여단은 새벽 6시를 기해 모든 진지를 포기

하고 라인 강 너머로 퇴각하기로 한다. 각종 중화기를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부상병들이 유기된 채 연합군 병사들은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사지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이로써 마켓가든 작전이 종료된다.

얼마 뒤, 영국군 사령관 몽고메리가 "80% 이상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17,000명의 젊은 목숨들만이 희생되었으며, 특히 영국 1 공수사단은 단지 2,163명 만이 간신히 살아서 돌아오는

거의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출처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