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60mm 야~~내 이야기를 들어볼래..

22살의기억 작성일 07.07.15 00: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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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말을 짧게 쓰겠습니다..===

 

난 03년 논산훈련소에 입대해...정말 저주받은 보직...

일명 하늘이버린자식들이라 칭하는 60미리 박격포라는 보직을 하사받았지..

60미리 특성상 자대배치도 죄다 전방이라..난 더욱 좌절했지..

결국 최전방으로 배치받고 말았어..

힘든 이등병시절이 가고 일병이 꺾어갈즈음...난 귀에서 이상한 소리 나는걸 느꼈어..

부대 특성상...실사격을 자주했었거든...개인화기 실사격은 일주일에 한번씩 30발씩 쏴제꼈지..

거기다..60mm 사격도 한달에 한번은 나갔어...구경이 작다고 무시하지마...

그래도 사격할때는 엄청나게 시끄럽다구..+_+

일이등병때는 고참들이 귀아프다고 삐대는 바람에 땜빵 사격으로 두세번도 하곤했어..

총쏘면 귀에서 "위잉~~~~" 하고 매미울음소리가 나거든...

며칠지나면 없어지고 또 총쏘고 또 없어지고 하다가..

어느순간 이 매미울음소리가 한달정도 계속되는거야..

고참한테 말해봐야...개갈굼 당할테고...(빠졌다고)

그래서 동기한테 물어봤지..

"야..너도 귀에서 소리나냐??"

그랬더니 안난다는거야...그리고 금방 없어질거야 하면서 그냥 넘어갔지..

알다시피...일병때는 엄청 바뻐...이것저것 뒤치닥거리 하고 근무나가고 하면

귀에서 소리가 나던 뭘하던 신경쓸 겨를이 없지..

그렇게 시간은 가고 군생활이 좀 풀려갈 즈음에...상병 5호봉때...처음으로...

외진을 갔어...강원도 모 국군병원으로 몇시간을 기다려 군의관에게 진찰을 받을수 있었어.

그런데..군의관이 하는말은 너무 충격적이 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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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 "너 이거 소리난지 얼마나 됐냐??"

나: 일병때부터 그랬으니까..한 7~8개월 됐지 말입니다

군의관: "이건 6개월이내에 치료해야하는데..넌 너무 오래 방치했다..평생 그러고 살아야돼.."

나: ........

군의관: "암튼 약 처방해 줄테니...6개월정도 복용하고...휴가 나가면 큰병원에서 한번 더 치료받아봐...그렇지만..

             기대는 하지마라..그건 아직 고칠수 없는 병이야.."

나: 알겠습니다..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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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병은 신경성난청이라는 것이였어...귀에 엄청나게 큰 소리가 계속 고막을 때려서 귀가 견디지 못하고

계속 울리는소리가 나는 것이였지.. 그리고 노화...즉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많이 겪는 증상이라더군..

참...갑갑하더군 그때 고작 22살이였는데...앞으로 이런 귀를 붙이고 살려니...

평생 이러고 살아야 한다는것에 난 청원휴가를 가고 싶다고 중대장한테 보고했지..

난 상병5호봉에 왕고를 찼어..^^ 혹시 보고체계 무시한다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말이야..

그런데..더욱 중요한 건 휴가를 짤렸어..

게다가 중대장한테 엄청난 갈굼을 받았지..

그때 당시 중대장과의 대화는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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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 너 청원휴가 왜 가냐..

나 : 귀에 문제가 있는데. 싸제병원에서 한번 진찰 받아보랍니다..

중대장: 귀가 왜 그런데..?

나 : 사격을 많이해서 그런거랍니다..

중대장: 그 사격 내가 지시했냐??

나: .......

중대장: 내가 쏘라고 했어??내가 시켰냐고..

나: ....... 아닙니다..

중대장: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청원휴가는 없는걸로 하고 니 정기휴가 써서 나가 치료를 받던지 니 꼴리는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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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는 말년휴가를 쪼개서 나가 서울대병원을 찾았지만..

의사한테서 들은말은 군병원과 같았고...

조금이나마 귀를 고칠수 있다는 희망도 사라진채...그냥 복귀하고 말았지..

그렇게 계속 귀에서 매미를 키우면서 군생활을 하다가 제대했지..

제대후에 대학을 다시 가려고 수능을 준비하는데..참 고생이 심했어..

집중을 해야하는데..귀에서 매미가 울어대니..너무 신경이 쓰이는거야..

정말 속으로 많이 울었어...멀쩡한 몸땡이로 군대가서 장애인이되다니..(그때부터 계속 오른쪽귀가 점점 안들려)

제대하고 6개월쯤 후에...TV에 나같이 군대내에서 난청환자가 된 사람들이

국가유공자 신청을 단체로 한다는걸 알았지..

나도 참여했고...지금도 계속 현재진행형이야...

덕분에 나같은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는걸 알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이니...서로 나서길 꺼려했다는것도 알았어..

아무튼 참 군대는 여러가지로 나에겐 안좋은 기억뿐이야..

우리 어머니도 참 많이 우셨어...아들놈 한쪽 청력을 점점 잃어가는데..

우리 어머니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아무튼 난 국가유공자가 안되더라도...이 다친귀에 대해선 보상을 꼭 받을거야..

지금 군입대를 앞둔...동생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정말 몸 성하게 제대하는게 진정한 효도고...나 자신을 위한 최고의 일인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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