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하신분들은 꼭 군대관련 기사가 나오면 이 말씀들은 꼭 하죠...
"헐..우리땐 안그랬는데.." "요즘군대 진짜 많이 좋아졌네"
이등병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소리기도 하죠..고참들한테..
저는 03년 군번입니다...나름 많이 편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빡세기도하고..
병영생활행동강령이 막 시행되는 분위기때의 군번이라..한편으로는 빡세다..안빡세다하기도
뭣한 애매한 군번입니다.
물론 제가 군생활하던곳에서도 구타나 가혹행위 내무부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사라지더군요...하나둘씩....
군생활 내무부조리중 가장 대표적인게...바로 세면도구죠..
상병이상은 뭐뭐쓰고...일병은 뭐뭐쓸수있고...이것들이...다 바뀌어버렸습니다.
요즘 입대하는 동생들보면..아예 세안제부터해서 샴푸 심지어 팩까지도 훈련소에 싸들고 가더군요;;ㅎㅎ
내무부조리를 경험한세대로서 참 이해할수없는 모습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잘되었다 생각도 듭니다...씻는거 먹는거 입는걸로 짬밥타령하는것보단..
다른쪽에서 고참행세를 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을 군생활 내내 했었습니다.
저희부대에서 말년의로망이라 칭했던 깔깔이정장(깔깔이상하의)를 입고 온 중대를 싸돌아 다닐수있는 특권
이등병때는 참 부럽고 존경스러운 병장의 모습이였죠...ㅎㅎ
하지만 막상 제가 입고 보니..별거 아니더군요...기분이 날아갈듯 좋지도 않았고..
밑에 애들 보기도 민망해서 그냥 전투복입고 다녔습니다;;
군생활하면서....고참이라는 존재는 단지 군기빠졌다고...갈구는 존재..그뿐이였습니다.
주특기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었죠..물어봐도..그냥 교범보라고 하고..
교범이 있어야 보죠;;ㅎㅎ (교범은..제가 왕고차고...본부대에서 구해왔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그 고참도 몰랐던겁니다..;;; 그러니 그냥 이래저래 둘러대고..그냥 갈구는거죠..빠졌다고..
제 주특기는 60M 박격포였습니다...여기에 조준감사기라는 장비가 있는데...
소총의 영점잡듯이...쉽게 얘기해 박격포의 영점을 잡아주는 장비입니다.
이걸 사용할줄 아는 고참이 아무도 없었습니다...직접조준사격으로 포를 때려도...타겟에서 100M 오차가 나는데도
아무도 조절하지 않았습니다...덕분에 맨날 포사격 나가면 깨지는건 우리중대였고..
일병때...제가 물어봤었죠..이렇게 오차가 나는데 조절하는 장비가 없냐고..
물론 고참은 있다고 했습니다..그때 "조준감사기"라는 장비도 알게되었구요.
그런데..고참들은 하나같이 말했습니다..저 장비는 건들면 안된다고 엄청 다루기 힘들다고..';;;
그때는 고참들 말에 껌뻑죽는 짬이였으니...그렇구나 했었죠..ㅎㅎ
그걸 제가 상병6호봉에 왕고를 차고 교범을 독학해서...조준감사기를 이용해 영점을 잡았습니다.
사용법은 어려웠느냐?? 절대 아니였죠..엄청 간단했습니다.
그 사용법을 후임들이 알기쉽게 문서로 작성해 계속 물려가며 사용법을 전파하라고 남겨놓았구요..
그뿐만 아니라..여러 장비 사용법이나 포사격시 노하우등등을 가르쳐주고 사격일지도 만들어..
제견해라던지...노하우를 적어놓고...제대했습니다..
제대하고..여러후임들에게 연락이 왔었는데...제가 남겨준것들이 도움이 많이된다고 하니
저도 뿌듯했었습니다..^^
다소...주제가 비뚤어졌는데..
제가 강조하고 싶은건...단지 고참이라고...때리고 갈구고 위세떠는것은..이제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참이면...고참답게...주특기나 훈련분야에서 후임에게 모범이 되고 그것을 전수해줄있는
고참이 되어야지...할줄아는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단지 고참이라는 이유로...괴롭히고 이건 정말
쌍팔년도 군대죠...구타가혹행위가 없어져가는 현시점으로서는 고참대우를 받을수있는 방법은
이런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후임에게 모범이 되는고참...그렇다고...완전 FM고참을 말하는건 아니죠;;
후임이 보기에..."아 역시 고참은 고참이구나" "짬밥 x구녕으로 먹는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행동을 한다면...지금처럼 하극상이나 여러 문제점이 다소 줄어들지는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끝으로...지금 군생활하시는 여러장병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