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태세였습니다.;;;
그것도 전술훈련 출발하는 날 아침 기상 5분 전에 잠에서 깼을 때가 최악의 기분이었죠.
준비태세 있는 날은 긴장해서 그런지 꼭 일찍 깨더라구요;;; 마치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느낌;;
전 육군 소총수로 입대해서 병기계원으로 보직변경했는데, 그나마 소총수일때는 준비태세가 할 만했었는데...
이 놈의 행정병은 준비태세때 할 게 뭐그리 많던지...
전역한지 2년이 거의 다 되가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준비태세 상황걸리면 단독군장 착용하고 행정반으로 달려가서 증가초 투입인원들 장비/탄약 불출하고, 화생방 경보기 설치하고,
다시 내무실로 돌아와 개인 군장을 싸고 행정반 물자분류하고, 병기창고로 달려가 화생방 보호의 불출하고 탄약고로 가서 소대별로 탄약불출하고...
탄약 불출할 타이밍에 꼭 화생방 상황이 터지는데, 제가 화학병이었던지라 보호의 입고 화생방 정찰도 해야 했었지요;;
이거 타이밍 어긋나면 중대장한테 욕 직살나게 먹고... 행보관 짜증부리고...ㄷㄷㄷ
상병 꺽이기 전까진 삑사리 엄청 냈었지요;;;
행정반 물자분류는 거의 문서인지라... '파기'로 옮길 때 무게도 상당했었고...
탄약불출은 수량 맞추는게 짜증났었지요. 간부들은 왜 그리 업무를 행정병에게 의지하는지..
가끔 연대급 이상의 훈련일때는 행정반 물자분류할 때 캐비넷을 통째로 '파기'로 들어내라고 하지를 않나...
탄약불출을 실탄으로 하라고 하지를 않나... (보통 훈련때는 모의탄박스로 하거든요;;;)
무엇보다 감찰관들은 내가 화학병이라는 말을 듣고 왜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지....;;;;
그리고 준비태세가 끝난 후 뒤처리가 더 짜증나지요.
불출했던 탄약, 보호의 원위치 시켜야 하고, 행정반 물자 원위치 시키고,
준비태세 끝나고 전술훈련 출발할 경우 소대별 장비/탄약 다시 불출해야 하고..
행보관은 출동인원/장비 워드로 뽑아서 보고하라고 닥달하고..
중대장/행보관 아침식사 준비해주고 감찰관 커피뽑아주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배식이 끝나서 밥도 못 먹고 훈련 출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요.
짬 되고 나서부터는 빵이나 주먹밥 준비해서 먹었지만.
제가 있던 부대는 GOP투입이 끝난 예비연대라서 훈련도 좀 많은 편이었거든요;;
아무튼 오랜만에 생각해봐도 토할 것 같은 준비태세의 기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