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산악구보

내가넨데여 작성일 08.01.25 17: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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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4853529495.jpg 무장 산악구보 측정이 있던날..

이런날.. 내가 특전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입대할때 몇십대 일 의 경쟁률을 뚫고
최고의 기량으로 입대를 한 사람들 중에서,
매일 두시간씩 꼬박꼬박 체력단련을 하고..
특히 이번 산악구보 측정을 대비해서
강도높은 훈련으로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팀이 불합격을 했다..
20kg이 넘는 군장을 메고 10km나 되는 험한 산길을
10명정도의 팀원 모두가 60분안에 들어와야 합격하는 코스다..

더 힘든건 구보 중간에 사격장에 들려 실탄사격을 실시하는데
이때 명중률을 높이 위해 호흡조절도 잘 해야한다..

결승점에 도착하니 구보중에 발목이 삐었는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해서 발목을 보니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한 사람도 몇명 있었고,
결승점에 누워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
일부는 탈진을 해 의무대에서 닝겔 신세를 지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부대 산악구보 코스는 특전사 중에서도
힘든코스로 악명이 높다..

오늘 또한번 진한 전우애를 느꼈다..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팀원이 군장을 벗어놓고
다시 산으로 뛰어 올라가 뒤쳐진 전우를 도와주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자신도 힘이 들어서 오바이트를 하며,
쌀쌀한 날씨에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되어
속옷까지 다 젖었음에도 자신보다 뒤쳐진 전우를 돕는다는것..
그것은 특전사의 본능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스에 비해 제한시간이
너무 짧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근무하는 우리부대는 특전사 내에서도
체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한 예로..
특전사령부에서 전체 여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측정 및 방향유지 훈련에서
우리부대가 대부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1등을 하곤 한다..

모든 전투의 기본은 체력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좋은 장비가 있더라도
북한에 낙하산을 타고 침투해서 임무를 완수하고
천리가 넘는 길을 걸어와야 하는데,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적지에서 바로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북한에서 전쟁중에 우리가 조국의 품으로 안길수 있는 방법은
작전때 사용했던 모든 장비와 식량등을 메고 남으로.. 남으로..
걸어오는 길 뿐이다.. 400km가 넘는 길을..
적의 눈에 띄어서 몰살당하기 싫으면
칠흙같이 어두운 밤만을 골라 험한 산길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최소한 일주일 이상 걸리는 힘든 여정이다..

이것은 냉정한 사실이다..
나 한명이 포기하면 중대원 전체가
나 하나때문에 모두 죽을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란 없다..
힘들어 하는 전우가 있으면 서로 도와야 한다..

이제 나도 2주후면 천리행군을 떠난다..
나의 특전사에서 4년 3개월간의 군생활중에 마지막 훈련이다..

퇴근후에 오늘 같이 고생했던 후배들과 함께
밥도 먹고 사우나도 했다..
지금은 매우 피곤하다..
하지만 큰 일을 해낸것 같아서 기분은 매우 뿌듯하다..

이 사진은 마지막 결승지점(필승탑)으로 들어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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