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군의 도검 패용방식

다크킬러14 작성일 08.09.09 0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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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맨날 눈팅만 하던 다크킬러 입니다. 고전물(?)도 올라오는 것을보고 용기를 내어 하나 올려보네요.

 

타 사이트에 올려놨던 시리즈들 중에 하나입니다. 반응 좋으면 더 가져오려구요.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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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다크킬러입니다. 지난 조선후기 군사체제 시리즈를 마무리 하고 긴 공백 기간 동안 너무 논 것 같아 뭘 해볼까 고민 하던 차에 시간도 생기고 여차 저차해서 부록으로 조선의 칼 패용방식에 대해 한번 주접을 떨어 보려고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본 필자는 매~~~우 심각한 내용도 나름 코미디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좀 쓰잘때기 없는 능력을 지녔기에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타이핑 되겠습니다. 이해하시고 그럼 시작 합니다.ㅋㅋ

 

◆ 조선의 환도.

 

위에서 밝혔듯이 주제는 칼의 패용방식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다~ 아는 환도에 대해 다시 설명 하냐고 따지는 독자들이 있을 줄 안다. 그럼 필자는 당연히 이말 밖에 해줄 말이 없다. ‘니가 모르는 것도 있다고’. 흠흠.. 어쨌든 그렇다는 거다.

 

환도에 대해 아예 그냥 디테일하게 나갈 것인가 아니면 패용과 관련된 부분만 국소적으로 디테일하게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본 결과 보너스 페이지인 만큼 쉽게 쉽게 패용관련 부분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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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바와 같이 환도이다. 허고 많은 사진 중에서 것도 이것보다 입흔 환도사진들이 많이 있는데도 굳이 필자가 이 놈 사진을 올린 이유가 있다. 바로 환도의 패용방식을 설명하려면 ‘띠돈‘이란 놈이 가장 중요한데 바로 그 ’띠돈‘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 띠 돈

 

띠돈!! 그래 이놈 이름부터 뭔가 확 와 닿지 않는가? 조선 및 한국의 칼 패용방식을 이해하려면 이놈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럼으로써 그동안 영화 및 드라마, 기타 모든 매체들에 의해 우리에게 각인되어 왔던 한국의 칼 패용방식이 왜놈들과 달리 얼마나 간지나는지 알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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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띠돈이 화면빨 잘 받은 환도사진이 있다. 이쯤 되면 우리 캅훼의 잘나가시는 옵하야들은 띠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끈목에 연결되어 달려있는 쇠붙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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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작동방법도 감이 오실 것이라 믿는다. 띠돈의 중앙에 있는 봉이 환도를 앞뒤로 쉽게 돌려 찰 수 있도록 해준다. 이래도 감이 안온다면 이사진 한 장이면 먼소린지 바로 알 수 있다.

 

◎ 칼의 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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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간지나게 뒤로 차븐다는 것. 이해를 돕기위해 영상캡쳐 자료를 더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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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이 조선만의 패용방식은 아니고 중국이나 유럽이나 개나 소나 다 저렇게 차고 다녔다.

 

◎-1 근데 왜 이렇게 패용했을까?

 

왜 이렇게 차고 다녔을까? 단순히 간지나 보이기 위해서? 당연히 이건 개소리겠고... 왜 그럴까? 저렇게 뒤로 패용하고 다니면 당연히 발도시간이 길어진다. 칼집을 쳐서 띠돈을 이용해 조낸 간지나게 칼을 앞으로 돌리고 발도하면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캐간지 상황이겠지만 실전에서는 당연히 번거로운 동작일 뿐이다. 해답은 조선군의 무장방식에 있다.

 

◎-2 조선은 조낸 엘프지향 국가였다.

 

그렇다. 다 알겠지만 조낸 활질만 하는 국가다. 저번 시리즈물에서도 그렇게나 강조했듯이 조선은 궁의 나라이다. 조선군은 팽배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병과에서 활을 무조건적으로 소지했다. 잘 쏘던지 못 쏘던지는 알바가 아니었다. 타국가에서 역사적으로 이런 식의 제식무장이 있었다면 쓸때없는 낭비라고 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조선은... 이래도 되는 나라였다;;; 조선의 무과에 응시하려면 필수과목이 궁시였다. 하다못해 문인들도 활은 즐겨 쐈다. 더군다나 시골 샌님도 활질은 했다. 심지어 시골아낙들도 활질을 하고 다녔다. 임진왜란 기간 중 백발성성한 노인이 산중턱에서 마을주민들을 희롱하는 왜군을 쏘아 맞추고 너털웃음을 지어 재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정말 왜군입장에서는 끔찍했을 것이다.

 

◎-3 동개차야 된다고!!

 

동개. 그렇다. 동개를 차야됫었다. 초기에는 활을 궁대(弓袋) 혹은 궁건(弓鞬) 이라고 부르는 주머니에 넣어 휴대했고, 활은 시복(矢菔)에 넣어두었다. 그러던 것이 시복과 궁대를 연결하여 동개(茼箇)라는 것을 만들어 착용하였다.

 

『고건(櫜鞬) 또는 동아[筒兒]라고도한다. 또 패동개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이미 동개를 찼다는 뜻이다. 활꽂이와 화살꽂이가 따로 있는데, 활꽂이는 버선 모양이며, 활이 반쯤 들어가고, 화살꽂이에는 화살의 아랫도리만 들어간다. 모두 가죽과 천으로 만드는데 색깔은 흑색 ·녹색 ·홍색 ·금색(金色) ·밤색 등이 있다. 동가도(動駕圖)나 능행도(陵行圖)를 보면 동개를 왼쪽이나 오른쪽 허리에 오도록 하고 화살꽂이는 반대쪽으로 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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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개와 살동개를 착용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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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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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정벌 기록화의 동개착용 모습이다. 물론 맨 왼쪽의 앞사람이 반대쪽으로 패동개 하고 있지만 뭐..이건 당시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맘이었을지도 모르니 패스!

 

이와 같이 동개를 착용했을 경우 손잡이가 앞으로 오게 되는 일반적인 도검패용방식은 동개를 뽑을 때나 활을 조준할 때(마상에서는 특히나!!) 거치적거리게 된다. 따라서 도검의 손잡이 부분을 뒤로 돌려버린 것이며 이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띠돈매기 방식이라는 상콤한 지혜물이 개발된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이색적인 모습이겠지만 이는 비단 우리만의 패용방식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동-서부 유럽에서 두루 나타난 방식이다. 일본문화에 찌든 우리에게만 색다르게 보일 뿐이다. 보너스로 기타 문화권에서의 동개착용과 도검패용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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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방식의 패용법.

 

위에서 우리는 왜 패용방식이 특이했나에 대해 살펴보았고 그 이유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여러 가지 방식의 패용방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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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식들이다. 대충 간암을 잡고 머릿속에 그려보라. 고리 메기는 떡보면 일반적인 패용방식이기에 제끼고 본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둘러메기 방식부터 설명하겠다.

 

◎ 둘러메보까? ※ 둘러메기

 

『서울 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정조세자책봉의례도(正租世子冊封儀禮圖)를 보면 국왕을 보위하는 운검(雲劍)들이 상당한 길이의 환도를 등에 둘러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른 그림에서도 운검들은 대부분 긴 운검을 끈을 이용하여 등 뒤로 메거나 아예 한 손으로 잡고 어깨 위로 메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현존하는 환도중 육군박물관 소장 흑칠장운검은 칼집에 세 개의 고리가 달려있다. 이 칼을 등에 메는 경우에는 양끝의 고리에 끈을 매어 착용했을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가운데 고리와 칼집입의 고리를 끈목으로 매어 허리에 매달기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등에 맨 운검은 그 길이가 상당히 긴 편이어서 칼을 풀어 내리지 않고는 발도가 불가능하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칼집만 길 뿐 그 안의 칼날은 짧았을 것이다.』

 

운검만 메는 것이 아니라 환도를 메버려도 된다. 가장 간지나는 자세이며 실전상황에서 활을 쏘다가 적이 다가오면 바로 손을 어깨너머로 넘겨 잡자마자 그대로 발도하면서 위에서 아래로 베버리는 것이다. ㅠ.ㅠ 정말 캐간지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관련 이미지 자료는 대체 빌어먹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웹상에는 없다. 정조세자책봉의례도(正租世子冊封儀禮圖)에 이 방식이 나와 있다고 하나 이걸 보려면 국회도서관이나 관련 도서관에 직접방문해야 한다고 하니;; 시간 나시면 한번 찾아가 보도록 해라. 아마 이미지 떠논 것이 없나보다.

 

◎ 조낸 설명한 거다~! ※ 띠돈메기 - 패도(佩刀)

 

『조선시대의 그림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환도의 휴대 방법은 띠돈을 이용하여 좌측 요대에 칼을 비스듬하게 매어 늘어뜨리는 것이다. 이 때 칼자루는 뒤로 향하며 칼집 끝이 앞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요대라도 그 위치는 거의 겨드랑이 바로 밑에서부터 골반 부위까지 다양하였기 때문에 칼의 위치 또한 다양하다. 조선 후기의 안릉신영도(安陵新迎圖) 행렬에서 중군은 갑옷위로 두른 남광대에 가죽띠를 두르고 그 띠에 칼을 메었기 때문에 칼은 허리 아래에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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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사병들의 뺑끼! ※ 뒤꽂이 - 대도(帶刀)

 

『뒤꽂이란 정조의 화성 행차를 묘사한 반차도(班次圖)에서 보이듯이 환도를 허리띠의 뒷춤에 별도의 고정 장치 없이 그냥 꽂는 것이다. 이는 주로 하급 병사들에게서 나타나는 칼의 휴대 방법이다. 칼은 칼집의 중간 부분 정도에서 허리띠에 걸려있다. 칼을 뒤춤에 그냥 찔러 넣어 휴대하는 경우 환도에는 가타나의 율형(栗形)이나 반각(返角)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걷거나 뛰면 칼이 빠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끈목을 허리띠에 거는 등 나름대로의 칼 고정 방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일반사병들에게 불편한건 그냥 불편한 것일 뿐이다. 조총수나 궁병 및 포병, 창수들에게는 도검은 지금의 대검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 헌데 이것을 굳이 다른 도검이 상대적으로 중시되는 병과처럼 패용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 병장들은 조낸 고민하는 거다.

 

‘아 시바..조낸 한번 털리고 말어 아니면 미친듯이 계속 이러고 삽질하고 살어?’.... 답은 이미 나와있다.‘벨라믄 베쇼!! 알게 뭐야~;; 내가 불편하단디.’결국 편한 맛에 하는 군대생활 아닌가(?응?;) 그렇다고 이에 대해 제제를 가할 또라이 장교들도 없다는 것!!

 

정규방법이 아닌 뺑끼인만큼 별다른 고정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당시 군복을 입어본 필자의 경험상 칼집의 끈목부분에 당시 군복의 전대를 통과시켜 멘 것으로 보인다.(원래는 조선의 무기와 갑옷 - 민승기 이책에서 나온 말이다;; 근데 진짜 입어본 경험에 따르면 이 말이 맞는 거 같다;) 정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들의 잔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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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바와 같이 지금의 부사관 이상 급은 감히 못하는 패용방식이다. 5성장군인 일반 사병급만 한다;;

 

◆ 결 론

 

지금까지 우리는 잘못된 매체들을 통해 잘못된 조선군 및 한국의 도검 패용방식에 물들어 있었다. 드라마에서 감히 칼집을 손에 들고다니는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이런 식의 패용방식도 있었다. 장도(杖刀), 집도(執刀) 라하여 들고다니는 것이다. 허나 이런 방식의 패용방법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써 일반적인 제식 패용방식이 아니다.

 

간혹 일빠 및 일본문화에 심취한 떠라이들에게서‘사무라이의 칼 찬 모습을 봐라 조선얼라는 저리 어벙하니 칼들고 다니니 맨날 줘 터지지. 역시 사무라이가 캐간지 인거3’이라는 발언을 들을 때마다 속에서 수퍼 볼케이노가 폭발한다. 안구는 그냥 퍼펙트 스톰이다. 아~~ㅠ.ㅜ 그놈들에게 정말 제대로 무장한 조선군을 보여주고 싶어서 미치겠다.

 

말도 안 되는 사상에 빠지신 미디어매체 제작자들이 뭐가 멋있다고 그렇게 조선군의 복식을 나름 재창조한 후 애들한테 입혀서 다니게 하는지 모르겠다. 또 툭하면 서양 갑주를 카피하는데..본 필자는 조선군의 제대로 된 무장복식이 더욱 멋있다고 장담한다. 괜히 꿀리니까 땡깡부리는게 아니라... 정말 진짜로 더 멋있단 말이다. ㅠ.ㅠ

 

아~~아. 캐간지나는 빨강 두정갑에 동개와 시복을 차고 패도방식으로 환도를 패용한 후 여분의 칼을 오른쪽 어깨쪽에 시복 뒤쪽으로 하여 둘러메기하고 있는 모습이란!! 아아악!! 그때의 그 포쓰란!! 그 이미지를 구하려야 구할 수가 없어서 보여주지 못하는 본 필자를 욕해라!! ㅠ.ㅠ 그거 보여주고 나면 애들 진짜 질질 싼다!!

 

하루빨리 어떤 개념 제대로 박힌 제작자들이 올바른 조선군의 모습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 재현해 주었으면 한다. 정말 간곡한 바람이다. 좀더 멋있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현 디자이너들이 손을 댄 과거 복식은 뭔가 싸구려 맛이 난다. 그냥 그 시대복식 그대로의 리얼리즘이 가장 멋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조선의 무기와 갑옷 - 민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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