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육군 자주대공포 비호
국내 최초 설계·개발한 첨단 정밀무기체계
970년대 들어 20mm 벌컨포나 35mm 엘리콘포 등의 대공포를 실전배치해 적 항공기의 저공 기습에 대비했으나 유효사거리, 야간 전투능력 등의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 때문에 보다 확고한 저고도 방공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야간 표적 획득과 추적이 가능한 레이더와 광학추적기에 의한 전천후 사격능력과 최신의 사격통제 장치를 갖춘 대공화기를 필요로 했다. 특히 기계화부대와 함께 기동하면서 방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주화된 무기체계의 필요성이 날로 높아 갔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983년부터 91년까지 9년간에 걸쳐 많은 연구 인력과 개발비를 투자해 개발한 구경 30mm 쌍열 자주대공포 비호(飛虎 Self-Propelled AA 30mm Twin-Gun System)는 이 같은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게 기계화부대와 같이 고속 기동할 수 있고, 자체 탐지 및 추적장치·사통장치를 갖춰 독자적인 작전임무 수행을 할 수 있는 첨단 정밀무기체계다.
유도무기를 제외하고는 국내 최초로 자체기술로 체계설계하고, 종합군수지원 요소까지도 개발한 무기체계라는 특징이 있다.비호는 개발 완료 후 곧바로 실전배치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고속 전투기에 대한 유효사거리 사격능력 배가를 위한 연구활동이 추가적으로 이뤄져 96년 말에서야 초도 양산에 들어가 99년 체계 완성과 함께 소요군에 이관, 야전에 배치됐다.
비호는 2000년 8월, 사격성능 검증을 위한 무인 고속표적기 사격시험을 통해 표적을 명중시킴으로써 사격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궤도형 장갑차량에 30mm 기관포를 쌍열로 탑재하고 있는 비호는 전투중량 25톤에 승무원 4명이 탑승, 최대 시속 60km로 주행한다.
작전에 돌입하면, 탐지 레이더를 통해 펄스파를 360도 전 방향으로 송신하고 반사파를 수신함으로써 약 17㎞ 거리 내의 항공기를 탐지하며, 전자광학추적장치(EOTS:Electro Optical Tracking System)로 약 7㎞ 내의 표적을 주야간 자동추적해 표적의 위치정보를 전달받는다.
또 실시간(real time) 대로 고속처리할 수 있는 탄도계산 컴퓨터가 내장된 사격통제장치는 이 같은 탐지·추적된 적기의 현재 위치, 이동 방향 및 속도 등 정보를 종합 판단해 예상 요격지점으로 탄을 발사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30mm 기관포는 가스작용식으로 2문이 서로 교차로 사격되는 가운데 유효사거리 3km 내에 들어온 표적을 격파한다.
단발·5발·10발·20발의 선택이 가능하며, 각 포는 분당 6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비호의 포열은 개발 당시 국내 열처리 기술수준과 생산시설이 미흡했던 관계로 최초 스위스 엘리콘 사의 제품을 수입, 장착했으나 현재는 국산화된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이 국산화 과정에서 국산 포열은 최초 생산품에 대한 시험에서 포열 내부 열처리(질화처리) 미흡으로 인해 조기 마모되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국방품질관리소가 2004년 이 포열에 대해 2단 가스질화처리 방식을 적용, 해외 도입품의 포열 내구수명과 동등 이상의 품질을 확보해 신뢰성을 회복함으로써 추가 양산, 전력화 사업이 본격화됐다.
한편 고속입체 기동전이라는 현대전의 양상 속에서 대공화기는 미국의 LAV-AD에서 보듯 대공포(Gun)와 휴대용 대공유도무기(SAM)를 동시에 탑재하고, C4I 연동 및 통합정보 전시, 그리고 주행 중 사격 가능한 신속 대응성 향상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짧은 사거리를 갖는 대공포의 취약점을 휴대용 대공유도무기로 보강함은 물론 이 두 가지 대공무기를 단일 차체에 탑재해 기동성과 함께 운용의 융통성을 부여하기 위함인데, 적기가 나타나면 먼저 사거리 5km 내에서는 휴대용 유도무기로 교전한 후 이를 회피해 들어오는 적기에 대해서는 대공포로 사격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사거리 3㎞ 이상에서는 유도무기가, 사거리 2㎞ 이내에서는 대공포가 훨씬 높은 명중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군에서도 도로와 평지에서 기동성을 살릴 수 있는 차륜형 자주대공포의 확보와 함께 효율적인 방공 전력 건설을 위해 대공포와 휴대용 대공유도무기를 복합화하는 대공무기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 K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