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당시 일본해군이 사용하던 잠수함이 하와이 남쪽의 해저에서 발견됐다.
하와이 해저탐사연구소(HURL)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탐사팀은 지난 12일, 하와이 남쪽 해저 920m 지점에 가라앉아 있던 일본의 잠수함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찾아낸 잠수함은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이 건조한 'I-401'함으로, 3대의 공격기를 탑재할 수 있어 '잠수항모'로 더 유명하다.
I-401함은 종전과 함께 미군에 항복했으나 미군은 이 잠수함을 연구한 후 소련이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도록 어뢰 표적으로 사용해 가라앉혔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전승국으로 패전국들의 기술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잠수함은 길이 122m, 수중배수량 6500톤으로 역사상 가장 큰 재래식 잠수함으로도 유명한데, 이 정도는 현재 미해군의 주력인 'LA급' 원자력 잠수함과 비슷한 크기다.
또 공격기를 운용하기 위해 각종 폭탄 및 어뢰와 '캐터펄트'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캐터펄트는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서 비행기를 이륙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다.
당시 일본해군은 이 잠수함들을 이용해 미국 서부 연안의 도시들을 세균무기로 공격할 계획을 세웠으나,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파나마 운하로 목표를 변경했다.
독일이 패한 후, 대서양에서 활동하던 미해군이 태평양으로 넘어올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르게 무너지는 전선 탓에 이렇다 할 전과도 올리지 못한채 종전을 맞았다.
한편, 이번 탐사는 원래 당시 가장 빠른 잠수함이었던 'I-201'을 찾는 것이 목표였으나 I-201함 대신 I-401함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I-401함은 이미 지난 2005년 3월에 위치가 파악됐었지만 탐사를 못해오다 이번에 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 목표였던 I-201함은 물 속에서 저항을 줄여주는 유선형 선체와 수납식 포탑 등, 10여 년 뒤의 냉전시절에 등장한 잠수함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 당시 일본해군이 가진 기술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