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에는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 독도함을 움직이는 사람들> 기사를 통해 독도함의 완벽한 작전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장병들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잠수함 타고 심해에서 맛보는 여름 특별보양식!>기사에 이어 해군의 여름나기 두번째 시간으로 아시아 최대 수송함(LPH)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는 독도함 장병들의 여름나기 비법을 전해 드리겠다. 독도함의 비법을 찾아 함께 떠나 보자.
7월의 땡볕에 달아오른 회색의 콘크리트 부두는 숨이 탁 막힐 정도로 열기를 내뿜는다. 현문을 들어서며 만난 수병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
“날씨가 더워서 근무하기 힘들지 않아요?”
“더위요? 동료들과 함께 땀 흘리다보면 더위를 느낄 시간이 없습니다.”
독도함의 드넓은 비행갑판
최신식의 냉난방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독도함이지만 축구장 2배 면적의 갑판을 정비하고, 헬기 등을 운용하기 위해 갖가지 장비를 다루려면 남보다 굵은 땀방울이 필요할 터이다.
여름의 열기를 씻어내는 시원한 물줄기
한여름 태양에 뜨거워진 갑판도 이따금씩 뿌려대는 청수호스 한줄기면 어느새 더위는 저만큼 물러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훈련과 함정이 정박할 때면 벌어지는 한판 족구나 축구시합으로 인해, 뜨거운 뙤약볕마저 마다않고 검게 그을린 몸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장병들을 위해서 아무래도 뭔가 여름을 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독도함의 장병들을 위한 최고의 묘수는 바로 건강 보양식! 삼계탕!!!
줄지어 늘어선 삼계탕의 행렬
올 여름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삼복더위를 맞아 장병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독도함장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삼계탕 작전은 일사천리로 시작되었다.
장병들의 입맛과 사기를 올려 줄 살결 뽀얀 영계들이 줄줄이 독도함에 실려오고, 한번 밥을 지으면 수 백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는 대형 솥단지에 불이 지펴지면서 삼계탕 작전은 최고조에 이른다.
“삼계탕은 무더운 여름, 지치기 쉬운 장병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최고의 음식입니다”
독도함의 조리장 김정기 상사
해군의 식객(食客) 김정기 상사. 삼계탕 예찬과 함께 조리실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조리과정을 지시하고 손수 삼계탕 재료를 챙겨내는데 그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먼저 알맞게 자란 영계에 쌀과 마늘, 황기, 밤, 대추를 넣는다. 그리고 산삼은 아니더라도 수삼 한 뿌리씩 알뜰히 챙겨 넣은 후 영계들은 수줍은 듯 다리 모아 오와 열을 맞추어 일제히 솥에 들어간다. 아침부터 끓기 시작한 삼계탕의 구수한 냄새가 점심시간이 되자 함내에 진동한다. 이제나 저제나 군침 삼키며 점심시간만 기다리던 수병들은 드디어 배식을 알리는 방송이 시작되자 선착순으로 달려와 배식구에 줄을 선다.
양손 무겁게 식판을 들고 기대가 한가득~!
한 손에 식판, 다른 손에 수저를 들고 배식구를 향한 눈동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축구공만큼씩 커지는데 뽀얀 국물에 야들야들 흰살 드러내며 날 잡아잡수하는 포즈로 다소곳이 엎드려 있는 영계를 받아 든 장병들, 감탄과 함께 입은 절로 벌어진다.
“솔직히 집에서도 이렇게 못 먹어 봤습니다.”
군대 오기 전, 햄버거, 치즈에 입맛이 길들여졌던 장병들은 오늘 비로소 보양식의 진수를 알리는 삼계탕 한 그릇을 맛보고 오로지 감격, 감격, 또 감격이다.
삼계탕 한 그릇에 더위가 싹~!
통통히 살 오른 영계 다릿살 한덩이 뜯어내자 뽀얀 김과 함께 기름이 자르르~ 소금간 쿡- 찍어 한입 크게 무는데 몇 번 우물거린다 했더니 어느 새 뼈 뱉기에 바쁘다. 삼계탕을 바삐 먹으며 속으로 이렇게 외치지 않았을까.
'영계백숙~ 워어우워~'
어느 정도 식사가 끝났다 싶었는데 조리실 한 켠에서는 삼계탕 한 그릇이 포장(?)중이다.
"어디로 가져가는 겁니까?"
“예. 이건 먹을 것이 아니고 냉장고에 넣으려고 포장하는 겁니다”
삼계탕은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법. 쌩뚱 맞게 냉장고라니..?
“해군에서는 장병들의 건강한 식사를 위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식품사고에 대비해 매끼 식사를 샘플로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할 수 있으니까요.”
밀봉되어 보관 중인 이전 식사 메뉴들
이쯤이면 해군의 철저한 식품위생안전을 위한 대비책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된다. 독도함의 여름나기 준비는 이 뿐이 아니다.
무한 리필가능~! 독도함산 바닐라 아이스크림
식사 후 누구나 셀프서비스로 맛보는 바닐라향 아이스크림은 독도함 승조원만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우리 독도함은 지치기 쉬운 여름을 맞아 장병들의 건강을 챙기고 또 사기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양질의 식사제공은 물론이고 장병들이 좋아하는 댄스동아리나 헬스 기타동아리 활동 등 신세대 장병들의 취미활동을 장려하여 자칫 무더운 날씨로 인한 짜증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도함장 신정호 대령의 각별한 부하사랑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군함, 독도함! 아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해도 전 승조원이 한마음이 되어 완벽한 전투태세확립을 갖추고 있는 독도함 장병들에게 2009년 한여름의 더위는 감히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by. 고영택
출처 : 해군 블로그 '블루 페이퍼'(http://blue-paper.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