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의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섬들을 만나게 됩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섬에서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들까지 하나하나의 섬들은 모두 자신만의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서해에서도 경기도 서안에 위치한 섬들을 떠올려 보면 아마 대부분 서해 5도라 불리는 섬들이 생각나실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섬 중 4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강화도 주변에는 어떤 섬들이 있는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강화군 서도면의 볼음도
그 중 볼음도는 자연의 풍부한 신비를 간직한 채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북한의 황해도 연백군을 마주보며 최전방의 긴장감이 흐르기도 합니다.
오늘은 낯선 곳으로 휴가를 떠나온 가족들의 설레임과 장병들의 긴장감이 교차되는 볼음도의 해군 제291해상전탐감시대로 여러분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강화도 외포리선착장
볼음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야 합니다. 한시간 가량 항해를 하면 마침내 볼음도에 도착합니다.
강화도에서 만난 해군 보조정
볼음도의 이름은 고려ㆍ조선시대의 문헌에는 파음도(巴音島), 보음도(甫音島)등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불리던 이 섬의 명칭이 현재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은 임경업 장군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 원병 수신사로 출국하던 중 풍랑을 만나 이 섬에서 15일간 체류하였다고 합니다. 이 때 둥근 보름달을 보아 만월도(滿月島)라 하였는데 이 후 보름간의 기착 기간과 보름달의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볼음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상전탐감시대는 섬의 서쪽 끝 나지막한 산 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서쪽으로는 해병대 병력이 주둔 중인 말도가 손에 잡힐 듯 보였고 북쪽으로는 교동도의 끝자락과 자욱한 해무 속 북한의 연백군을 희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지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낙조가 시작되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볼음도를 감싸 안고 있는 바다는 온통 붉은 노을에 물들어 갔습니다.
볼음도 해상전탐감시대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강화도 북방으로 흘러가는 물길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지척에서 북한과 마주하고 있기에 더욱 큰 경계임무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시정 불량 및 선체고장으로 인해 혹시라도 조업 중이던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월선할 수도 있기에 우리 어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철저한 경계태세는 필수입니다.
야간에도 경계는 계속됩니다. 경계병이 관측사항들을 일지에 기재하고 있습니다.
경계병들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생활관으로 내려오니 장병들은 자유시간을 이용해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오지에 위치한 부대라 해도 장병들을 위한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볼음도의 해상전탐감시대는 섬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부대 안의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임무에 대한 긴장감까지 겹치면 자칫 부대원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서로 간의 사이도 소원해질 수 있을 듯 했습니다.
하지만 부대 안에서 그런 어색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부대원들 간의 유대감은 서로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었고 인근 마을 주민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볼음도에서의 짧았던 하룻밤이 지나가고 바다는 다시금 붉게 물들며 해가 떠올랐습니다.
볼음도의 앞바다에는 최전방이라는 긴장이 흐르며 적막이 감돌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군 장병들의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그 곳은 외롭지 않은 따뜻한 섬이었고, 동시에 차가운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는 든든한 최전방 감시기지였습니다.
* 자료제공 : 해군 공식 블로그 '블루페이퍼' http://blue-paper.tistory.com
출처 유용원의군사세계 운영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