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의 끝, 서해 볼음도를 찾아가다.

릴리알렌 작성일 09.12.10 04: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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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의 복잡한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섬들을 만나게 됩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섬에서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들까지 하나하나의 섬들은 모두 자신만의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서해에서도 경기도 서안에 위치한 섬들을 떠올려 보면 아마 대부분 서해 5도라 불리는 섬들이 생각나실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섬 중 4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강화도 주변에는 어떤 섬들이 있는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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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서도면의 볼음도

 

 

 그 중 볼음도는 자연의 풍부한 신비를 간직한 채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북한의 황해도 연백군을 마주보며 최전방의 긴장감이 흐르기도 합니다.

 

오늘은 낯선 곳으로 휴가를 떠나온 가족들의 설레임과 장병들의 긴장감이 교차되는 볼음도의 해군 제291해상전탐감시대로 여러분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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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외포리선착장

 

볼음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야 합니다. 한시간 가량 항해를 하면 마침내 볼음도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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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 만난 해군 보조정

 

 

볼음도의 이름은 고려ㆍ조선시대의 문헌에는 파음도(巴音島), 보음도(甫音島)등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불리던 이 섬의 명칭이 현재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은 임경업 장군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 원병 수신사로 출국하던 중 풍랑을 만나 이 섬에서 15일간 체류하였다고 합니다. 이 때 둥근 보름달을 보아 만월도(滿月島)라 하였는데 이 후 보름간의 기착 기간과 보름달의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볼음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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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전탐감시대는 섬의 서쪽 끝 나지막한 산 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서쪽으로는 해병대 병력이 주둔 중인 말도가 손에 잡힐 듯 보였고 북쪽으로는 교동도의 끝자락과 자욱한 해무 속 북한의 연백군을 희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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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낙조가 시작되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볼음도를 감싸 안고 있는 바다는 온통 붉은 노을에 물들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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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 해상전탐감시대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강화도 북방으로 흘러가는 물길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지척에서 북한과 마주하고 있기에 더욱 큰 경계임무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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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정 불량 및 선체고장으로 인해 혹시라도 조업 중이던 어선이 북방한계선을 월선할 수도 있기에 우리 어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철저한 경계태세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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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도 경계는 계속됩니다. 경계병이 관측사항들을 일지에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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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병들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생활관으로 내려오니 장병들은 자유시간을 이용해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오지에 위치한 부대라 해도 장병들을 위한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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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의 해상전탐감시대는 섬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부대 안의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임무에 대한 긴장감까지 겹치면 자칫 부대원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서로 간의 사이도 소원해질 수 있을 듯 했습니다.

 

하지만 부대 안에서 그런 어색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부대원들 간의 유대감은 서로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있었고 인근 마을 주민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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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에서의 짧았던 하룻밤이 지나가고 바다는 다시금 붉게 물들며 해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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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의 앞바다에는 최전방이라는 긴장이 흐르며 적막이 감돌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군 장병들의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그 곳은 외롭지 않은 따뜻한 섬이었고, 동시에 차가운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는 든든한 최전방 감시기지였습니다.

 

 

* 자료제공 : 해군 공식 블로그 '블루페이퍼' http://blue-paper.tistory.com

 

 

출처     유용원의군사세계    운영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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