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나왔고 97군번임... 자대는 예천 공군 기지...
훈련소 마치고, 기술교육 받고, 자대 배치 받았더만, 보급대에서 6주간 노가다 시키더이다...
보급대 마치고, 이제 첫 야전정비대대로 갔는데,
아직도 기억이 나는게 그 날이 눈이 엄청 오는 거였음... 정말 엄청났음...
야전 정비 대대에서도 배속받은 근무지가 활주로 너머였기 때문에,
고참은 자전거타고, 본인은 겁나게 열심히 뛰면서 고참 뒤를 따라갔음..
눈이 얼마나 오던지, 정말 앞에 제대로 안보였음..
근데! 갑자기 활주로를 진입하려는 순간, 뭔가 엄청난 소리가 들리는거임...
그러더니 고참이 외치더이다..
"튀어!!!"
'아.. 얼로 튀라고!!! ???? ' 생각하는데, 고참이 왔던길로 겁나 뛰는거임.. (눈이 많이 와서 자전거는 못타고 끌었음..)
나도 같이 뛰었음..
그런데, 그 큰 소리가 점점 가까이 오는데....
위에 보이는 SEE-88이라는 활주로 제설차이외다... ㅡ,.ㅡ
처음보는 느낌???
아.. 저건 공군이 숨겨놓은 비장의 무기구나... 변신로봇이다... 뭐.. 그런 생각임... 정말 엄청났음..
겁나게 뛰던 고참은 '이즈음이 활주로 옆 잔디밭이겠다...' 생각했는지.. 방향을 틀어서 막 뛰고, 나도 같이 뛰었음..
그리고는 뒤로 돌더이다... 나도 같이 돌았음...
순간.. 뒤로 해서 저 SE-88일 지나가는데.....ㅡ,.ㅡ
거짓말 안치고, 야상에 눈이 박히는줄 알았음... 둘다 눈 사람 되었음...
겨우겨우 배속근무지 갔더니.. 두어시간쯤 해서, 상사 한분이 오시더이다...
그러더니...
"야... 성현아..(내 고참 이름임.. 김 성현.. 공군 503기임.. 아시는 분은.. 답글로.. 부천산걸로 기억남.. 별명은 쭈꾸미였음..)
너 아까 겁나 뛰더라..?"
고참: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상사: SE-88 근무자여서 일하는데, 너 지나가는것 같길래.. 운전병한테.. '야 저 쉐키 잡어..' 그랬지... 그랬더니 겁나 뛰더라??'
고참: ㅡ,.ㅡ
눈오면 아직도 그 때 생각이 남...
아직도 저 SE-88은 잘 운행될런지... 눈오면 좀 뭐.. 나아진건 없는지....
그냥 생각나서 끄적거려봄... ㅎㅎ 아마, 공군기지에서 라인 안쪽에 근무하신 분들은 추억의 물건일듯...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