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왕 고선지

맹장곽공칙 작성일 13.03.25 20:58:58 수정일 21.01.26 17: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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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지는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유명한 장수죠. 고선지 열전에서는 그를 "용모가 수려하며, 말타기와 활싸움에 능하며, 날래고 용감하고 과감성이 있었다." 고 합니다.


당나라에는 이민족 장수들을 등용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고선지의 아버지가 이 번장 제도를 통해서 장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큰 공을 세워 고선지도 후에 유격장군에 봉해지게 되죠.


741년, 천산산맥 서쪽의 달해부(達奚部)가 반란을 일으키자 고선지는 3천의 병력을 이끌고 가 이들을 토벌합니다. 이 천산산맥은 4000미터나 되는 큰 산이었죠. 이 공으로 이제 고선지는 당나라의 서역 원정에서 중요한 역할 수행하게 됩니다.



747년, 토번 즉 지금의 티벳의 세력이 다시 강성해지자 고선지는 1만명의 병력을 이끌고 서역 원정을 떠납니다.토번에 가세한 소발륙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죠. 이 과정에서 3개월이나 걸려 사막을 가로지른 후 해발 5000미터나 되는 세계의 지붕 파미르 고원을 넘어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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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입니다.

보기에도 심상치 않죠. 거기다가 당시 날씨는 우기로 비가 와서 급류가 심했습니다. 강 건너편에서는 토번 군이 여유롭게 이걸 보고 있었죠.

고선지는 태평하게 하늘에 제사를 올리더니, 새벽을 틈타 막무가내로 강을 건넙니다. 기적같이 별 손실없이 급류를 건너고, 강을 건넜다는데 기뻐한 당나라 군사들은 사기 충천해 토번군을 물리칩니다.


이때 고선지가 물리친 토번군들은 연운보 요새라는곳에 있었는데 그곳은 이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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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척 보기에도 곤란한 요새인데 고선지는 이를 함락시키고 5천이나 되는 적을 참살합니다. 이제 고선지는 소발륙국을 직접 공격하는 일이 남았는데, 이게 쉬운 아니었습니다. 소발륙국을 무너뜨리려면 다르호트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다르호트 고개는 해발 4678미터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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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죠.


이 산을 오르느라 당나라 군사들은 거의 반죽음이 됩니다. 그래도 고선지가 "이 산만 넘으면 된다!" 고 하여 겨우겨우 참고 올라왔는데, 느닷없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소발륙국을 가려면 이제 깎아지른 절벽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전부 고선지에게 속았다고 생각해서 말단 병졸은 물론 장교들까지 불만이 폭주합니다. 이곳은 당나라와는 엄청나게 떨어진 곳이었고, 점점 산속을 헤매면서 대체 어디를 가는지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고선지에게 마구 따졌죠. 어디를 가는것이냐 하고.


그때 기적이 벌어지는데, 20여명의 소발륙국 기병들이 눈앞에 나타나 소발륙국 말로 "우리는 항복하려고 하니 당신들을 환영한다" 고 합니다. 전부 이에 사기가 생겨서 다시 원정을 떠나, 소발륙국을 공격해 그 왕과 왕비를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반전이 있으니, 20여명의 소발륙국 병사들은 당나라 군사들이었습니다. 고선지가 미리 앞에 앞질러서 보내, 사기를 쳐 군사들의 동요를 막은거죠. 당나라 군사들이 그 사실을 깨달은건 고국에 돌아온 다음이었습니다.


이 원정로를 답사한 서양학자 오렐스타인은 꽤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알프스 산맥보다도 2000미터는 높은 산들을, 더구나 회군할때도 이 길로 돌아갔다는것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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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지가 다다른 힌두쿠시 산맥 과 와칸계곡.


구당서에서 기록하기를 이때 고선지는 서방 72개국의 항복을 받아 그 위엄이 사해에 떨쳤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는 아랍의 국가나 동로마제국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잘 몰라서 확인 바람입니다...




750년 두번째로 서역원정에 나선 고선지는 투르키스탄(Turkestan)에 이르러 사마르칸트(Samarqand)와 타슈켄트(Toshkent) 일대의 석국(石國)을 평정하였는데, 이때 현재의 우즈베키스탄까지 진출합니다. 영향력으로 따지면 키르기스스탄까지 이르렀다고 하네요.




이렇게 당나라의 세력권이 확대되자, 당나라와 함께 세계를 양분하던 초강대국 압바스(Abb?s) 왕조는 지야드 이븐 살리히 장군에게 무려 15만의 대군을 주어 고선지를 상대하게 합니다. 이때 고선지의 병력은 3만이었습니다. 고선지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싸우려 하였지만, 이때 동맹국이던 투르크(突厥)계 카르룩(葛邏祿)족이 갑자기 배신을 하여 후방에서 공격합니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황에 빠져 당나라 군은 전멸하고 고선지는 간신히 목숨만 건져 돌아옵니다. 허나 그전까지의 공이 워낙 커 벌은 받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탈라스 전투(Battle of Talas)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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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성기의 압바스 왕조




이제 당나라의 서역 정벌은 좌절되었고, 결정타를 먹이는 사건이 발생하니 안록산의 난이 그것입니다.



안록산의 난을 일으킬당시, 안록산은 3개의 절도사직을 겸하며, 10개 절도사의 총병력인 44만 6900명 중 약 38%인 18만 3900명을 통솔할 수 있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돌궐과 거란, 발해에서 항복한 병사등 여러 이민족 병사들까지 손아귀에 두고 있었습니다.



유일한 방해물이라면 압도적인 정치력과 카리스마로 정국을 주도하던 그야말로 스페셜한 간신 이임보의 공포스러움 때문이었는데, 이임보가 죽자 능력은 그에게 미치지 못하면서 욕심만 많은 양국충이 전권을 잡자 안록산이 두려워할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755년 겨울, 거란과 발해 항복병들의 기마군을 앞세운 안록산의 15만대군은 남하를 개시, 태수 안진경이 지키는 평원을 제외하고 하북 전지역이 동시에 안록산에게 항복합니다. 그리고 진류와 형양등 중원지역까지 유린하면서 안록산 본인은 대규모 군사를 이끌고 낙양으로 진군하고, 부하 사사명은 태원, 즉 북경 방면으로 군대를 이끌고 양동작전을 벌입니다. 낙양과 태원의 두 대도시를 함락시키면, 황제가 있는 장안을 함락시키는건 간단하다 여긴것이죠.



당나라 조정에서 동원할수 있는 병력은 5만명 남짓밖에 안됬습니다. 그나마도 마구 불러모았기에 최정예인 안록산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의 전력창었죠. 장군 봉상청은 이 군사를 이끌고 낙양으로 달려가고, 고선지는 환관 변령성등과 함께 뒤를 이어 동쪽으로 진군합니다.




봉상청은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데, 긁어모은 5만과 국경에서 구르던 최정예병 15만의 절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싸우고 패배하면 다시 모아서 싸우고, 패배하면 다시 모아서 싸우고, 성이 함락당하자 시가전을 벌이며 싸우는등 버티다가 결국 후퇴하고 고선지와 합류합니다.



봉상청과 고선지는 이미 상황이 글렀다는걸 깨닫고, 일단 물러나서 동관에 집결하고 동관을 요새화합니다. 이곳을 지키면 장안이 안전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안록산군이 동관을 공격하지만 고선지는 이를 격퇴해냅니다.



그러나 여기서 실책이 벌어지니, 같이 온 환관 변령성이 이를 시기해 조정에 고선지와 봉상청이 낙양을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자기들 독단으로 물러났다고 말합니다. 조정에선 고선지와 봉상청을 처형하라고 하고, 봉상청은 죽기 직전까지도 "적의 세력이 강하니 주의해야 한다" 고 충심으로 진언하고, 고선지는 "내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억울하다고 외쳐달라" 고 말하자 모든 병사들이 주저 앉아 억울하다! 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이에 후임으로 가서한이 와서 방어하게 됩니다. 가서한은 동관을 잘 지켰으나, 간신 양국충은 가서한과 사이가 좋지 않아 두려워해 그에게 동관을 나서서 적과 회전을 벌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미 고선지등이 숙청당하는걸 가서한은 어쩔수없이 나가 싸우고, 말 그대로 대망하며 동관은 함락당합니다. 변령성은 이때 안록산에게 항복합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장안은 함락당하고 황제 일행은 도망가게 되죠. 그나마 다행인건 태원 방면으로 간 사사명군을 당나라 최고 명장인 곽자의가 연전연승 하면서 격파한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버티면서 처음부터 고선지와 봉상청등이 동관을 지켰다면, 안사의 난은 더 빨리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지요.

 

 

출처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samgugji&no=28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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