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튜드 작전 - 완벽한 기만이 만들어낸 기습.

케이즈 작성일 14.01.31 14:05:20 수정일 21.01.26 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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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각키의 짤로 시작해봅시다)

 디에프 작전을 통해 영국군은 많은 것을 배웠슴다.

이를테면 어정쩡한 기습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는 것이라던가.

 

그런데 적에게 효과적인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습이 중요하지요.

여기서 바로 영국군의 기만전술이 나옵니다.

숨길 수 없다면 알리자.

대신 잘못된 정보를 쥐어주자.

 

이 글은 포티튜드 작전에 대한 썰임다.

 

---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디에프 상륙작전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습'에 대한 것이었다.

처칠 수상의 말 그대로

"잘 훈련되고 무장한 적이 수비하고 있는

강철과 콘크리트로 구축된 견고한 요새를 깨트리기 위해서'

는 완벽한 기습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독일군도 바보는 아니므로 영국군이 호시탐탐 유럽 본토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게다가 2년전 디에프 상륙작전에서 노획된 전차들을 분석한 독일군은

영국군이 본토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에는 대규모 상륙작전을 감행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었다.

상륙작전의 시간과 장소를 완전히 다르게 알도록 하는 것 뿐.

그리고 기왕이면 정말 진짜처럼 보여야했다.

상륙지점, 작전 개시일, 동원병력등등...전반적인 모든 부분에 대해서 틀린 정보를 믿게 해야 했다.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 작전이 포티튜드 작전이다.

이 작전을 계획한 것은 연합군 최고 사령부가 아닌 LSC라 불리우는 영국 첩보부의 한 팀이었고

최고 지휘관은 '로널드 윙케이드'라는 중령이었다.

 

독일 첩보원 정보에 의하면 이 포티튜드 작전에 의해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영국 제 4군'이라 불리우는 25만의 신규편성 부대인데

에딘버러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 말고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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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뻥이거든)

 

하지만 급속한 병력의 확충으로 여기저기 신규 편성 부대가 생겨나는 시점이었으므로

모두 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압권은 이 부대가 신청한 25만개의 스키바인딩이었고,

군수성의 보급장교는 그냥 그러려니하고 이것을 상부에 품신했다.

당연하게 이것은 영국군 내부에 침투해있던 독일 스파이의 정보망에 포착되었고,

곧바로 독일 지휘관에게 전달되었다.

 

아, 이 시점의 독일군의 영군 첩보망이 얼마나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영국 첩보부에 의해 독일 스파이는 한번 괴멸 직전까지 갔었는데

이것이 한번 회복되는 과정에서 이미 상당수의 독일군 스파이가 영국군 첩보부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

후안 푸욜 가르보같은 이중첩자도 있었을 정도니.

게다가 이미 영국군 첩보부는 독일군의 통신암호를 해독해낸 상황.

인적 스파이망에만 전적으로 의지하던 독일군이었기에 영국군의 기만책에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되돌아와서, 스키바인딩 25만개를 눈여겨본 독일 지휘관들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25만의 병력이 스키가 필요한 곳이라면 한군데밖에 없다. 노르웨이다.

그리고 25만명이라면 주공이 아니라 다른 주공을 위한 견제작전임에는 틀림없다.

그럼 진자 상륙할 곳은 어딜까? 노르망디? 파 드 깔레?"

주공이 어디든간에 25만이라는 병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으므로

결국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배치되어있던 독일군 부대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이들은 디데이 당일까지 바다만 바라보게 된다.

 

한편 독일 정보망은 갑자기 흘러들어오는 정보에 의해 쩔쩔매고 있었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부대가 생겨나서 추적해보면 사라졌고,

열심히 추적해본 결과 영국의 동남부 해안으로 집결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영국 동남부에서 최단거리에 있는 해안은 파 드 깔레다.

역시 놈들은 그곳을 노리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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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결과.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상당히 가깝기는 하다)

 

독일 정보부는 포티튜드라는 작전명까지 파악하며 내용을 수집해갔지만

그것이 LSC가 벌이는 희대의 사기극이라는 사실은 짐작하지 못했다.

LSC는 거짓 무선통화, 가짜 작전 계획서 유출, 은밀한 유언비어, 이중첩자...

이 모든 것을 이용해 진실과 거짓이 섞인 정보를 열심히 흘려주었다.

 

게다가 정보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상당한 인원과 물자를 동원하여 이 작전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브라이튼 항구 근처에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를 발견한 독일군 스파이는 얼씨구나 하고 찍어갔지만

그것이 캔버스천과 합판으로 얼기설기 지은 위장이라는 것을 알리가 없었다.

또한  여러 동남부 항구에 산더미같은 물자가 야적되고 있다는 사실까지는 포착했지만

삼엄한 경계망 때문에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까지는 파악하지 못했고

때문에 실제로는 공기만 가득 들은 상자라는 것(말하자면 빈상자)과

항구의 배들이 대부분 폐기처분 직전의 노후 어선이라는 사실을 알리가 없었다.

 

이런 지속적이고 철두철미한 기만전술로 인해 독일군은 1944년 5월까지

영국에 주둔하는 연합군은 95개 사단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실제로는 35개사단 뿐이었다.

게다가 그들의 집결지가 완벽하게 감쳐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5월 마지막 주. 독일군 정보분석 보고서에는 최종 결론이 담긴 내용이 날아들었다.

"한주일동안 이상상태 전무.

연합군의 포티튜드작전은 7월 중 파 드 깔레를 목표로 실시될 것이 거의 명확하다고 판단됨."

 

1944년 6월 5일,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펼쳐진 디데이- 바로 그날

기상상황 덕분에 상륙에 대해 무방비이던 그 때, 고급장교들에게 급전이 날아왔다.

"해안지대의 각 도시와 주요 도로상에 연합군 공습.

내습한 적기와 규모는 판단 불가. 엔진소리로 보아 전례없는 대 편대가 분명함.

해안 후방에 적의 정찰기 다수 출현. 폭격목표지점에 조명탄 투하중."

 

그러나 독일 장교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런 날씨에는 항로를 잃은 연합군 폭격기들이 프랑스 해안도시에 폭탄을 버리고 간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만약 이것이 전면적인 상륙작전이라면?

그러나 걱정과는 별개로 폭격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여 상륙지점을 추리해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잠시 후 더 정확한 정보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최소한 2000대 이상의 항공기가 파 드 깔레로 향하고 있음."

"노르망디 해상에서 1만톤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수송선 포착. 파 드 깔레 방면으로 향하고 있음."

헤네케 제독이 그제서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파 드 깔레다! 그곳으로 모든 함정과 전투기를 투입해라!"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포티튜드 작전-기만 전술의 절정이었다.

폐기직전의 배들에 9m에 달하는 은박지를 씌운 기구를 2개씩 매달고 있었고

이것이 전파를 반사하여 독일군의 레이더에는 1만톤급의 대형선박으로 보이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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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이런것보다는 큰 풍선이라고 생각되지만.)

 

게다가 상공을 선회하던 구식 폭격기는 대량의 은박가루를 뿌려대어 레이더에 혼선을 주었고

수천대의 항공기가 파 드 깔레로 향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연합국 폭격기들이 독일군 레이더기지만 피해 폭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독일군이 알리가 없었으므로 레이더에 뜨는대로 정보를 열심히 날려대고 있었다.

 

결국 이 시점에서 몇 대 남지 않아 있었던 독일군 전투기가 모두 파 드 깔레로 날아간 덕분에

정작 상륙지점인 노르망디 상공에는 연합군의 폭격기 뿐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하게 독일군을 기만한 이 포티튜드 작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일어난 여러 행운 중에 하나이며,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상륙작전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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