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굳이 해석하면 정체성이나 인격정도일까. 여러 반전 영화중에서도 독특한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비때문에 어쩔수 없이 모이게된 11명의 사람들. 전직형사이나 병때문에 운전사가 된 에드, 에드의 고용인인 여배우 캐롤라인, 창부출신으로 오렌지밭을 가꾸는 것이 꿈인 패리스, 말이 없는 소년 티모시와 그들의 부모들, 교도관행세를 하는 죄수 로즈, 역시 같은 죄수인 메인 (이 이름이 맞나?) 결혼한지 9시간 지난 부부인 루와 지니 그리고 모텔주인행세를 하는 래리. 이 11명이 우연찮은 사건으로 모두 이름이 딱히 없는 모텔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둘씩 죽어나가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보통 스릴러영화와 별반 다를바 없습니다. 범인이 가면을 쓰면 호러물이 되고(13일의 금요일, 스크림)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 추리 형식의 스릴러가 됩니다. 물론 애초에 이게 반전영화라고 생각하면 누가 범인인지는 대강 추리할수는 있을겁니다. 죄수2명중에 범인이 나오면 반전이 안되고, 부부역시 범인이 된다면 웃길것 같습니다. 모텔주인도 그렇고.... 처음 이 영화소개를 보고 어린아이가 범인일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전이 안되니깐.... 반전영화라는 것도 여러감독들에 의해서 다수의 작품이 나오다 보니 어느정도 틀이 잡혀버린것일까. 보통 액션영화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엔딩부분이 상투적이 되는데 비해 반전영화는 엔딩인 영화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결국은 내 예상대로 그 아이가 범인이었고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반전은 그게 아닌것입니다. 범인따윈 중요치 않습니다. 더 중요한것은 이 모텔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말콤 리버스의 머릿속에서 벌어진 가상의 일들이라는것. 그뿐이다. 하지만 그 같은 설명이 이 이해가 안되는 연쇄살인사건을 모두 설명해줍니다. 죽은 시체에서 발견되는 방 열쇠, 시체가 감쪽같이 사라진것, 그리고 어린아이의 몸으로 모두를 죽인것들을 말입니다. 모두가 현실이 아닌 말콤의 머릿속에서 벌어진 일이니깐..... 애초에 말릭박사는 말콤이 다중인격자라는 것을 알고 11명의 아이덴티티를 만났을겁니다. 그중에서 가장 말이 통하는게 바로 에드가 아니었을까? 처음에 나오는 말콤-에드의 목소리역할에 John Cusack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말리박사는 아마 에드가 6명을 죽인 살인범이라고 생각했었을것입니다. 정작 그는 살인을 기억못했는데... 여러 약물치료와 설득끝에 에드로 하여금 인격을 통합(즉 모두를 죽이라는것)하라고 하지 않았을까. 일은 잘 되었다. 에드는 성실히 일을 잘해 주었습니다. 다만 말릭박사가 간과한 사실은 말이 없는 소년이 사실은 현실에서 말콤을 조종해 6명을 살인한 진짜 범인이고 끝내 10명의 아이덴티티를 처치해 살아 남았다는것... 마지막장면에서 티모시가 말콤을 완전 장악해버렸는데 그 뒤는 어떻게 되었을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것은 제가 속아버렸다는 것이죠. 완전히 말입니다. 범인이 누구일까? 어떻게 한걸까? 하면서 본 저는 '사실은 다 헌것이었어'라고 하는듯한 마지막부분을 보고 허탈... 이 영화를 보며 느낀것은 John Cusack의 연기력입니다. 특히 말릭박사가 에드에게 자네가 바로 말콤의 인격중 하나야라고 말할때 보여준 얼굴표정. What이라고 되물어 보면서 비웃는 듯한 그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영화자체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지루하지 않게 본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작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