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본 미국의 정신

kezur 작성일 05.11.05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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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엄청난 수입과 함꼐 작품성을 인정받아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그것이 시사하는 바도 크지만 미 국방부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성조기가 휘날리는 모습이나 미국정신이 잘 묻어나오는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는 미국 정신 보다는 2차대전을 풍자하고 그 시대 실제 병사들의 모습을 잘 그려낸 밴드 오브 브라더스 라는 시리즈 물을 제작했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D-Day 당시 노르망디 도그비치를 배경으로 처음 시작하는데 유타나 다른 해변보다 극심했던 전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영화에 빠져든다. 무식하기 이를데 없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전차와 다른 물자를 밀어 넣기 위해 보병을 먼저 몰아 넣고 시체를 방패삼아 상륙을 하는 모습은...... 참혹하기 이를데 없다.

이후 노르망디를 탈환하고 노르망디 지역 주변을 공략하던 톰 행크스와 그의 분대는 하나의 명령을 받게 된다. 세명의 형제가 모두 2차대전에서 사망한터에 마지막 하나 살아남았다고 판단되는 라이언 일병을 구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정신을 두가지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시에 형제가 4명이 있다면 그중 장자를 제외하고 모두 전투에 내보낸다. 그 이유는 대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함인데 미국은 그에 비하여 모든 형제가 '자원'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게 바로 라이언 가족이라 말할 수 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젊은이가 목숨을 거는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또한 그 당사자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것이 첫번째 미국의 정신이라 볼 수 있다.

두번째는 바로 대체 왜 1명을 위해 7명이 그를 구하러 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 초반 노르망디 해변을 지나 들판을 걸어갈때 한 병사가 했던 말로써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이것은 미국을 어느정도 비꼬는 내용이 아닐까?) 결국 7명을 위해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금까지의 미 국방부 홍보식 영화와 달리 자신들이 왜 전우를 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국 정신이라는 것에 궁금증을 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두번째 미국의 정신이다.

이 영화는 곳곳에 미국 만세 식의 성조기 펄럭이는 장면을 보여주는듯 하지만 실제로는 영화에서 미국의 정신을 부정하고 비꼬는 듯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냥 별 생각없이 보면 스팩타클하고 미국 만세라는 형식을 아무런 필터링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영화에 숨어있는 이러한 비판의식들은 우리도 한번쯤 되 짚어봐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장면 이후 초 중반으로 가게 되면 그의 분대는 숨어있는 MG-42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냥 지나치자는 말이 나오지만 톰 행크스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 결국 적 기관총을 끝장내게 된다. 군인으로써 당연한 처사였지만 그의 부대원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대체 왜 자신의 동료가 죽어가면서 까지 기관총 진지를 공격해야 하는가! 우리는 여기서도 미국의 정신을 옅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기관총진지는 그냥 놔두면 이후 올 다른 병력들에게 위험한 요소로 작용할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전차가 상륙했고 공군이 제공권을 장악한 상태다. 이후 병력들에게 위험할 수 있기는 하지만 꼭 자신들이 희생해가면서 까지 그 기관총 진지를 부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톰 행크스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 시켰고 이후 사로잡은 포로를 살려주기까지 한다. 이른바 제네바 협약..... 포로를 데리고 갈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일 수도 없다. 그렇기에 가장 현명한 판단으로 그를 놓아준 것이다. 하지만 전쟁에서 협약 따위는 종이쪽지 만도 못하다.

이후 나올 이야기이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는 독일군 포로를 무차별 사살하는 내용이 나온다. 즉! 이중성이다. 항복하는 적 독일군 병사를 죽이고 전쟁의 광기에 미쳐가는 모습이 잘 표현된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달리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그 광기가 절제되어 표현된다.

시간이 지나 결국 2명이나 자신의 동료를 잃고 라이언을 찾았을 때 라이언은 미군정신을 발휘하여 다리를 사수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결국 톰 행크스와 그의 분대는 다리사수에 참여하게 된다. 이것에 대해서 하나 설명하자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즉 D-Day에 노르망디 해변으로 상륙하는것과 별개로 노르망디 해변 뒤쪽으로 수많은 보병들을 낙하시켰다. 하지만 제대로 갈피조차 잡지 못했던 관계로 수많은 병력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한체 사망하거나 혹은 낙하했어도 자신이 있을 곳과 너무나 동떨어진 곳에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라이언도 그것과 같은 이치로 다른곳에 떨어져 버렸기에 그를 찾기가 더더욱 어려웠던 것이다.

종국에는 톰 행크스의 부대는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살려주었던 독일군 포로는 적이 되어 돌아와 자신을 놓아주었던 사람들을 죽인다. 그리고 그런 그를 업햄이라는 사람이 죽이게 된다.(업햄은 독일군과 가장 친하게 말을 나눴던 사이다. 그리고 제네바 협약을 가장 크게 소리친 인물이기도 하다.) 결국 자신의 얇은 지식과 도덕성은 전시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을 그는 느낀 것이다.

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는 미군 정신을 보여주고 미국의 정신을 보여주지만 그것을 비꼬고 또한 전쟁에는 도덕성이란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네바 협약 따위...... 결국 개소리라는 것이다.(요즘 전쟁물에 이러한 비판이 많이 나오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오버데어라는 현대전(이라크전)을 다룬 시리즈물에서도 제네바 협약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 말 자체는 좋지만 전쟁에서는 그것이 통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볼거리는 많지만 그 이후에 나온 밴드 오브 브라더스 보다는 좀 떨어지는 영상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방대한 내용을 3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넣으려니 어려울 수 밖에... 하지만 영화 자체는 시사하는바도 크고 괜찮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비판적인 전쟁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로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니까 말이다.

미국 헐리우드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해지더라도 이렇게 미국의 정신을 비판적으로 말하는 영화가 있다는 것에 참 미국이라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문뜩 들게된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무조건 미화되는 나라는 아니니 말이다.

헐리우드 영화에 취해서 미국정신 투철한 극중 인물들에 오버랩되어 같이 눈물 흘리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 하여 미국의 만세를 외치게 되는건 문제가 있다. 여러분도 미국정신에 도취되는것 보다는 그것을 좀더 비판적으로 보는 사고방식을 갖는것이 어떨까 하며 글을 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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