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위기와 맞지도 않는 한국에서 만든 포스터가 짜증나서, 이거 찾느라 좀 고생했습니다.
이 영화, 의외로 악평이 없더군요. 악평을 쓸 생각은 아니지만 솔직한 감상을 쓰려니 별로 좋은 말은 안나오네요.. 블로그 같은 데에서는 "아름다운~" 등등의 말로 좋은 얘기들 밖에 없는데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제 심정은 저같이 재미없게 본 사람 손들라고 하고 싶은 정도;
리뷰 올리기 전에 검색했더니 이 영화를 이해못하면 '초딩같은..' 이라고 하던데 저 초딩도 아닐 뿐더러 이 영화 이해 잘했기 때문에 이렇게 평하는 겁니다;;;
이거 좀 어이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아니 꽤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감정이 메말랐다고는 생각안하는데, 사랑의 섬세함이나 빛나는 감성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시후미랑 토오루(포스터의 두 남녀)는 싸이코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차라리 이 영화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애초에 문학적인 대사를 입에 달고있다면 또 모르겠는데 남들은 멀쩡하게(사실 걔네도 멀쩡하진 않지만) 대화하는데 얘네만 詩를 입에 달고 있어서.. 왠지 영화 보면서 은근슬쩍 짜증이 치밀어오른다고 생각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가 고급문화에 둘러싸인 시후미(쿠로키히토미)의 패션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서, 아주 상류층의 화려하고 세상과 유리된 것 같은 느낌은 절대 못 느꼈습니다. 오히려 마지막 장면의 그 패션은 영 아니었고.. 너무 심하게 층이 진 그 헤어스타일도 저에게는 다소 거부감이 있었어요. - ..-
토오루역의 오카다준이치가 영화 대사처럼 '음악적인 얼굴을 하고 있는 아드님'이라 얼굴 샷까지는 좋은데 '현실적인 일본남자 사이즈의 키'의 소유자이기도 해서 가끔 너무 짧아보여서 좀 그랬습니다.. 좀 더 긴 사람이 역할을 맡은 편이 좋았을지도.
어쨌든 저의 감상이라고 하면, '시후미 남편에게 왠지 동정심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차갑고 무관심한 듯한 표정으로 대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참 불쌍하고.. 의외로 이해심도 많음
원작인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는 음악을 제외하고 그리 마음에 들지가 않았습니다. 수많은 그 시적이고 난해한 대사는 너무 상투적이게까지 느껴져서 별로였고. 만약 이 영화가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것이라면 에쿠니카오리에게 약간의 실망을 느낄 것이고 문제의 장본인이 감독이라면 (저로부터) 그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소재는 작가 혹은 감독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아름답거나 흥미롭거나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쨌든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치장한 모든 대사 보다 가장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