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우수함
팀버튼 감독, 죠니뎁 주연에 혹해서 홀랑하고 봤던 영화인데
보고 나서는 에드워드 우드 감독에 대한 자료를 뒤적거리게 되었더랬습니다.
에드우드는 에드워드 우드라는 호러SF영화 감독에 대한 전기영화입니다.
몇해쯤 전인가 어떤 잡지에서 역대 최악의 감독으로 뽑히면서
매니아들도 생기고 알려지게 된(??) 감독이라고 하는데요,
그의 영화를 보면 너무나 형편없음에 할말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맘대로 휙휙 전환되는 밤낮과 일관성 없는 시놉시스, 허접한 소품,
게다가 배우들은 대부분 에드워드 감독의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연기 역시
최악이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를 본 사람은 그가 만든 다른 영화는
바로 알아볼수 있다고 하더군요.
말하자면, 실력은 없지만 자신의 세계가 뚜렷했던 사람이었던것 같습니다.
에드워드는 결국 평생 3류감독으로 가난에 시달리며 살다 죽었지만
끝까지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꼭대기까지 성공을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예술인 이상은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고
그리고 있다는것 만으로 일단 만족할수 있는 열정이 꼭 필요하다는걸 일깨워준
영화였습니다.
사실 내가 인생을 걸만큼 사랑한 일이(그림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뭐든)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멸시만 받게 된다면
정말정말 괴로울텐데 말이죠. 그걸 평생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반 고흐가 그랬듯이 말이죠..
팀버튼은 이 영화에서 돈만 보고 하는게 아닌, 진정 자기가 원하기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실패를 해도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았다는걸 말하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팀버튼 역시 이 영화를 만들때 그때까지 쌓은 네임벨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들의 반대에 부딪혔었답니다.
알려지지도 않은 3류 감독의 전기 영화, 그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흑백영화이니
영화사에서는 수익성이 안보인다고 당연히 판단했을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 영화를 만드는걸 포기하지 않은 팀버튼은,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할때 가장 중요한건,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는것이라는 이야기를요.
물론 전 그렇게 살 생각은 없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한 만화가가 되는게 목표입니다만,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잊어버리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엄청 횡설수설했는데 결론은, 에드우드는 강하게 마음에 와닿은 영화였습니다.
죠니뎁을 보려고 봤던 영화였지만 정작 보고나니 기억에 남는건 죠니뎁이 아닌
에드워드 우드네요. 물론 죠니뎁이 연기했기땜에 더욱 강하게 캐릭터가 살아난거지만..
하여간 돈문제에 찌들어사는 요즘 뭔가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한번쯤 꼭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