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쓰레기
일단 굉장히 지루하게 봤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이런 영화가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이유가 무엇일까 말이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관
객의 수준이 이 정도 영화에 열광하는 그런 수준 밖에 되질 않는 걸까?' 영화 보는 내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면 이 지루함 뒤에는 뭔가 있겠지.. 그래 뭔가 있을꺼야. 그래 감독은 끝에
뭔가 대단한 반전을 숨겨놓았을꺼야' 라는 기대감은 엔딩 장면에서 무참히 깨져버렸습니다. 거
지가 뿌리는 휘발유를 묵묵히 받아먹는 괴물과 어이없이 화염병을 놓쳐 버리는 박해일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이어 배두나가 비장한 표정으로 괴물를 조준하는 장면에서는 웃어
야할 지 울어야할 지를 몰라 한참을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괴물'의 성공 요인은 영화 외적인 것에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
봉 전 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작품이라는 홍보전략을 시작으로 자본을 앞세운 스크린 독
점, 그리고 유행에 민감한 대중들의 모방 심리를 이용한 삼박자가 이루어낸 위대한 승리라고 밖
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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