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묵공과 만화 묵공을 모두 보면서..

대전신군 작성일 07.01.11 03: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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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endisk
id : nextcrew
에 묵공 만화와 영화 모두 올렸습니다.

묵공 원작 만화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만화는 별 다섯개라면.. 영화는 별 세개정도..

영화만 보고 만화를 안보셨다면 필히 만화를 보셔야하고요..

둘다 보지 않으셨다면.. 둘다 보고 비교해보세요.. 만화원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간만에 끝까지 재미있게 본 중국영화이다.(홍콩영화인지...홍콩의 중국반환 이후로는 헷갈린다.

말투로 보아 북경어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앞으로 격렬한 안티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만화인 원작 <묵공>과의 비교가 숙명처럼 따라 붙을 게 분명하고

영화는 시간관계상 간략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많으니

만화의 장대한 스케일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만화 <묵공>한 4,5년 쯤 전에 보았던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이다.

그때도 보면서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영화 <묵공>의 미덕은 대규모 전쟁 씬이 보여주는 스펙터클 미학에 있을 듯 하다.

영화의 전쟁 장면은 다분히 구로사와 아키라의 <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스포일러일 수 있음) 특히 안성기로 분한 항엄중의 최후는 <란>의 한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

최근 동시 중계하듯 TV에서 방영 중인 연개소문과 대조영틱한 전쟁 씬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듯한 물량과 규모의 스펙터클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연화로는 이례적으로 안성기와 최시원이 출연하였는데, 먼저 최시원은 다국적 프로젝트의 전형적 실패의 사례처럼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얼굴이 준수한 젊은이로 알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80년대 TV무협지 드라마 출연 배우처럼 분장을 시켜 놓아서 난감했다.

이에 비해 안성기는 국제용 배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도록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였다. 나는 평소 안성기의 연기에 아쉬움이 많았던 차라 더욱 좋은 느낌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이상하리만치 현실감(전문 용어로 핍진함) 없고 둥둥 떠다니거나 경박스럽기만한 중국의 사극 배우들 이미지에 비해 안성기는 매우 묵직한 느낌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그런데 만화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부분은...

참으로 어글리한 주인공 혁리가 발휘하는 믿을 수 없는 리더쉽과 그에 의해 하나로

결속되어 절망을 극복해 나가는 백성들의 모습에 대한 꼼꼼하면서도 설득력있는 묘사였던 것 같다.

이 점에서 영화는 매우 실망스런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주인공 유덕화는 이미 블록버스터 영화에 어울리는 포스와 외모를 겸비한 배우로 우뚝섰지만

만화 <묵공>의 혁리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핸섬하다. (하긴 유덕화 정도는 돼줘야 펀딩이 가능했겠지만)

영화는 시간 관계상 매우 간결하게 상황을 전개시키면서도 주인공들의 로맨스에 얽힌 사변적인 에피소드에는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다. (타이타닉이 연상되는 바로 그 장면...)

그러다보니 춘추전국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에 기초한 묵직한 시대극을 지향하는 듯하다가도 중간 중간에 이질감 나는 호흡으로 헷갈리게 만든다. 그래서 구로사와 아키라가 대단한지도...



사실 영화 만들기가 얼마나 힘든가. 더구나 이렇게 기획이 앞서는 다국적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완성된 영화를 보며 너무나 쉽게 이러쿵 저러쿵 제단하는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원작 만화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좀 아쉬운 마음이 남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기회가 되면 원작을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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