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 미리 경고하자면, 나는 대작영화보다는 b급 영화를, 실외빛을 사용한 영화보다는 실내에서 세트 촬영한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로 태클은 사양한다.
1. 여왕마고.
: 마흔이 넘은 이자벨 아자니가 스무살도 안되게 보였던 영화. 소극장에서 보았는데, 두시간 사십분 내내, 그 온
전히 칙칙하고 리얼한 빛처리에 온몸이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마치 물 속에 있는 듯한 기분. 워낙 유럽식 암시
가 많아서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는데도, 그저 그 느낌이 좋아서 두 번을 더 보러갔다. 그 중 한 번은 회사 사
람들을 재밌다고 꼬드겨 갔었는데,, 한 마디로 '팽' 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한참 후에 비디오로 몇 번 더
보고 난 뒤에야, 또, 그 시절 배경에 대해 다른 책들을 본 뒤에야 유럽식 암시를 알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영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실상 주제가 뭐야? 하고 묻는다면,, 아직도 잘 모른다고 대답할 수 밖에.
2. 베니와 준
: 매리스튜어스 매스터슨과 죠니뎁 주연의 영화. 실은 두 주인공 모두 좋아한다. 모두는 조니뎁을 가위손으로
기억하던 시절에 보았는데, 나는 사실 가위손보다 이 영화가 더 좋았다. 그리고 실상,,, 이 영화야 말로 조니
뎁의 기괴하면서도 수줍고, 그러면서도 예리하고, 미묘한 감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그 상대역으로 매스터슨 역시,,, 굉장히 사랑스럽다.
3, 방송국 사고 파티
: 내가 볼 당시에는 다른 제목이었다. 무슨 소동, 뭐 이런 제목이었는데(착각인가?), 내가 처음 매스터슨 이라
는 배우에 주목한 코메디극이다. 사건이 연이어서 벌어지는 데,, 상당히 즐거웠다. 덕분에 매스터슨이라는 배
우가 출연한 영화는 그 당시 꽤 보았는데,,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나, 나쁜 여자들 같은 것은 별로다. 명성이
있는 것일수록 퀄리티가 형편없다는 게 참 이상하다.
4. 오스카
: 의외로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실버스타스탤론 주연에 존 랜디스 감독의 영화인데, 실상 나는
이 영화를 꽤 즐겁게 본 편이라서 한 세번은 더 빌려서 보았다. 특히 페이퍼에 나온 마리사 토메이가 조연
으로 나와 더더욱 즐거웠다. 자꾸 쓰다보니 코메디 영화만 쓰는 데,,, 연상작용이니 어쩔 수 없다. 마리사
토메이 이야기가 나와서 얘긴데,, 마리사 토메이가 출연한 영화 중에 볼 만 한 게 몇 편 있다.
5. 나의 사촌 비니
: 삼류대학 출신, 정비공 출신의 변호사가 같은 정비공 출신의 약혼녀와 사건을 풀어가는 즐거운 코메디극
이다. 마리사 토메이의 특이한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리는 영화. 조 페시 주연. 조 페시 연기도 볼
만 하다. 그리고 마이클 키튼이 함께 나왔던 페이퍼도 꽤 재미있었던 것 같은 데,, 실은 기억이 전혀 안난다.
6. 카타카
: 이 영화에는 별로 좋아하는 배우가 없다. 그런데도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기가 막힌 플롯과 주제의식 때
문이다. sf영화의 허접함에 실망했다면 이 영화만큼은 보았으면 싶은 그런 영화다.
7. 다크 시티,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 하나는 미국 영화, 하나는 프랑스 영화. 하나는 sf 영화, 하나는 판타지 영화인데도, 어둡고 기괴한 분위
기가 절정. 세트 촬영의 진수를 보여준다.
8.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 지금까지도 프랑스 영화로 알고 있는 영화. 실은 찾아보니 스페인 영화다. 시끄럽고 정신없다. 마지막 모두
수면제가 든 토마토 쥬스를 먹고 잠이 든다. 두시간 내내 소통이 되지 않는 말들만 듣다 모두 잠이 드는
마지막 부분,, '아, 평화' 라는 기분이 절로 든다.
9. 깊고 푸른 밤
: 안성기 장미희 주연의 영화. 실상 2본 동시 상영극장에서 호소자를 보러 갔다 보았다. 중학교 1학년 때였는
데,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지금도 기억한다. 그 쓸쓸함과 황량함.. 지독한 우울이 밴 안성기의 얼굴과 장미
희의 담배... 그리고 마지막 황야에서 이어지는 총성까지. 일행도 나도, 버스타고 집에 오는 내내 한 마디,입
도 열지 못할 만큼의 황량함이었다.
10. ------->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머리가 텅,, 나머지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