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스포일러)

레드샤크 작성일 07.03.07 18: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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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말이 나오기 때문에 영화를 보시고 이해가 되지 않으셨던 분들만 읽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영화의 감독이 21g을 찍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그러나 브래드 피트가 대단한 명배우라는 사실은 알죠.

브래드 피트는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멋진 배역이라면 일단 출연하고 봅니다.

유명한 일화로,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보고 엄청나게 감명을 받은 브래드 피트가 다짜고짜 가이 리치 감독에게 찾아가, [돈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차기작에 출연시켜다오.]라고 주문을 했다죠. 가이 리치 감독은 당황하면서 [그래도 돈은 줘야 한다.]면서 차기작 스내치에 브래드 피트를 출연시키게 되죠.

어쨌거나 브래드 피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벨을 봤습니다.

파이트 클럽이란 영화도 엄청난 호평과 엄청난 악평을 넘나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이해한 사람들에겐 호평을, 그런 류의 작품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악평을 들은 작품이죠.

 

그것처럼 바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악평이 하도 많길래 한번 봤습니다.

 

한마디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우리 인생. 우리가 숨쉬는 이곳. 지구상. 현실의 이야기였습니다.

 

허무맹랑함은 전혀 없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필연적인 사건들의 연관이었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이야기가 존재할 수 없는, 그처럼 필연적인 사건들의 집합이었죠.

 

일단 크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바벨입니다. 언어 소통이 되지 않음으로 발생되는 인간의 소외, 고통 등을 다룬 영화죠. 그러나 결말까지 그러하진 않았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신 분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아실 겁니다.

 

많은 악평을 했던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저는 더 집중을 해서 봤고요. 마지막에 확실히 나오더군요.

 

[언어가 서로 달라도, 인간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바로 사랑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느냐고요? 브래드 피트의 아내를 보살피던 할머니. 그리고 가이드. 그들은 결국 브래드 피트의 아내의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던 브래드 피트는 결국 다시 사랑으로 화해를 하게 되구요. 결말 부분에 브래드 피트가 아이들에게 전화를 하며 울죠? 사랑입니다.

 

그리고 농아의 여자와 아버지. 아버지는 농아의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딸과 마음의 소통을 잘 하지 못합니다. 영화에서 나오죠.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딸이 거절하는 부분. 그러나 마지막에 딸과의 포옹으로 마음의 소통이 시작되는 것을 뜻합니다. 몇몇 분들은 딸과 아버지가 근친 상간을 했다고 하시던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 자체가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기 때문에 마지막에 그런 포옹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농아 여자 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요구하지만, 모든 남자들이 다 사랑을 거부하죠. 그러나 마지막에 아버지만은 그런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스하게 안아줍니다. 그리고 그 형사에게 줬던 쪽지 내용은 아마도 [사실 엄마는 총으로 자살을 했어요. 그리고 아무도 저를 사랑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사랑이 고팠죠. 그래서 아무하고나 사랑을 나누고 싶었어요.] 뭐 이런 내용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멕시코 보모가 마지막에 아들과 포옹을 하죠.

 

그리고 총을 쐈던 두 아이도 마지막에 사랑으로 화해를 합니다. 매일 같이 싸우며 서로를 헐뜯던 형제도, 결국 죽음으로 인해 서로의 사랑을 느끼고... 화해를 하죠. 결국 형이 죽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바벨탑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이렇게 살아남았던 이유는 바로 사랑이다.] 그것이 바로 바벨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런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평점이 아주 극악을 달리더군요...(액션 영화처럼 광고를 한 한국 광고 회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액션 영화를 보려고 했으니 실망할 수 밖에요. 이 영화는 드라마지 액션이나 스릴러가 아닙니다.)

 

저도 이 영화를 10대에 접했다면 쓰레기라 치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런 극현실주의 영화가 상당히 마음에 와닿는군요.

 

국가 정세? 이런 거 몰라도 됩니다. 시사? 다 몰라도 됩니다. 그냥 이 영화는 사랑을 이야기 한다는 것만 명심하시고 보면 됩니다.

 

아,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재미 없게 본 게, 브래드 피트에 너무 집중을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건 브래드 피트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네가지 이야기입니다. 네가지 이야기 모두 있어야 영화가 존재한다는 거죠. 근데 많은 분들이 영화 광고 때문에 브래드 피트 이야기에만 너무 집중을 해서 이 영화가 재미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4가지 이야기 전부 집중하고 보시면, 이 영화가 결코 망작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즉, 브래드 피트 이야기가 차지하는 부분은 영화 내에서 30% 정도 밖에 안된다는 거죠. 근데도 많은 사람들이 브래드 피트 이야기에 100% 집중을 하기 때문에 영화가 뭘 이야기 하는 지 모르겠다, 혹은 영화가 시작하는 듯 싶더니 끝난다. 뭐 그러는 것이겠죠.

 

제가 봤을 때 이 영화 내에서 브래드 피트 이야기 30%, 일본 농아 여자 이야기 30%, 모로코 이야기 20%, 멕시코 보모 이야기 20%였습니다.

 

PS.마지막으로... 액션이나 스릴러 영화 팬은 절대 이 영화 보지 마세요. 그런 분들께 이런 영화는 쓰레기나 마찬가집니다. 드라마 영화를 즐겨 보시는 이들이나, 잔잔한 멜로 영화 즐겨 보시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혹은 철학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영화가 너무도 현실적이고, 너무도 평범해서 사람들이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극히 현실적이고, 평범하기 때문에 더 이야기할 것이 많은 것이죠.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잔인하고 숨막히는 현실 속에서도 팽배해 있는 그 단어. 바로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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