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시간이 두 시간 이상인 영화에는 두 종류가 있음.
첫번째, 두 시간 이내의 시간으로는 감독의 의도나 내러티브를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운 영화.
두번째, 관객에게 하드고어식의 고문을 가하고픈 영화.
수, 안타깝게도 두 번째 부류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끝까지 봤지만 남은 것은 허탈함 그 자체.
이 영화 하드 보일드 액션 영화 맞음. 단지 이 영화가 가르고 쑤시고 베어내고 쏘는 것은 관객의 육신이요,
흥건하게 흘러내리는 것은 관객의 피와 눈물임.
도대체 이 놈의 영화는 개연성이나 리얼리티라는 게 존재하지 않음.
그렇다면 두 시간짜리 실험영화인가? 실험은 무슨 개뿔.
60년대 액션영화의 클리셰들을 발전없이 답습한 영화가 무슨 실험영화라고.
그렇다면 통렬한 풍자를 담고 있는 블랙코메디? 블랙코메디는 무슨 개뿔.
하도 어이가 없어서 흘러나오는 실소를 웃음이라 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가 하드 보일드 액션영화를 지향했다면, <폭력서클>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에게
몇 수 배워야 함.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류승완 감독은 타란티노라는 생각이 듬.
이따위 영화에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한 지진희, 강성연, 문성근에게 애도를 표함.
<개, 달리다>는 나름대로 괜찮게 생각한 영화였는데 최양일이 어쩌다 이렇게 됐지?
덧글) 노감독의 이름값에 대한 찬사인가. 평론가들의 20자 평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음. 속지 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