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

dy2kim 작성일 07.11.04 13: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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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전기 자동차를 죽였는가? (who killed the electronic car?, 2006)   최근 운전면허를 딴 후 운전을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자동차, 자동차에 대한 관심, 그 중에서도   특히 연비가 좋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체연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전기 자동차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던 도중 성공적인 21c 전기자동차로 평가 받았던 ev1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이 전기자동차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게 된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시험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또는 시험기간이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다.   ev1은 gm(general motors)에서 개발한 전기자동차로서 가솔린 자동차보다 훨씬 효율적인 비용으로 많은 거리를   운행할 수 있으며, 소음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자동차였는데, 속도 면에서도   일반 가솔린 자동차와 비교하여 거의 뒤지지 않았으므로 상당한 실용성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동차는   시범적으로 한정된 인원에게 임대되어 공공 도로에서 운행되었는데, 당시 ev1을 운전하던 운전자들은   거의 모두가 이 자동차에 대해 만족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gm에서는 돌연 ev1 프로젝트를   폐기하였고 이 자동차들은 모두 회수되어 폐기되었다. 이에 ev1을 임대하여 운전해오던 운전자들의 일부가   이에 반대하여 그 이면에 있는 음모들을 거론하며 환경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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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1의 장례식

 

 제목의 의미심장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전기자동차의 개발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재로 최근 메이저 자동차 회사에서의 대체연료차 개발연구의 주된 흐름에서    전기자동차는 거의 배제되었고 대신에 수소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전기와 가솔린을 함께 이용하는 자동차)가   대체 연료 자동차 개발의 중심으로 부상한 바 있다. 이 영화에 따르면 이는 전기자동차가 지나치게 성공적이어서   현재의 자동차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자동차 회사들은 그를 성공적으로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시켜   버렸으며 여기에는 거대한 석유회사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석유회사들과 매우 가까운 관계인   부시 연방 정부, 내연기관의 지속적인 유지비와 수리비를 주 수입원으로하는 자동차 부품관련 회사들,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닫는 소비자들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영화는 갖가지 흥미로운 자료들과 이해할 수 없는 주 정부, 연방 정부, 자동차 회사들의 모순된 태도 변화를   부각시킴으로써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 한가지 예가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태도 변화이다. 미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주 중에 하나였던 캘리포니아의 주 정부는 처음 1990년 '무배출가스차량명령'을 발표하여 전기자동차   개발의 법률적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가솔린 자동차 회사들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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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 법은 "공기업의 남용에 반대하는 캘리포니아인들"이라는 단체에 의해 폐지되도록 강요받았는데,   이 단체는 석유회사들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었다. 주 정부는 에너지 위원회를 열고 자동차 회사들과 협의하여   이른바 "수요에 맞춘 개발"을 주장하였는데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의 수요를 축소, 은폐하였고 주 정부도   이를 묵인하였다는 것이다. 또 이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과 석유자본들은 전기자동차를 사장시키는 한편,   suv의 소비를 유도하여 전기자동차의 잠재 수요를 억눌렀으며, 기존의 가솔린 내연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여 오히려 대체연료의 퇴보를 이루었다. 수소연료 자동차의 개발의 경우에도   전기자동차 보다 현실적으로 개발하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눈가리고 아웅'격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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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연료 자동차가 가능해지기 위한 5가지 기적들    여러면에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또 다른 환경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인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2006)"을   연상시킨다. 두 영화 모두 온난화와 관련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고, 또 환경문제가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영화를 접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이들의   주장이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객관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지표들은 때로는 어떠한 주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선택-과장-왜곡되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확한 연구 결과라도 주장강화에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그 주장의   객관적인 근거로서 이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불편한 진실에서 "가까운 미래에 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이 20피트   이상 상승할 것이고 그린란드와 북극 서부가 잠길 것이다"라고 주장하였으나, 가까운 미래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가까운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과학자들 가운데에서는 온난화의 현재 추세를 고려할 때 그린란드와   북극 서부가 해수면 속으로 잠기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1000년 후 쯤이나 될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마찬가지로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는가'에서도 전기자동차의 안전성 문제나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법한 여러 전기 자동차의   결함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고 있다. 또 환경문제의 원인을 지나치게 음모론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평소 심각하게 생각해보기 힘든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도록 유도하고, 거대 자본이 환경문제를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은폐-왜곡하고 있는지를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올바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그 문제의 심각성을   개진하고 있으므로 볼 만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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