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영화는 재밌게 보았습니다.
중학교 이후로 서부극 본적이 없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간만에 재밌게 본 거 같더군요.
연기도 좋았고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도 좋았고...
일단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괴물'을 보고난 후의 느낌과 같았습니다.
괴물에서는 괴물을 둘러싼 풋풋한 가족애를 다뤘고 이 영화에서는 악당을 둘러싼 풋풋한 가족애를 다룬 영화더군요.
하지만 너무 아버지상에만 중심을 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후반에 코미디처럼 느껴졌다는거~
영화시작부터 아버지와 아들이 갈등이 나오기 시작해서 영화 전반적인 갈등의 핵심이 됩니다.
초반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마지막에는 존경으로 바뀌죠.
하지만 그러한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에서 많은 것을 희생시킵니다.
악당(러셀크로우)의 입장에서 본다면...
3시 10분발 기차에 올라타게되면 평생 감옥에서 썩을지도 모를 극히 위험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비록 유마 감옥에서 2번이나 탈출했다는 언급을 하긴 하지만... 연방 감옥이 그렇게 허술할 리는 없습니다.
다시 잡혀 평생 감옥에서 썩을 위험에 처하느니 누구라도 안잡힐 방법을 택할 겁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의 아버지상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자발적으로 유마행 기차에 몸을 실으려 합니다.
유마감옥에서 탈출하는게 그 악당입장에서는 장난으로 여겨졌을까요?
아님 인생에 대한 언제 죽을도 상관없다는 인생 달관의 경지에 이르러서 였을까요?
아뭏든 악당이 주인공의 연극에 동참하는 순간 이 영화는 제게는 코미디로 여겨졌습니다.
악당을 무사히 기차로 운반해야 하는 주인공측 입장과 그걸 탈출해야 하는 악당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물려 영화의 긴장감을 더했는데 일순간 그 긴장의 한축이 풀려 버리니 쩝... 밥으로 비유하자면 쉰밥이라 해야할까요?
그나마 마지막장면에서 (스포가 될수 있으니 어떤 장면인지는 생략하겠습니다.) 악당(러셀크로우)의 개성과 성격을 명확히 나타내주는 부분이 있어서 좋은 인상으로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진정 좋은 영화를 만났나 싶었는데 끝부분이 다 망쳐버린 영화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느꼈겠죠.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결말은 약간 달랐는데... 제 생각처럼 끝을 맺지는 않더군요.
악당이 그 집을 찾아가서 그 부인이랑 결합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주인공 아들도 나름 악당을 좋아하는 편이고... 그 부인도 그 악당을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던데...
흠... 제 생각과는 다르게 끝나더군요.
서부극치고는 나름 메세지가 있었지만 끝부분의 코미디로 이전에 받은 감흥이 다 깨진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한번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아마 저와 다르게 그런 코미디마저 작품 주제를 살리는데 한몫을 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암튼 서부극치고는 꽤 괜찮은 영화라고 평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