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그냥 잠들기 아쉬워서 인터넷 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영화입니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제목을 man from mars로 봤습니다.
적혀있는 글들을 보고,
아 '화성에서 온 남자'구나 이제 다시 화성으로 가려는가보다
라고 생각했죠 ^^;;
영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이끌어가고 이야기로 마무리짓습니다.
책을 읽는듯한 느낌이랄까요?
시작부분에서 주인공이 책을 쓸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책을 보고 듣는 느낌을 잘 살려냈습니다.
주인공 '존 올드맨'의 이야기와 점점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친구들...
존이 꺼낸 허무맹랑한 말, "나는 크로마뇽인이다"라는 이야기를
대학교수들인 친구들이 장난으로 웃어넘기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영화는 우리에게
'다음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하고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하게 됩니다.
복선으로 작용한 반 고흐의 그림과 선사시대의 유물등이 이러한 궁금증을 증가시키죠.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친구들에게 진실로 다가가게 되고, 각자 자신들의 지식범주안에서
존의 이야기를 판단하게 됩니다.
'니가 언제 거짓말을 해서, 언제 이야기거리가 바닥나서 들통이나나 보자'라는 심보를 가지고 말이죠.
두시간동안의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이 됩니다.
카메라는 거실에서 왔다갔다하고, 멀리 가봤자 현관 앞의 장면만을 비출 뿐,
영화의 무대는 거의 옮겨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절대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속되는 이야기가 끊기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하게 만들어주더군요.
세상에 대한 이야기, 인간에 대한 이야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이 결코 무겁지 않으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게 시선을 화면에 고정시켜주었습니다.
마지막의 반전은 뭔가 모를 희열을 가져다 주더군요.
간만에 좋은 영화를 하나 건진것 같습니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스토리 하나면 돈과 특수효과가 없어도 이렇게 재밌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예전에 '노킹 온 헤븐스 도어'라는 영화를 보고 느낀 느낌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를 조금만 더 하자면, 영화에서는 존이 과거를 회상한다거나 그런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이사람이 거짓말쟁이인지,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대해
영화속 인물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 스스로도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죠.
존이 진짜로 140세기를 살아온 사람인지에 대한 답이 나올까요?
그 답은 영화를 보고 스스로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