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에 앞서 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헐리우드 영화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가 비극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영화 "괴물"이 유럽쪽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극중 송강호는 결국 자신의 딸을 구출해내지 못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보면 송강호는 마땅히 딸을 구출해냈어야 했던 것이다.
헐리웃은 이런 비극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리 심각한 내용이라도 헐리웃 특유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짓곤 했다.
하지만 미국의 사회적 부조리를 다루면서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은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1997년 개봉한 매드시티라는 영화이다.
줄거리
부인과 두 아이를 가장 샘(Sam Baily: 존 트라볼타 분)은 자신의 직장인 자연사 박물관 예산이 삭감되자 강제로 정리 해고를 당한다.
자신이 실업자가 됐음을 부인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아침마다 출근하는 척하는 샘.
아이들 교육비 걱정에, 집세 걱정에, 절박해진 샘은 박물관 원장의 인정에 한번만 더 호소하려는 생각에서 총과 폭약을 들고 박물관에 찾아간다.
박물관엔 원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방송기자 맥스(Max Brackett: 더스틴 호프만 분)와 선생님을 따라온 어린이들이 견학와 있었다.
맥스 또한 한 때 예리한 감각으로 촉망받는 방송기자였지만, 순간의 실수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소도시로 발령난 일종의 좌천당한 기자로 호시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박물관 원장은 샘을 무시하기만 하고 복직에 대해선 재고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샘은 원장을 위협하려는 목적에서 우발적으로 총을 쏘는데 재수없게 전동료 클리프가 지나가다 총에 맞는다.
한발의 총성과 몰려든 기자들, 그리고 샘이 예상치못한 박물관에 견학온 어린이들로 샘은 순식간에 흉악무도한 인질범이 되버린다.
샘은 일자리를 얻기위해 단지 겁만 주려했던 것뿐인데, 이제 샘은 어떻게 될 것인가.
네이버 펌
여기서 샘(존 트라볼타)은 단순한 가장이자 심성은 착한 전(前) 박물관 경비원일 뿐이다.
단순히 복직하기 위해 총과 폭약을 들고 겁만 주려던 것 뿐인데.. 언론은 이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단순히 겁만 주려던것 뿐이었다.
맥스는 이 기회를 이용해 재기를 노리는 기자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회를 이용해 재기를 노려볼 생각이었지만.. 그는 점차 맥스를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답답한 맥스의 취재를 두고 볼수 없었던 방송국은 다른 사람으로 취재원을 바꾸게 된다.
영화속에 샘의 지인들과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온다.
전부 샘의 착한 심성을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방송국은 그런 부분(착한 심성을 얘기하는)은 과감히 편집해 버리고...다소 부정적인 인터뷰내용으로만 재편집해
샘을 희대의 악질로 몰고가 버린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어쩌면 해피엔딩 보다는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황이 더욱 비극으로 치닫을 수록 시청률은 높이지기 마련이다.
시청자와 방송국의 이러한 이해타산적인 면 때문에 샘은 악인 아닌 악인이 된지로 모른다.
이 영화는 사실보다 시청률을 추구하는 방송 언론의 악랄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한 사람은 그저 실수를 저지른 것뿐인데..
다른 사람들은 그 실수를 물고 늘어져 거대한 스펙터클 서사시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샘은 자신의 폭약으로 자살하고 만다.
경찰의 총도 샘의 폭약도 아닌 언론이 그를 죽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