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NazGul 작성일 08.11.23 19: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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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한편 볼까 하고 극장에 갔는데 생각보다 눈에 확 들어오는 영화가 없더군요.

"눈먼자들의도시"와 "007시리즈"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다가 여자친구의 선택에 의해 결국 미인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관심도 갖지 않았었는데 즐겨보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동일한 소재를 다룬 영화라 흥미가 갔습니다.

 

마침 디지털 상영도 있었고 팜플렛을 보니까 색감이 주는 시각적 효과도 좋을것 같더군요. 일단 극장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초반에는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긴장감 있는 장면 전환과 어린 시절 윤복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녀가 왜 남장여자로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길게 적으면 스토리에 대한 내용만 늘어놓을것 같아서 간단하게 좋았던것과 안좋았던것에 대해서 적겠습니다.

먼저 장점은,

 

 첫번째로 리얼한 노출신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수위가 높은 수준의 노출신이었는데요, 그것보다 감탄한것은 인간의 내면 깊숙한곳에 있는 욕망까지도 있는 그대로 표현할려고 했던 것입니다.

금기시 되어 있는 것들 까지 끄집어 내어서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는 모습은 그동안 눈요깃 거리로 노출신을 집어 넣었던 기존의 영화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승이 제자를 겁탈하거나 대가집 여인과 중이 관계를 가지는등 도발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 합니다.


 두번째는 화려한 색감들 입니다. 그림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보여주는 화면상의 색들은 몹시 잘 어울리면서도 아름답습니다. 홍등가와 유흥가를 표현한 붉은 색감이라던지 주인공들이 정사신을 벌이는 비단위라던지 아름다운 조선의 경관을 그대로 살린 모습들은 보면서 감탄이 나올만 합니다.

 

 세번째는 역시 신윤복이 여자라는 설정에서 시작된 발상법입니다. 이미 드라마나 소설들을 통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임에는 부인할수 없는 사실 입니다. 게다가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통해 은근히 영화 "미인도"역시 홍보가 되는 듯 합니다.

 

다음은 단점입니다.

 

 첫번째는 이런 좋은 발상법을 가지고 나온 시나리오의 한계라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누구나 보면서 예측을 할 수가 있습니다. 주 목적이 남장여인 신윤복이 그림과 자신의 정인 강무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 간다는 내용이지만 시나리오는 너무 뻔합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중반부가 넘어가면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언제 끝나지? 란 생각이 들정도로 내용이 뻔합니다. 중반이후부터는 우리가 많이 접하는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서 분량만 늘인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두번째는 연기자에 대한 몰입 부족입니다. 좋은 연기자는 관객이 자신이 연기를 한다는것을 느끼지 못하게 몰입을 시켜야 합니다. 김민선이나 김영호등의 연기자들이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전 영화를 보면서 어색함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극 중 김민선이 연기하는 신윤복은 "자신을 모욕해도 자신의 그림은 모욕하지 말라"란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전 영화를 보는 내내 신윤복이 자신의 그림에 대한 생각을 찾아 볼수가 없었습니다. 저 대사는 그림이란 단어대신 사랑이란 단어로 대체시키는 것이 더 어울릴거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듣기 어색했습니다.

 

 강무를 연기한 김남길이라는 배우는 괜찮았습니다. 윤복의 정인으로 나오는데 처음보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하지 않은 연기로 나름 캐릭터를 잘 표현해낸것 같습니다. 아무튼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면서 무언가 2%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무언가는 아마도 그 4명의 캐릭터들을 살려 내기 위한 표현 수단이 너무 나도 부족하지 않았나라고 생각 되어집니다.

 

 세번째는 남는게 없다는 것 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그 결말을 보면서 이해는 하지만 엄지손가락을 세워 줄수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싱거운 결말이었고 주제는 가지고 있으나 관객들과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메세지를 던져 줍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는 실패했다고 보여집니다.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해서 처음에는 색다르게 보았는데 결론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듯한 이 씁쓸한 영화는 제 기억속에 단지 별 두개짜리로 남을것 같습니다.

 

 

ps: 노출신이 길고 수위가 높으니 처음 만나는 여성분과의 관람은 피하는게 민망함을 피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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