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게 표현하자면, 이런 거겠죠......
해리 포터 정도의 배역의 모두 모여 있습니다.
주인공1에 조역2, 교장선생님, 그 외 조력자들, 심지어는 학교 세트까지 다 있다구요. 이제 촬영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감독이 외칩니다.
"자, 해리포터는 가벼운듯 무거우니 우리는 무거운 거 없이 가볍게 가는거야.
일단 교장은 너무 나서지 말고, 주인공은 무조건 활극.
여자아이는 악세사리급, 아, 론은 지금까지 하던 개그 그대로 유지하시고,
힘들게 다음 거 걱정할 필요도 없이 계속 싸우면서 이기는 거야. 마지막도 의문이고 갈등이고 없이 가고.
머리아프잖아, 그런거. 최대한 미국 10대 정도 감성에 맞게 가자고. 그럼 레디, 액션!!!"
이런 식이랄까요........-_-
영화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해리포터의 골조에 그리스 신화를 편리한대로 이용해 먹은 느낌입니다.
뭐, 발상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문제는 스토리 상에서는 뭔가 모자란 느낌이 짙다는 것이죠.
이 부분을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그건 뭐랄까, 차분하게 쌓아가는 것 없이 그냥 활극으로 치달아버린 때문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는 그렇게 주목받게 되기까지 차분하게 한 단계씩 해리의 적과 아군이 구별되고
해리의 문제가 주로 대두된다는 거죠.
그런데 퍼시 잭슨은 일단 외적 상황극으로 계속 연결해가면서 극의 흐름을 만듭니다.
가볍게 즐길 수는 있으나, 앙꼬없는 찐빵이 되기도 참으로 쉬운 방법이죠.
이건 뭐 A급 재료 모아서 C급 요리 만들었다 라는 비유보다는 더 적절한 것이,
대작 무협지 될 수 있었는데 대량생산형 무협지 되어버렸다, 라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기도 합니다.
별 차이가 없는 말 같지만, 전자가 영화를 망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면,
후자는 그래도 어쨌든 무협지 기본 수준은 됐다,
즉, 영화적 구조는 남겨져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보시라..............고 우겨봅니다 ㅎㄷㄷ
물론 외적 상황극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내적 상황이 연결되지 않은 외적 상황극이 나쁘다는 거죠.
하다 못해 퍼시 잭슨이 겪을 무게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장면들 몇 개 조차도
아테나 딸자식과의 두런두런으로 때워버리는 군요......
아주 나쁘다곤 할 수 없으나
솔직히 아주 좋다고도 말할 수 없는 평작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싶군요.
(아, 하지만 외적 상황극이라는 자체에서는
배울 점은 많은 내용이긴 합니다. 캐릭터들을 어떻게 움직여서 사건들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사족으로...........
휴우..........나름 메두사로 연기 재밌게 했던 우마 서먼이
설마 이런 지경으로만 활용되지는 않을거야 라고 내심 기대했던 부분을 무참히.........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