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은교]를 순수한 마음으로 봤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탕웨이의 [색계]처럼 외국 영화에서 심한 노출은 있었지만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금기시 된 노출이 있다고 하여 호기심에 보았다...라는게 진짜 속마음일 것이다.
노년의 사랑,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처럼 노년의 사랑은 노인과 노인의 사랑이였다.
하지만 이건 달랐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사랑이다. 그것도 육체적 사랑이 아닌 정신적 사랑.
그리고 한편으로는 노인이 아닌 4~50대의 남자가 고등학생 은교를 사랑했다면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욕정이였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불편했다.
사회적으로 추앙 받고 지성인으로 존경 받지만 性적인 능력을 상실한 노교수와 그를 그림자 처럼 보필하는 제자.
노교수는 모든것을 가졌지만, 단하나 가지지 못한것은 젊음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진 젊은이를 질투한다.
결국 오해에 오해가 맞물려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박해일의 질투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김무열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때 결국 박해일의 사랑역시 욕심이 아니었던가 싶다.
[은교]에서 나온 주인공 3명은 모두다 비 정상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애정결핍에 빠진 원조교제 소녀......
소질도 없고 능력도 없으면서 표절하는 자기 자신을 경멸하는 소설가....
그리고 한 분야에서 모든걸 이루었지만 욕심을 놓지 못하는 늙은이...
뉴스에도 나오고 주위에서 보이는 사람의 가장 추악한 모습들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노출 장면은 기억에 남지 않고 마지막 슬로우비디오의 혐오스러운 장면이 머리속에 맴돌면서
마음이 불편하고 왠지 무거운 생각들로 가득차게 되었던 영화였다.
P.S. 왠지 이 더러운 기분이 낯설지 않아서 검색해보니 역시 [해피앤드]와 같은 감독이였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대로 마음이 움직였으니 참 잘만든 영화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