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 간첩만도 못한 시나리오

NEOKIDS 작성일 12.09.25 01: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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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 이후 더이상 최악의 영화는 없지 싶었는데......

참 대단한 영화가 나와부렀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시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은 미리 상기시켜 드립니다. 


1, 설정에 함몰되다. 

평범한 이웃사람 같은 사람이 간첩이다, 좋습니다. 뭐 여기까지야. 

그런데 평범한 이웃사람이 언제나 영화를 끌고가는 캐릭터가 된 적은 없습니다. 

영화를 끌고 가는 캐릭터가 되려면 뭔가 그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만, 

간첩의 캐릭터들은 뒷배경도 무게도 가진게 없습니다. 

그 결과는 결국 간첩이라는 설정에만 함몰되어 웃기지도 못하고 진지빨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의 연속입니다. 

이건 솔직히, 시나리오의 실패입니다. 


2. 연출에 실패하다. 

장비님이 밝히셨듯 초반에 하품이 나올 수준의 연출입니다. 

워낙에 밑천없는 캐릭터에 밑천 만들어주려고 낭비하는 시간들일 뿐입니다. 


정말로 유해진이 나온 다음부터 극의 긴장감이 살아나긴 하는데, 

간첩들 생활고에 찌든 모습들만 부각시키느라 그게 되려 죽습니다. 

고로 상황이, 유해진 안보일땐 늘어지다가 유해진 보이면 쪼릿해지는, 유해진에 따라 좌우되는 시퀀스들이 많아지기 시작. 


게다가 연출의 실패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우가, 

캐릭터가 이런저런 갈등을 겪고 있음에도 그게 다가오질 않습니다. 

배우 탓은 아무리 봐도 아닌듯 싶습니다. 캐릭터의 직조를 하는데 있어 초반부분의 요소들도 나름 이해할만한 수준입니다. 

이해할만한 수준의 소재들을 임팩트를 주는 좋은 화면들의 흐름으로 구성하여 제공하는 것. 그것이 연출하는 자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 유해진 나오기 전까지의 러닝타임 속에서는 지루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쐐기급의 큰 굴곡이라는 것이 없고, 

그나마 변희봉님의 시퀀스가 선전해주고는 있습니다만. 


3. 불편한 중립주의

간첩이라는 위치의 부각을 이용하기 위해 자꾸 사회의 이슈들을 단편적 배경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름 중립 혹은 영화적 상황이라는 위치에서 그 사회이슈들을 희화화 하는데, 

이슈들의 희화화는 이슈들이 가진 무게감으로 인해 부서져 버립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동시에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을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의 위험부담이 있다는 걸 상정하지 못한 거죠. 

그래서 장진감독의 간첩 리철진에서는 아예 이슈 자체를 배제하고 슈퍼돼지 같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버리죠. 


이런 것들이 대체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영화 되겠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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