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강풀 만화원작, '이웃사람'
조조영화, 난 늘 조조영화를 본다. 설사 영화선택에 실패해서 실망감만 한가득 안고 나오더라도
조조영화라면, 크게 손해 봤다는 생각은 안할터이니.ㅋ
조조영화를 보는 큰 이유는 주변에 개의치 않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어서이다.
큰 영화관 텅빈 좌석들 사이에 홀로 앉아 보는 영화는 나만을 위해 오롯이 존재하는
시간이며 공간이기에 맘껏 자유롭고 편해서 좋다. '이웃사람'을 볼까 말까 매우 망설였다.
실은 피에타를 보러갔다 조조가 마감이라 보게 된 영화 '이웃사람',
폭력적이고 잔인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터라 꽤나 망설였다. 하지만!!
버뜨,,,,,괜찮은 영화였다.
만화가 강풀의 '이웃사람' 원작이라 스토리가 탄탄하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흡족했다. 강풀의 '조명가게'란 웹툰을 흥미있게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매회 빠뜨리지 않고 챙겨본 처음이자 마지막 웹툰이였다.
강풀의 만화는 등장인물들이 대체로 친근하다.
우리의 이웃,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서민들의 얘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웃사람'도 제목처럼 등장인물들이 친근하지만, 사람들의 의도된 무관심과 소시민들의 이기주의적인 근성만큼은
결코 친근하게 바라볼 수 없었다. 재개발 예정인 맨션에서 소녀가 살해되고, 열흘 간격으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자 강산맨션의 이웃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강산맨션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수도세가 많이 나오고,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피자를 배달시키고, 사체가 담긴 가방과 똑 같은 가방을 사 간 102호 남자에게
제각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그들이 취하는 행동은 의도적인 외면과 무관심일 뿐이다.
이웃들과 철저히 고립되어 살아가는 연쇄살인범, 류승혁은 이웃들의 짙어지는 의심속에
마지막 범행을 계획한다. 강산맨션의 또 다른 이웃집 소녀 수연과 또 다른 폭력의 상징, 깡패사채업자를 모두 죽이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범행에 동기는 없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리뷰를 보니 마동석의 연기에 대한 칭찬일색이라
영화를 보면서 마동석이 연쇄살인범으로 분한 배우인줄 알았다. 그러나 깡패사채업자인 마동석의 거친 폭력연기도
좋았지만, 연쇄살인범 류승혁을 연기한 배우 김성균은 런닝타임 내내 영화에 흡입될 만큼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살해된 사람들의 피가 흥건한 바닥을 닦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연민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수 없는,
약한자에 강하고 강한자에게 약한 비열한 폭력의 실제 모습처럼, 더럽고 찌질하고 비열한 살인범의 표정없는 눈빛을
김성균은 정말 실감나게 표현해 주었다. 뉴스에서 사회병리 현상처럼 잦은,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인간의 내면에 악마가 존재할까 그런 생각을 한다.
영화에서 자신이 살해한 소녀의 환각을 보며 공포에 떨던 살인범, 두려운 것이
있다면 한가닥 희망은 있는 걸까. 그의 내면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