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폴(NIGHTFALL)
2012.09.27
엉성한 스토리..
그러나 부성애에 눈물짓게 한다
나이트폴(NIGHT FALL)
강력계 베테랑 형사 람(임달화)은 뛰어난 수사 능력을 가졌지만 정작 아내의 자살사건을 풀지 못해 괴로워한다. 은퇴 연주회를 앞둔 유명 피아니스트가 참혹한 사체로 발견되고 사건을 맡은 람은 21년 전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으로 가석방 중인 왕원양(장가휘)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형사들의 끈질긴 추격에도 매번 교묘히 빠져나가는 왕원양. 한편 죽은 피아니스트의 딸인 서설(문영산)에게 스토커의 위협이 이어지고, 왕원양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수사망을 좁혀나가던 람은 사건의 배후에 도사린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 홍콩 느와르 <무간도>를 좋아하는 저는 무간도에 버금가는 아니 무간도를 능가하는 작품이다라는 홍보만으로도 이 영화 <나이트폴>이 끌렸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 본 <도둑들>에서 중국도둑 대표로 나와 김혜숙과 맛깔스런 사랑을 펼친 임달화가 나온다니 더더욱 끌리는 일이었어요. 다른 남주인 장가휘는 중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고 하는데 잘 모르는 인물이라.. 어떻게 연기할까 하는 정도였고요. 그런데 <나이트폴> 다 보고 나서 영화 <나이트폴>에서 생각나는 장면은, 생각나는 연기자는 누규~~? 냐고 한다면 단연코 압도적으로 장가휘였습니다. 시놉에서 보여지듯 영화 <나이트폴>은 은퇴를 앞둔 유명 피아니스트 서한림(왕민덕)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왕원양(장가휘)은 쫓기게 됩니다. 살인자로 21년간 복역을 하고 가석방을 나온 장가휘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넋 나간 듯 지나가는 젊은 여성을 바라보는데. 다소 변태스럽고 바보가 되었나.. 여겨졌기에 어쩌면 그가 가석방을 나오자 마자 서한림을 죽였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길거리에 붙여진 서한림의 연주회 포스터를 거칠게 찢어냈거든요. 아.. 그런데 영화 나이트폴.. 기대보다 좀 이상하게 흘러가네요...ㅠ
↗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과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21년을 보내고 있는 왕원양(장가휘분) 평소 말을 잘 못하는 그를 재소자들이 괴롭히자 엄청난 완력으로 그들을 제압합니다. 영화 첫 장면으로 나오는 목욕탕 안에서의 격투 장면은 나이트폴이 하드보일임을 멋지게 입증합니다~~ㅋ
↗ 21년만의 가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된 왕원양
아이스크림도 먹고 화려한 도시의 밤 공기를 느껴봅니다. 그러다 화보로 걸린 서한림을 보고 맹수같이 변신하여 포스터를 찢고 부수고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영화 나이트폴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장면입니다.
↗ 서한림이 죽자 수사관 람(임달화)은 21년 전의 가족 관계를 파헤치다 최근 출소한 왕원영(장가휘)을 주목하게 됩니다.
↗ 21년 만에 만져보는 딸의 얼굴.
머리카락과 발가락을 쓰다듬으며 아버지의 애정을 드러내는데.. 저 장면까지만 해도 둘이 부녀 사이인지
확실치 않아서 죽이려고 하는가..?! 긴장을 하면서 봤어요.
결국 장가휘가 <실수로 양아버지인 서한림을 죽게 한 자신의 딸 서설을> 보호하기 위해 죄를 뒤집어 쓰기로
작심하는 순간이더군요.
갓난아기 때 보고 20년이 흘러 처녀가 되어 버린 딸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장면이었어요.
BUT BUT BUT 아쉽다 나이트폴...
그런데.. 21년 전에도 자기가 사랑한 여자(서설의 엄마)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었는데,
가석방으로 사회에 돌아오자 마자 딸(서설)의 살인혐의를 뒤집어 쓰는 과정이 개연성이 떨어졌어요.
서설은 고의적으로 서한림을 죽인 게 아니라 두 사람의 다툼 과정에서 서한림이 미끄러져
밑으로 떨어진 것이었거든요. 그것을 왕원양(장가휘분)은 망원경으로 보고 있었고.
저라면 딸의 실수를 뒤집어 쓰기 보다 경찰에 사실 관계를 알리도록 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추락한 서한림을 바닷가로 끌고 가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훼손한 후 물속에 버리는 장면은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구나.. 이해는 되지만 이후에 왕원양이 이 일로 계속 쫓기고
마지막에는 자살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정말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 장가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입니다. 서설을 완벽하게 보호하기 위해 결국 아버지 왕원양(장가휘분)은 죽음을 선택합니다. 케이블카에서 격투를 벌인 임달화를 바라보며 장가휘는 만족한 웃음을 띄우며 건물에서 투신을 하는데요. 그의 시신을 수습하는 중에 읽게 되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저를 눈물짓게 하네요. 자신을 감옥에 가게 했던 서한림에 대한 원한과 그의 폭행 속에 살아야 했던 딸 서설에 대한 부성이 절절하게 실려있습니다. 이미지를 구하지 못했는데 서설을 처음 발견했을 때 바라보며 눈물짓던 모습이 치한인줄 알았더니 결국 자기 딸을 만나게 되서 흘리는 감격의 눈물이에요. 저도 눈물이.....ㅠㅠㅠ BUT BUT BUT 아쉽다 나이트폴...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 다시 조명되는 장가휘의 눈물.
서설을 바라보며 흘리던 그 눈물은 앞에서 봤던 것과 달리 너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나이트폴은 색계와 와호장룡을 제작한 팀이 만들었다는 말이 무색하게
시나리오가 엉성함 그 자체입니다.
상의를 탈의한 근육남 장가휘의 교도소 격투 장면으로 홍콩영화 무간도를 뛰어 넘는다는
문구를 붙여 놓은 것은 너무 과하게 과장되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아버지 서한림을 살해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딸 서설의 실수를 덮기 위해
스스로 범인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 이를테면 여 형사를 기습하여 기절시킨 것,
임달화와 케이블카 안에서 격투를 벌이는 것들은 관객인 저의 눈에는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붙여 놓았다 싶습니다.
한마디로 젊은 날 수학을 잘하고 논리적 사고로 수재소리를 들었다는 왕원양(장가휘분)이
감옥에 갇혀 지낸 21년 동안 판단력이 떨어져 외골수가 되었고.
딸을 보호하는데 자신의 남은 시간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실행하는?? 흐름은
아버지의 딸 사랑의 끝을 보여주는.. 부성애의 극대화에만 초점을 둔 엉성한 구성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장가휘의 그 처절한 눈물 신이 없었다면 나이트폴 며칠 동안 제게 욕을 먹었을 것 같습니다.
감동과 재미를 주는 장면이 있지만 <나이트폴>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