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비슷한 타이밍에 백악관이 박살난다는 두 영화가 순차개봉.....롤랜드 에머리히는 사람 짜증나게 해서그나마 안톤 후쿠아가 낫겠거니 하면서 봤던 이 영화.
자전거 피하려다 덤프트럭 앞에 다이빙한 꼴.............
간단히 말해서, 이 영화는
아는게 있으면 분노가 치미는 영화고 무지한 상태로 봐도 매력없는.
그런 영화 되겠습니다.
에지간하면 끝까지 앉아서 다 봐주는 영화들이 수두룩함에도이 영화는 사상 처음으로 아예 끝도 안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렸슴다. 정확히, 주한미군 철수한다면서 장군이 씨부리는, '우리 우방 하나 잃었네요' 따위의 개소리가 나오는 지점에서. 안톤 후쿠아, 트레이닝 데이 때는 괜찮은 것 같더니 왜 점점 이렇게 무너지는지 모르겠네요.....
뭐 007언리미티드 때부터 내려왔던 고질적인 대북한 개무식 판타지는 차치하고라도, 자기네 나라 시스템에조차 무지한 형태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는 참으로 혀가 내둘러졌습니다. 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밀리터리 관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까막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되려 미군들이 보고 분노할 영화로도 손색없네요. 밀리터리 개념을 조금만 알아도 화딱지 나는 부분들이 좀 있는데, 적이 최신무기를 쓰고 있다는데도 불구하고 호위 공격헬기 하나 없이 편성된 팀을 투입해서 개말아먹는 장군 캐릭터라든가. (아니, 아이오와 헬기가 국소지역 파괴를 할 수 있는 기총장착이 안되면, 하다못해 사우스캐롤라이나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도 주방위군이 아파치를 보유하고 있다구요......백악관이 당했다는데 그거 수송기 실어 단시간에 못보내나.....누가 보면 진짜 미군들 바보천치인줄 알겠다는 ㅋㅋㅋ)은폐엄폐도 없이 마구잡이로 권총하나만 믿고 달겨드는 보안관련들의 꼬라지들 하며.(백악관 경호원들까지 승질 폭발할 지점 ㅋㅋㅋㅋㅋ)백악관이 공격당했다는데 주방위군 쳐달려오는 무장의 꼬라지들 하고. (아무리 주방위군이 2선급이라지만 9.11 이후로 장비들 보급 나아지고는 있는데.....) 나름 스페셜리스트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백악관 내부에서 조준사격자세도 안하고 총구내린채 휘적휘적 돌댕기는 장면까지 아주 답답함이 치미는데. 뭐 이딴 거 몰라도 영화만 잘보더라, 라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의 흐름이 다이하드 1편과 전혀 틀린 것이 없다는 점을 선물로 앵겨드려여.......-_-;;; 다이하드4.0에서 훈장받는 장면 직후로 시작하면서 맥클레인 형아 집어넣어도 손색이 없을듯한 그 전형적인 상황들은 영화적 재미를 상당히 반감시키는데요. 백악관을 쳐들어가는 장면들은 대체로 그럴싸하게 만들어냈으면서 왜 그 안에서의 싸움은 뻔할뻔자로 만들어놓는지 그 심리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요....거기다가 그렇게 시간을 질질 끌어대는 테러리스트라니 ㅋㅋㅋ 식상한 라인만 골라서 집어넣는 것도 그냥저냥 참을 순 있었죠. 그런데, 다 차치하고, 정말로 사람 분노케 하는 장면은 위에서 뛰쳐나오고야 말았던 바로 그 지점, 주한미군 철수한다면서 '우방 하나 잃었네요' 소리가 튀어나오는 그 시점. 그 밑에 깔린 사상이 뜬금없고 대책없이 무지몽매하다는 것에, 인내심의 한계를 넘지 못했습니다. ㅋㅋㅋ 60만 정예를 한순간에 미군 없음 아무것도 못하는 애들로 만들어놓는 그 한 마디 대사, 뭐 씹어삼키고 그러려니 하더라도, (007에선 차라리 손도 못써볼 판타지 레이저 무기로 공격하니 예라이 하고 말았지만)이건 뭐 자기네가 아니면 안된다는 투의, 노암 촘스키가 늘 조까라고 지적해왔던 그 오만방자한 사고방식이 역겹게 드러나는 것 같아서더 보기가 불편해져버렸습니다. 그 부분에 이르러서는, 이쪽의 입장으로 즐길 수 있는 리얼리티란 이미 공중분해된 상황이 되어버린 거죠. 안그래도 이래저래 무너져가는 구조들에 쐐기를 박았달까.
9.11 짝퉁으로 워싱턴 기념탑 무너뜨릴 줄만 알았지, 리얼리티라는 것에는 대가리를 쓸 줄 모르는 영화를 하나 만나게 되어, 기분전환 하려다 기분이 드러워진 첫 사례가 되겠습니다. 허허허.
사족으로........관리자께 건의 운영진의 조치 좀............. 속이 빈 별 하나짜리 별점에 만들어줍슈..........개인적으로는 별 하나도 아까워서용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