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편부터였을까, 왠지 마블에 관련된 영화들은 러닝타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울버린에 와서는 뭔가 아예 노선이 제목처럼 비주얼노블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의심이 될 지경입니다.
그만큼 긴 호흡을 자랑합니다.
긴 호흡에 비해선 스토리는 최소한의 동인과 방향을 잡고 있기는 한데,
이 부분에선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텔레비젼 드라마 정도의 호흡으로 느긋하게 봐준다면, 이도 괜찮을 것이기는 하나,
요즘 미드도 한 회 한 회의 박진감을 주 요점으로 삼다보니, 울버린의 긴 호흡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도 꽤 계실 것 같습니다.
울버린도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망작 엑스맨 3편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 즉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자의 죄책감이라는 것을 베이스로 깔아놓고
그와 연결선상에서 풀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였던 반면,
중간중간 그런 씬들이 들어가느라 너무 긴 호흡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습니다.
거기다 좀 뻔해 보이는 복선도 단점이라 생각됐구요.
그래도 클라이막스까지 달려가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대결구도들을 첨가시키는 모양새나 전략 자체는 좋았다고 봅니다.
시간이 좀 더 있어 호흡을 다듬었다면 괜찮았을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은 들지만, 감독이나 시나리오의 역량 상으로는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족으로,
1. 여자배우들 때문에 몰입이 방해되는 신기한 현상을 겪기는 처음이군요........
처음엔 왠 51구역에서 탈출한 외계인이 나오냐....너 어느 별에서 왔니.....하고 있는데
그 다음엔 왜 아이유가 여기 출연했지 하면서 키득거리느라 ㅋㅋㅋㅋㅋㅋㅋ
뒷좌석에서도 아이유다 라는 단말마가 ㅋㅋㅋㅋㅋㅋ
2. 마치 슈퍼맨 하면 크리스토퍼 리브만 생각나게 되듯,
휴 잭맨도 완벽하게 만화로부터 캐릭터를 빼앗아 오는데 성공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왠지 원작의 토니 스타크와 비교해보면 뭔가 경박함이 느껴지지만
그건 로다주 자신이고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무리는 없는데,
이건 아예 만화에서 바로 빠져나온 듯한 느낌이니 ㅎㅎㅎ
3. 윌 윤 리의 배역은 뭔가 줏대 없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잘만 키우면 꽤 괜찮은 배우 될 거 같은데......
존 조와 함께 쌍벽으로 눈길가는 배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