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으로 다가와 깊은 여운을 남기고 간 엔더의 게임을 본지 어언 2년,
SF 매니아 사이에선 이미 명작에 반열에 오른 이 소설을 드디어 영화화 한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소설이 짧은 분량(?!)이기도 하고, 영화의 소재로 쓰이기에
좋은 어린아이, 전쟁, SF, 철학이 들어가 있기에 재미는 보장이 된다 생각했다.
나왔다는 소식에 득달같이 달려가고 싶었지만, 지속되는 야근에 타이밍을 못 잡다 드디어
오늘 보게 되었는데, 결론만 말하고 보자면, SF 영화로는 멋진 영화였다.
현실적이면서도 화려한 영상미와 애니메이션 적인 기법으로 만들어진 마인드 게임이 교차 되는
장면은 훌륭한 볼거리를 주었고, 끝을 위한 떡밥도 잘 던져 두었다. 엔더가 생각해낸 교묘한 꾀와
전략을 잘 보여주며 영화적인 긴장감을 잘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엔더의 심리, 그리고 피터와 발렌타인; 선과 악에서
갈등하면 내면을 잘 못 보여준 것이 아쉽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분위기와 다르게 느껴져
아쉽기도 했지만, 워낙 볼거리가 많아 그런 점은 그냥 넘어가도 상관없다 본다.
2부작으로 하기엔 너무 길고, 그렇다고 1편으로 끝내기엔 많이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원작을 담으려다 넘치는 점들도 많았고, 관객에게 설명하기에 불충분한 점도 있었다.
평점사이트에선 호불호가 갈라지는 것 같은데 그거야 스타워즈 같은 서사시(하긴 원작 연기자도 나오니...)
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이게 뭐야? 라는 반응이고, SF를 통해 곱씹을 거릴 찾기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뭔가 아쉬운 듯이 끝나는 영화는 꼭 원작을 찾고 싶다.
PS - 원작이 100배 낫다.
PS2 - 더 브레이브에서 귀여우면서도 당차던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나와요. 많이 컷네요.
PS3 - 끝에서 느꼈던 황량한 행성으로 나아가던 주인공의 느낌이 왠지 듄에서의 폴 같은
느낌이네요. 듄을 혹 영화화한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 하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