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코믹스가 슈퍼맨과 배트맨으로 재미를 보고 있을 무렵
스파이더맨부터 시작해서 마블의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죽을 쑤고 있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 매너리즘에 빠진 마블의 사장이 바뀌면서,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것이 엑스맨,
그리고 그 다음으로 스파이더맨이 상종가를 쳤죠.
그 두 개의 영화 시리즈 성공으로 마블은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실이 바로 어벤져스입니다.
자신들이 판권을 가진 캐릭터들을 모아서, 판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어벤져스팀을 만들기 위해,
마이클 베이류 같은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대체로 신인들 급의 감독에게 애정을 쏟아붓게 만든 마블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힘을 합쳐 시너지를 올리면서 현재 시즌 2의 엔딩급인 어벤져스2 까지 계속 달릴 예정인지라,
그 당시 마블의 캐릭터들을 상업성 없다고 봤던 대형 영화사들은 완전히 쓴입맛만 다시고 있는 판국이죠.
되레 DC코믹스가 이런 방식으로 져스티스 리그로 향하려다 그린랜턴으로 제대로 코 깨진 역사를 또 볼작시면 흥미진진합니다.
왜 이런 주변의 이야기들부터 시작하느냐,
공교롭게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넘어야 하는 허들이 자신의 고향, 마블 때문에 더 높아진 아이러니.
그걸 말하고자 함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그닥 나쁘지 않게 뽑혔다고 봅니다만.......(특히 그웬의 사망씬을 예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요)
문제는 어벤져스급의 무언가를 원하게 된 사람들 앞에서 샘 레이미 시절의 이야기 깊이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마블이야 물론 스파이더맨도 자기 자식이니 신경 안쓴 것이 아니겠지만,
히어로들끼리 치고 받는 매력이 더 증폭되고 로키라는 출중한 이중면상의 빌런과
이런저런 복선 아이템들까지 포진하고 있는 상황의 극을 본 마당에
그저 미성숙함에 빠져있는 일렉트로나 갑툭튀한 느낌이 심하게 드는 오스본 고블린,
그리고 어차피 운명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웬의 심한 설레발까지 보다보면
어벤져스라는 뷔페를 경험한 사람들에겐 분식점 라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느낌이라는 것이죠.
참으로 아이러니한 운명의 장난 같습니다.
사족으로,
1. 음악은 한스 짐머인데.....한스 짐머 표는 좀 거대한 아우라와 세계관을 표현하는 음악으로 손색이 없는 편인지라, 오히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분위기에는 좀 맞지 않는 미묘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음악 자체는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어벤져스의 앨런 실베스트리는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네요. 백투더 퓨쳐의 테마부터 쭈욱 그의 영화음악사를 보다보면 말이죠.
2. 고블린 역의 데인 드한 같은 경우, 주목해야 할 루키라고 봅니다.
크로니클의 찌질한 빌런 때는 딱히 크게 박히는 게 없었는데, 의외로 이놈이 보석이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진 건 메탈리카의 쓰루 더 네버라는 뮤직비디오 비슷한 영화였습니다. 거기서 주연 급의 소년으로 나오면서 메탈리카의 공연실황과 크로스되어 나오는 장면 장면들에서 이미지의 파워가 꽤 되는 느낌을 받았죠.
3. 폴 지아매티 같은 배우를 라이노 같은 일회용으로 써먹다니!!!!!!!!!!!!!!!
어벤져스에서 미드 시트콤 커뮤니티의 아벳 역 배우가 단역으로 나오는 경우 같은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