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스토리의 밀도도 흐름도 확실히 전편의 확장판이라고 할만할 정도로 풍성한 선물세트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다왔다는 사람들이나 악평들이 존재하기는 하더군요.
왜 그런 지점이 생길까에 좀 흥미가 생기다 보니 영화를 두 번 봤는데,
그제서야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겠더군요.
제목에서 말하다시피, 이 두 가지의 면이 아마도 호불호를 가르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대해온 자 얻을 것이요, 쌓여진 벽을 넘지 못하는 자, 재미없을 것이다, 라는.
뭐 언제든 항상 있어왔던 문제이긴 한데, 이 지점은 다른 영화들의 프랜차이즈 속편들의 문제와는 달리,
지금까지의 마블의 마케팅 노선을 잘 따라왔는가 아닌가의 문제로 갈라지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마블의 영화들은 영화와 코믹스의 경계에서
그 초점을 되도록 코믹스의 형식에 많이 맞추려고 해온 상황이긴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이 그러했듯, 마블의 영화에 대한 부분들도 그동안 만들어왔던 코믹스 시리즈들의
조각조각에 기반하여 캐릭터들의 일관성을 추려냅니다.
그러다 보면 영화 전체의 흐름이 지연되는 문제점들이 나오게 되지요.
(예를 들어서, 마블의 코믹스에서는 단 한 컷에 대사칸 4개 정도를 활용해서 캐릭터 특징이나 에지간한 흐름들을 다 쳐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게 컷 하나하나로 늘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컷 하나의 지연시간은 마치 소설에서 문장을 늘려 소설 속의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블의 마케팅 상, 지금까지 온 어벤져스는,
캐릭터나 모든 에피소드들의 연결점들을 마치 대하드라마 마냥 차곡차곡 쌓아온 형식입니다.
이 마케팅의 흐름에 편승할 맘이 없었거나, 처음부터 그런 거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즉, 전편 캐릭터의 최소한도 인과성만 유지하고 상황의 확장에만 골몰해왔던 속편 마케팅에 익숙한 상황에서는,
어벤져스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다른 배경들 자체나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보질 못하면,
액션샷 사이의 캐릭터들이 주고 받는 모든 대사들이 지루해질 수 있다는 지점이 있습니다.
더 난감한 건, 그게 어벤져스의 가장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라는 부분이죠.
다른 편에서 이어지는 갈등관계와 배경, 그리고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동인들이
연속적으로 점철되는 장편적 드라마의 느낌인데
이걸 단순하게 단절된 한 편의 영화라는 감각으로 보다보면
아 저거보다는 좀 더 대사 쳐줘야 하는데 하는 관객이 생기고,
아 정말 말 많이 하네 하는 관객도 생길 수 있다는 것.
이게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인 것 같네요.
사족으로,
1. 맨날 뭔 홍콩의 구룡성처럼 한국을 그려놔서 뭐 크게 기대도 안하던 차였는데
그나마 100 중에 50 정도는 신경써준 비주얼들은 그저 감사할 뿐.
분량도 상당했구요 흐흐흐흐
2. 자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퀵실버랑 겹쳐져서 설정을 다르게 받아들이는데 애먹었음.....
저자식 미국에서 살고 있었는데 왜...........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