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월드컵 응원 열기로 뜨거웠던 육지와는 달리 서해 바다에서는 다른 의미의 뜨거운 젊은이들의
사투가 있었습니다
바로 '연평해전' 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를 개봉 첫날 관람하고 미약한 후기를 남깁니다
오늘이 6월25일 이기에 반말체를 쓰고자 하니 양해 바랍니다(?)
먼저 이 영화의 바탕이 된 '연평해전'은 실제로는 2차 연평해전 이다
그럼 1차 연평해전이 있었다는 건데, 여기서 잠깐 지난 연평해전의 역사를 돌아보자
[출처 : MBC 뉴스화면 챕쳐]
당시만 하더라도 MBC 뉴스가 갑
1차 연평해전. 1999년 6월15일 연평도 인근에서 우리측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전투
북한 측 경비정이 6월6일부터 매일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한국영해에 머물며
꽃게잡이 어선 보호 명분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지속적으로 침범함
우리 해군은 사격은 하지 않고 선체를 충돌시키며 밀어내기식으로 북한측 경비정의 침입을 방어함
6월15일(9일째 되는날) 오전 경비정 4척 꽃게잡이 20척이 북방한계선 남쪽 2km 해역까지 내려와
북한 경비정이 소총과 기관포로 선제사격을 가해옴
이후 약 14분간의 치열한 교전이 발생
1차 연평해전 결과
북한 : 어뢰정 2척 침몰 + 경비정5척(중형3,소형2) 파손. 사상자 30명, 부상자 70명 추정
우리 : 함정2척 파손. 장병9명 부상
이 일이 발생하고 난후 선제공격 절대금지. 선보고 후응사 식의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메뉴얼 확립(ㅅㅂ)
그리고 3년 뒤 2002년 한일 월드컵 3,4위(터키:한국) 전이 열리던 6월29일 오전 9시 54분 발생한 2차 연평해전
아마 이때의 패배를 설욕하고자 벼르던 북한이 마침 월드컵이라는 타이밍을 노려 도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당시 월드컵을 유치한 우리나라가 먼저 선빵을 날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출처 : 네이버]
자, 연평해전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다시 영화로 돌아가기로 하자
먼저 이 영화를 만든 장본인 김학순 감독
[출처 : 동아일보 인터뷰]
원래는 홍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한 미술학도였으나 영화제작의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이후 영화제작을 시작하게 된다 뭐 뚜렷한 히트작은 없다
이 작품은 실제 윤영하 정장을 비롯 한상국 조타장, 박동혁 의무장(의무병) 등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
승조원들의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등장인물 모두 실명으로 나온다
우리가 지난날 뉴스나 매체에서 접한 연평해전의 뒷이야기들이
영화에서도 가감없이 비춰져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스포일러는 무방하다 싶다
군인집안의 윤영하 정장(배의 캡틴) 역의 김무열. 어여쁜 와이프를 맞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개성있는 배우다
예전 개들의 전쟁(?)인가 하는 작품에서 동네 양아치 역할로 자신의 색깔을 마음껏 발휘한 연기형 배우
탄탄한 체격 덕에 해군정복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똑부러지는 성격의 전형적인 FM 장교의 모습
육상근무를 신청하고 얼마남지 않은 해상근무 중 순국한 한상국 조타장 역할의 진구
영화에서는 혼인신고만 한 채 살던 아내와 꿈꾸던 결혼식도 앞두고 그토록 기다리던 아이까지 생겼는데...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극지한 의무병 박동혁 역의 이현우
영화에서는 어머니가 언어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전화통화도 한 걸 보면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언어장애가 있는 없든 큰 의미가 없을텐데 감독이 관객에게 좀 더 큰 안타까움을 전해주려 한 것일까
실화에 바탕을 두고 사실에 가까운 연출은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도 그럴것이 소스(?)가 확실하기에 별다른 시대적배경이나 등장인물(캐릭터)에 대해서 머리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잔잔한 그들의 가족사 역시 영화에서 빠지지 않았다
다만 등장인물 몇몇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 치열한 전투씬에서의 전체적인 움직임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
(누가 누구인지 원...)
고속정이란 협소한 공간과 적은 인원임에도 주요 캐릭터에만 집중되어 이야기를 풀어감으로써
승조원 전체의 분위기를 끌어내기 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감독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투장면도 실제 있었던 30여분으로 맞췄다고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고속정이라는 좁은 공간과 각기 다른 위치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주려 해서
좀... 난해하다고 할까 부산스럽다고 할까... 오히려 전투씬에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전체 30여분의 전투씬 중에 앞부분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전투씬으로 구성하고
후반부에서 개개인의 모습을 유기적으로 마치 톱니바퀴 돌아가듯(캐리비안의 해적이나 라이언일병구하기 처럼) 구성했으면
영화의 집중도가 높았을텐데...
아마도 조각을 전공한 감독의 디테일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에 전체적인 구성보다는 세부적인 묘사에 집중했을 터라
생각된다
한 소절 더 덧붙이자면, 7광구 못지않은 허접한 CG와 전체적으로 어둑어둑한 색감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설마 같은 CG제작사에서 만들었나? 싶어 영화정보를 좀더 찾아보았으나 귀차니즘으로 인해 그냥 포기해버린다 아무렴 어떠리~;)
2008년부터 제작에 착수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약 7년간의 정성을 기울인 영화라고 하기엔, 또 디테일을 강조하기엔
완성도가 조금 애매한 것이 아닌가...
이는 부족한 예산때문이었을 것이다 30분간의 전투장면이 삽입된 이 작품의 총 제작비는
약 80억원. 상업영화치고는 크지 않은 규모다
영화 '명량'의 제작비가 180억원 임을 감안하면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름없는 감독에게 큰 돈을 쥐어줄 제작사는 아마 없으리라 푸념하게 된다
이쯤에서 제 평점은... 7.5점 되겠습니다
영화 감상을 마치고 나오는 도중 CGV 알바생으로 보이는 청년 둘이 허겁지겁 달려와
평점과 추천여부를 물어보기에... '음... 5점 만점에 한 4점 정도? 그리고 추천하기엔 조금 그렇고 기대없이 보기엔 적당해요'
라고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 '쥬라기 월드'와
김윤석, 유해진 명배우를 가지고도 부족한 연출력과 어색한 구성탓에 20% 부족한 느낌의 '극비수사'에 비하면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겁니다
아, 연평해전에 대해서 조금 찾아보다가 이거 참.. 하며 혀를 끌끌 찰 수 밖에 없었는데요
여기 짱공 리뷰겟 님들도 알아야 할거 같아서,
연평해전이 월드컵 기간에 일어난 것은 모두들 알고 계시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나 이후 대처에 대해서 크게 와닿거나 기억하는 님들은 많지 않습니다
저 또한 그랬구요
역사적인 월드컵 4강 진출의 열기와 더불어 햇볕정책의 친북성향 분위기에서 연평해전에 대해서 크게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윤영하 정장을 포함한 승무원 6명이 전투중 사망을 하였는데,
당시 정부는 이들을 '전사' 가 아닌' 순직' 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아... 왜그랬을까?
( 전사:전투를 하다가 숨졌을 경우 순직:공무를 수행하다 숨졌을 경우 )
보상금도 전사자와 순직자 사이에는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부분 추가 기술하자면, 당시에는 '전사'와 '순직'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었는가 보네요)
이는 이후 2004년 참여정부에 들어 관련 대통령령을 개정했으나 소급적용이 되지 않았으며
다만, 교전수칙을 '적극적'인 형태로 변경하였습니다
아마도 오늘날까지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안된 것으로 보이는데,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오늘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입니다
두 차례의 연평해전 역시 6월에 일어나 호국보훈의 달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나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도
또 짱공에 글도 쓸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지금도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이 나라를 수호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순국한 참수리함 승조원들의 사진 올리며 리뷰를 마칩니다
리뷰는 계속된다~ +_+
[출처: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