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대표하는 공포영화의 대가로 제임스 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쏘우’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컨저링’, ‘인시디어스’에 이르기까지 연출하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았는데 공포뿐만 아니라 액션영화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까지 흥행에 성공하는 등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임스 완이라면 믿고 봐도 될 정도로 기본은 갖추고 있는데 인기작인 ‘컨저링’의 속편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합니다. 제임스 완의 작품이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하게 짜인 각본에 지루할 틈이 없는 빠른 구성과 더불어 적재적소에 배치한 장치가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공포영화에서 속편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지만 ‘컨저링 2’는 전편에 버금갈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이번 시리즈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후반 엔딩이 올라갈 때 실제 사건의 음성과 영상을 통해 실제 사건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작품 속의 믿을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해석은 관객의 몫입니다. 전작과는 배경을 달리 하지만 워렌 부부는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을 돕기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속편에 등장하는 사악한 존재는 미끼를 던져 놓아서 모두를 속일 정도로 치밀합니다. 자작극으로 끝날 것 같은 사건은 사악한 존재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됩니다.
잔인한 장면이 없어도 초자연적인 현상은 그 자체로 공포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악령은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도 없습니다. 제임스 완은 공포영화의 대가답게 강약을 조절하면서 관객을 스크린에 몰입시킵니다. 액션영화에서도 상당한 재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작품의 흐름이 매우 빠릅니다. 후반에 악령과 워렌 부부가 대치하는 장면은 굉장히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한편의 액션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정적인 현상을 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이 어느새 엔딩에 도달합니다.
‘컨저링 2’는 속편의 부담을 완벽하게 덜어내고 전편보다도 짜임새가 더 탄탄합니다. 워렌 부부는 이번에도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감수할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활약은 다음 편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듭니다. 실화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라서 엔딩에는 실제 사건을 서로 비교하면서 보여줍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컨저링 2’는 충분히 감상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