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이라고 하면, ‘옛날 옛적에’라고 번역하곤 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저 번역이 딱 맞아떨어진다. ‘베니스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옛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영화도 내레이션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마치, 누군가가 관객들에게 ‘옛날 옛적에 베니스에는’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이야기가 아주 재밌지 않다.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액션/스릴러 다. 이 영화는 장르부터 고쳐야 한다. 이 영화의 장르는 ‘옛날이야기’다.
코미디, 액션, 스릴러 뭐 하나 충족되는 것이 없다. 다 소소하다. 그래도 ‘브루스 윌리스’가 나온다고 하면, 영화 [레드]처럼 코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코믹 액션을 생각하곤 한다. 절대 그런 영화가 아니다. 그런 영화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그냥 드라마다. 진짜 옛날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 정도로 이야기한다.
영화는 1시간 30분이 안 되는 아주 짧은 영화다. 그럼에도,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에 대해 기억나는 것도 없다. ‘제시카 고메스’가 오랜만에 나온다. 그것만 기억이 난다. 영화가 심심해지면, 베니스 해변이 나온다. 그마저도 약발이 안 받은 것 같으면, 강아지가 나온다. 연명치료만 하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포스터를 보면서 생각한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자신의 강아지를 찾기 위해, 차를 부수고, 사람을 몇 명을 때려눕히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을 넘어서 간신히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다시 멀어져서 악에 받친 주인공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그런 영화를 상상했다. 그래야, 액션을 하면서도 영화가 코믹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별것 아닌 거라고 생각하는 것에 인물들이 엄청나게 진지하게 임하면 그 자체로 코미디가 되는 것이다.
영화 [픽셀]이 있다. 지구의 문화를 담은 타임캡슐에 있던 8bit 게임을 선전포고로 오해한 외계인들이 게임 캐릭터의 모습으로 지구를 침공하게 된다. 그들은 막기 위해, 8bit 게임의 고수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뭉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이 상황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상황에 대한 코믹함보다는 모든 코미디적 요소를 말로써 승부한다. 미국식 유머를 내뱉지만, 실소만 나온다. 마치, 스탠드 업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번역에 신경을 쓴 것 같지만, 영화 자체가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에 대해 할 말은 이것이 끝이다.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다. 크게 웃었던 장면도 없다. 긴장했던 장면도 없다. 통쾌한 장면도 없다. 코미디 영화인데, 안 웃기고. 스릴러 영화인데, 편안하고. 액션 영화인데, 통쾌하지 않다. 결론은 보지 마세요. 돈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