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공립 도서관에 관한 다큐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큰 고민 없이 보러 갔죠.
이민자들을 위한 교육, 디지털 소회계층을 위한 와이파이 공급, 음악 연주회, 명사들의 강의, 아이들의 대상으로 한 학업지도와 방과 후 활동. 한국 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지만 뭐랄까, 뉴욕 공립 도서관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개입하고 있다는 느낌말이죠.
다양한 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시민사회를 위한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자유롭게 고민하고 있다는 게 좋았는데 예를 들면, 노숙자를 위한 도서관의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모습 등이 그랬습니다. 한국 사회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기보다는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니까요. 뉴욕 공립 도서관의 관계자들은 도서관이 단지 지식을 축적하고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사회에 올바른 방식으로 기여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지식은 시민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고 도서관이 그런 지식의 허브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는 도서관이 꼭 책이나 지식과 관련한 일이 아니더라도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 그야 일하시는 분들은 일이 늘긴 하겠지만 말이죠.
민간 기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았는데 어쨌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는 돈이 들고 그걸 국가 살림만으로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도서관 관계자들의 말처럼 국가 비용으로는 시장이나 정치인들이 원하는 방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민간기금과 공적기금이 서로 보완되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사실 내용만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보러 간 거라서 상영시간이 이렇게나 길 줄은 몰랐습니다. 어쩐지 영화 비용이 비싸다 했더니 무려 3시간 26분짜리! 2시간이 됐을 때부터 조금 힘들었고 2시간 30분쯤 되니까 진짜 다리를 뻗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보실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