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딸이 집에 놀러 왔다. 나는 딸과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딸은 나를 닮아서 내가 하는 말과 생각을 이해한다. 그래서 같이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 주고 받는 것을 즐긴다.
그래도 딸이 관심 있는 것을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전에 딸이 [그린마더스클럽]에 대해 관심을 보였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같이 보자고 해서 보았다.
보기 전엔 대충 예고편을 보고 사교육 열풍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맞긴 맞는데 들여다보면 내용은 좀 다르다.
그린마더스클럽, 녹색어머니회도 제목으론 잘 안 어울린다 싶다.
드라마의 중심은 한국계 프랑스인 아버지를 둔 앙리의 엄마의 죽음이다.
이 죽음을 중심에 두고 서로 각자의 욕망이 얽히고 부딪히며 갖가지 사건, 사고들을 만들어낸다.
이 드라마는 중산층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말하고 있다.
다 가지고 있는 듯 보이고 남들이 부러워 하는 사람도 들여다보면 아픔이 있고 추함이 있다는 걸,
그리고 회피하지 않고 이러한 아픔과 추함을 서로 마주하고 부딪히다 보면 이해 못 할 사람은 없다는 걸 이야기한다.
그래서 주인공인 은표가 이사간 곳에서 마주한 녹색어머니회를 회피하지 않고
결국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그 곳에 섞이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결론적으로 잘 만든 드라마이다.
사교육 열풍 이런 문제들에 별 관심이 없어도 인간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재밌게 볼 수 있다.
드라마가 얘기하려는 전체적인 그림과 주제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드라마를 끌고 나가는 이야기하는 방식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몰입도가 높다.
딸과 거의 3일에 걸쳐 이 드라마만 볼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끝없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면서 다음 화를 보지 않고 못 견디게 만든다.
보면서 계속 인간에 대한 이해에 관해 딸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관심 없던 아내도 어느 샌가 옆에 앉아서 보고 있을 정도로 잘 만든 드라마이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도 칭찬을 한 기억이 있는데 이 드라마도 그에 못지않게 잘 만든 드라마다.
보다보면 스카이캐슬도 연상되긴 하지만 그보다도 이 드라마는 인간에 대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드라마임에도 그 정도로 이슈가 되진 않은 듯하다.
그래서 나는 적극 추천한다. 이 드라마는 묻히기엔 너무나 아쉬운 드라마이다. 꼭 한 번 보시기를.
아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해 말을 안 해 다시 수정한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당히 훌륭하다. 특히 아역들의 연기가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지 않고 훌륭하다.
누구 하나 연기력이 모자라지 않고 주조연 가릴 것 없이 하나 같이 훌륭하다.
특히 추자현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지를 처음 알았다. 진짜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