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참 좋더군요(사례)

킥오프넘 작성일 11.05.07 0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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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써보신분들 중 별로 효과를 못 보신 분들고 있으실테지만
전자담배 구입한지 겨우 한달 남짓 입니다만,
전 참 좋습니다.
정말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전 여성흡연자로 10년 넘게 흡연을 해 왔습니다.

학창시절에 성적이 꽤 괜찮았기 때문에 흡연여부가 모범생과 불량학생의 기준인냥 말하는 사람들을 비웃던 시절도 있었고

담배에 관련된 여성차별에 분노해 더 피던 시절도 있었고

스스로 애연가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고

창의성이 필요한 일을 할땐 담배가 필수지 하면서 하나의 인간성이나 성격을 나타내는 기호처럼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2세 계획이생기면 그때 끊어도 늦지 않아.'

'정말 결혼을 결심하게 되면 그때 끊어도 돼'

'전에 일년 정도 금연한적 있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난 길빵도 안하고 꽁초도 안버리니까 떳떳해.'

아마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흡연자분들 많으실겁니다. 저도 줄곧 저래 왔으니까요.
심지어 흡연이 얼마나 나쁜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접해도
'평생 담배펴도 건강한 사람은 건강한거고 재수가 없으니까 몇년펴도 병걸려 죽는거지머.'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금연하고 싶다고 생각한지는 꽤 오래되었지요.
이유는 건강이니 매너니 그런거 아닙니다.
그저 정말 담배 한모금이 간절한 순간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골목골목을 찾아 다녀야하고 정말 참지못해서 피고 난 후에 저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에 다른사람들의 눈총을 받아야하는 그런 처지가 싫어지기 시작했던 겁니다.
연애를 시작할때 마다 흡연여성인 나를 저사람이 어떻게 바로볼지 불안하고 상대가 같이 흡연자면 내심 안심되는 , 그냥 내가 애초에 담배를 피지 않았다면 겪지 않았어도 될 그 모든 상황들이 어느순간 다 싫어지더군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 불편을 다 감수해 가면서도 폈는데...
그리고 2년정도 전부터 저는 제가 스스로 담배를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담배를 피면 10번중 2번은, 이 나이면 당연히 쿨하게 끊을 수 있을꺼라 믿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제자신이, 첨부터 아예 배우지 말껄 하는 마음이 스트레스가 되어 저를 끝없이 괴롭혔습니다.


비흡연자분들은 상상도 못하실 만큼 담배에 의한 중독은 심각합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의지가 약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까지 흡연과 금연사이에서 흡연자들의 스트레스는 상당합니다.

주변 사람이 전자담배를 피는것을 보고 빌려 펴봤는데 니코틴 용액이 있어 그런지 목넘김이 담배와 아주 흡사하더군요. 전에 쑥담배 이런거 펴봤는데 하나도 담배치는거 같지가 않아서 정말 실망했었거든요..

전 듀*코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따라 가격은 차이가 나는데 전 기계값과 니코틴 용액2병까지 해서 18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이런점이 좋습니다.

1.일단 건강에 나쁜 타르와 기타 발암물질등이 없고 니코틴은 소변과 땀으로 다 배출된다는점(물론 100%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때문에 흡연시 자학하는듯한 기분이 들어 느꼈던 자괴감이 거의 해소가 되었습니다.

2.장소의 구애가 확 줄었습니다. 요즘은 화장실은 다 금연이지요, 비흡연자 분들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전자담배는 제가 나간 후 에 들어오는 그 누구도 담배 냄새로 인한 불편과 건강에 피해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금연구역이라도 사람들이 없을땐 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건물계단이라든지 어디서든지 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보면 담배를 핀다고 오해할 수 있기때문에 아무도 없을때만 잠깐 핍니다.

3.흡연량 조절이 가능합니다. 담배는 한가치 불을 붙이면 왠지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끝까지 피게 되지요. 한가치로 부족한듯해서 하나더 불붙이면 반정도만 태워도 충분한데 아까워 그마저도 다 핍니다.
그런데 전자담배는 피고 싶은만큼 몇모금만 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전자담배를 사던 날 어쩌면 이것을 통해 내가 금연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정말 눈물이 날만큼 기뻤습니다.
전자담배는 기계라서 길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분명 불편한 부분도 있습니다. 더 피고 싶은데 배터리가 나간다던지 용액이 떨어졌는데 먼길을 사러가야한다던지, 기존에 피던 담배랑 맛이 틀려서 전만큼 편하게 필 수 없다던지... (전 원래 맨솔을 펴서 용액도 그걸로 샀습니다. 다양한 맛을 시연해 보고 구입가능하더군요.)

그냥 이제는...
담배피고 싶어 죽겠는데 필수없어서 어떻게든 기회만 생기면 한대 피고 보던 그런 생활 안해도 되니까
가방에 담배있는거 누가 볼까봐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되니까
옷에 담배 냄새 안베여잇으니까
가방,호주머니 등등에 담뱃재가 더럽게 어지럽혀 있지않으니까
꽁초를 버린 모든 곳(쓰레기통 ,재떨이 등)에서 나는 악취가 없어졌으니까
담배불을 떨어서 버릴때 불날까봐 걱정안해도 되니까
내가 피는 담배 안팔면, 혹은 담배 안파는 가게에 갔다가 허탕 안쳐도 되니까

등등
여러가지로 너무나 좋습니다.

혹시 금연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쯤은 권해보고 싶습니다.

전 요즘

담배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100%는 아닐지라도

치사한꼴 안보고 살 수 있게되서

정말 너무나 좋습니다.

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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