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인생 이야기(3)

우어엉쿠어엉 작성일 12.02.09 00: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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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있는 동안 나는 성실하지 못했던 것 같아 학교가 끝나면 아르바이트에 가고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항상

 

LG 편의점에 갔어 거기선 함박웃음 라면이 250원 참X슬 한병에 750원이었거든 천원 한장에 두개를 사고나면 고시원에

 

돌아와 빨리 라면을 끓였어 머그컵 두잔이 딱 소주 한병이었어.... 소주 한병을 빨리 입안에 털어 넣고 술기운이 오를 즈음에

 

 항상 잠자리에 들었어 .... 그땐 CD 플레이어가 있었는데 항상 이문세 아저씨의 독창회 앨범을 들었어

 

 '그녀의 웃음 소리뿐' 이나 '사랑이 지나가면' 같은 노래가 들릴 즈음에 훌쩍거리며 잠이 들었어 ... 참.... 찌질했던 것

 

같아 ... 그치만 다른 방법도 없었어 그 땐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학교와 당구장 그리고 작은방 .... 세곳이 전부 였던 것

 

같아 다른 세상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생각해 .... 나는 어쩔 수 없었어 라고 변명하고 싶은게 아니라 지금와서 그때의

 

나를 보면... 아 얘는 이럴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해 ....

 

그러던 어느날엔가 고시원 주방에서 당시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의 감상문을 쓰고 있다던 아저씨를 만났어 그 아저씨는

 

자기가 쓰는 감상문이 1등을 하면 상금이 5백만원이니 월세를 얻어 나갈꺼라고 했어 ...

 

무슨 이야긴진 모르지만 처음으로 말을 섞은 사람이라 난 항상 반가웠어 ....

 

아저씨는 감상문 공모전에 떨어졌던 건지 ... 감상문을 쓰는 중에 잠시 무료 했던지 나와 함께 노가다에 나가자고 했어 ...

 

'아 ~ 노가다 !' 남자가 스스로 망가졌다는걸 증명하기에 그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건 당시의 스스로를 비꼬는거야 ...

 

일용직을 하고 계신 다른 분들을 비꼬려는 감정은 전혀 없어 ...)

 

나는 흔쾌히 응했고 다음날 종로에  있는 페덱스 사무실을 들이는 일을 하게 됐어(지금도 지나가면서 그 건물을 봐 저기

 

있는 저 책상  내가 놓은건데 ~ 하면서 뿌듯하기도 하구 그래) ... 노가다는 자고로 점심 때 반주가 갑이지~ 라고

 

말씀하시는 아저씨와 함께 점심도 맛있게 먹고 하루 종일 일했더니 4만 3천원을 주었어 ... 아저씨는 4만 5천원을 받았는데

 

내가 첫날이라 돈이 적은거랬어 .....

 

한달간 당구장에서 일했을때 20만원밖에 못벌었는데 하루 일하고 4만 5천원이라면 내 생각엔 노다지 밭같았어 ... 아 !

 

주말마다 일을 하면 한달에 주말이 8일이니 얼추 40만원이고 공강인날까지 나가면 한달에 50만원도 넘게 벌수 있구나 !

 

라고 생각하며 너무 행복했었어 ... 아 한달에 50만원이라니 옷도 사고 싶고 여자친구도 보러가고 싶고(당시에 고향에

 

한살어린 여자친구가 있었어) 아 진짜 이러다 부자 되는거 아닌가? 방학때 한달 내내 노가다 나가면 한달에 100만원 넘게

 

벌수도 있는거야 ! 와 !!!!~~~!!!! 씐난다 ~~~ 이러고 있었어 .....

 

다음주가 되서야 노가다를 꾸준히 나간다는게 힘든거라는걸 알았어 ... 전기톱 쓸줄 아시는분 ~ 예초기 돌릴분 ~

 

미장하실분 ~ 등등 내가 알지 못하는 일을 사람들은 찾았고 한 3일 ?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는 것이 부질없음을 알고난 뒤엔

 

노가다를 나가는 것도 열의를 띄지 못했어 ... (지금 생각컨데 나는 배가 불렀던거야 .. 과거의 나를 디스하고 싶어 ㅋㅋ

 

진짜 배가 고프면 무조건 할줄안다고하고 나갔어야 했어)

 

결국 난 학교를 가끔 나가는 노가다 꾼이 되었고 나름 학교 생활을 재밌게 해보고 싶어서 들었던 댄스 동아리와 문학 동아리

 

활동도 전혀 하지 못했어 ...

 

댄스 동아리에서 MT를 간다고 해서 따라 갔다가 '아~ 이사람들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다 자기들만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었구나 ~ ' 라는걸 깨닫기만하고 말았어

 

그러다 어느날 학교를 그만뒀어... 집나가서 어울리던 친구들이 그리워 자꾸 연락을 주고 받았고 동네 고삐리들과 싸움도

 

났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그때는 도망치고 싶었었나봐 ....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다

 

라고 생각하고 그만뒀어... 그리고 재수 생활을 하기 시작했어....

 

전주에서 재수 생활을 했어 공부는 한번도 안했고 그냥 인력소에가서 노가다를 했지 일년을 그렇게 보냈어 노가다 하러

 

나가면 항상 인근의 공장으로 나를 보냈어 ... 듣기로는 그 공장에 있는 사람들은 나랑 똑같은 일을 하면서 나보다 돈을

 

세배 이상 받는댔어 ... 나이를 먹어서 알았는데 그게 맞더라고 ... 그때는 다 뻥이라고 생각했어 정직원 일용식 임시직

 

이런 개념이 없을 때였으니까 ~ ㅎㅎ  

 

한해가 그냥 갔어 ... 부모님 속을 썩이면서 .... 한해를 보내고 다시 수능을 봤어

 

다시 서울 소재지의 학교에 합격을 했고 ... 어찌 됐건....

 

 

지옥같았던.... 서울에서의 생활이 다시 시작 됐어 ....

 

(나에겐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6명있어 ...'너는 외톨이냐?' 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몰라서 쓰는데 그 때 대부분의 친구들은 재수를 했고 비싼 재수학원은 편지나 핸드폰을 쓰지 못하게 했거든.... 나는 그래서 더 외롭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친구들이 그때도 내 옆에 있었다면 나는 덜 외로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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