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토스 -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쓰발넘들 작성일 13.10.01 20: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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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변화에 대한 갈망을 얘기한다.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고 싶다고, 찌질이 생활을 접고 싶다고. 나처럼 심각했던 사람은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하고, 좀 더 정상적인 선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세미나를 듣거나 독서를 하며 자신의 삶을 정돈해 나가기 시작한다. 허나 그들 중 과연 몇 명이나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변화를 일궈낼까? 1/10이나 된다면 다행일거다. 본인은 채 5%가 안된다에 만원을 건다. 
본인 얘기를 해보자. 예전 훈애정음에 써놨었지만, 본인 정신과 상담을 꽤나 오래받았고 그걸로 부모님께 꽤나 심려를 끼쳐드렸다. 누가 상상하는 것처럼 정신병자 또라이였던 건 아니지만, 꽤 심각한 열등감과 우울감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걸쳐 본인의 일상을 흔들어 놓았다. 대학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겠고, 인생의 흥미를 못찾겠고, 그러다가 게임 중독에 빠져 시간을 굉장히 낭비하다가 정신이 드니 군대를 가야할 때가 되었다. 그 이후에 운이 좋아서 악순환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났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감내해야 했던 절망감은 끔찍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우울감과 무력감, 자살충동과 싸워야 했던 이때를 본인은 어떻게 벗어났을까. 정신과 의사가 들으면 섭섭한 얘기겠지만, 주저리주저리 나의 치부를 드러내며 "많이 힘들었겠네요"라고 공감을 받는 것은 그닥 도움이 안됐다. 이런저런 얘길 늘어놓고 상담 받아봤자 내가 돌아와야 할 현실은 늘 그대로였으니까. 군대에 갈 생각만 해도 끔찍했고, 학점에 제대로 분탕질을 쳐놔서 대학에 돌아가기는 너무도 겁이 났다. 게다가 대학교엔 친구도 거의 없었고. 
변화의 시발점은 꽤 엉뚱한 곳에서 왔다. 같이 스타하다가 알게 된 외국친구가 건네준 데이트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저자는 double your dating 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데이빗 디앤절로였다. 그의 세미나 영상을 구해서 굉장히 여러번 돌려 봤는데, 그가 했던 어느 이야기는 너무도 강렬해서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찌질거리고 거세된 남자의 삶을 삽니다. 그들은 무력감에 고생하고, 열등감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죠.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잔뜩 얘기를 늘어 놓고 그 대가로 "당신의 고뇌에 공감합니다"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허나 여기 모인 우리는 그런 얘기에 만족할 순 없습니다. 그 이상을 노려야 합니다. 그 대가가 무엇이든지, 기꺼이 치를 각오를 해야합니다" ("We're not gonna settle for that. We gotta do whatever it takes")
수많은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강연 영상을 보고 또 봤다. MP3로 추출해서 듣고 또 들었다. 생활에서 사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잡아나갔다. 누군가에겐 그 과정이 꽤 우스꽝스럽게 보였겠지만, 본인에겐 여자는 둘째치고 마음의 중심을 다잡고 정신적인 평화를 얻기 위한 일종의 퀘스트와 같았다. 비록 여자에게 말을 걸고 번호를 물어보는 건 익숙하지 않았지만, 점점 덜 우울해지고 점점 덜 열등하게 느껴지면서 남들이 누리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대학에 복학해서는 그 많은 수업을 홀로 들으며 버텨낼 수 있었고, 학점도 나름 준수하게 복구가 되었으며, 그 와중에 짬짬히 여자도 많이 만났다. (웃기지만 심지어 결혼하자고 조르던 여자도 있었다) 카사노바는 되지 못했으나, 일반인 기준에서는 가히 나쁘지 않은 컴백이었다. 
지금도 한 때의 나처럼 많은 어려움으로 고생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고 본다. 여자와의 데이트는 커녕 대학 등록금도 제때 해결되지 않아 마음고생하며 좌절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허나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싶어하는 정신적 유혹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공감받고, 위로받고,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소리를 듣는 데에 너무 익숙해지면 곤란하다. 중요한 건 실질적인 변화가 아닌가. 당장은 문제가 너무 거대해 보여서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 지 갈피조차 안잡히겠지만, 하나씩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과 자기연민만 깊어서 신세한탄 하는 사람과는 시간이 지나면 엄청 큰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수렁에 빠져들기는 쉽지만, 빠져 나올 때는 엄청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내 얘기는 충분히 한 거 같고, 다음 글에서는 여러분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변화를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몇 가지 조언을 담아낼 생각이다. 난 20대의 청년들이 나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며 그토록 유쾌하고 찬란한 젊음을 신음하며 우울로 소진하는 꼴을 그냥은 못 보겠다.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겠지. 곧 글로 만나자.  


출처 : 훈애정음 블로그  http://http://blog.naver.com/terryt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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