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토스 -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2 (대인관계/이성관계/인간관계)

쓰발넘들 작성일 13.10.01 2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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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을 통해 다소 호기롭게 "난 변화되었다" 라고 간증에 가까운 얘기를 늘어놓은 감이 없지 않다. 따지고보면 사회적 저능아 한명이 고생하다가 '정상인'의 범주에 얼추 발을 절반 걸치게 되었다는 내용에 불과한데, 그런 찌질한 얘기를 뭐하러 했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삶이 너무 질퍽해서 연애나 여자 얘기가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이에게는 거창한 조언은 무의미 할 거다. 급한 불부터 꺼야하는 처지에 무슨 연애고 나발인가.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ex. 연애, 섹스)을 누리기 위해선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변화에 대한 자잘한 얘기를 하기 전에 본질적인 부분을 잠시 얘기해보자. 변화가 왜 어려운 걸까. 사실 변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대체 언제 열대야가 끝나겠나 싶다가도 정신차려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듯이, 자연계의 모든 것은 똑같아 보이지만 계속 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다만 문제는 그 방향성을 통제하고 있느냐일 것이다. 가령 술을 너무 퍼마셔서 간이 안좋아진 사람이 있다고 쳐보자. 이사람의 음주 패턴은 늘 변한다. 술을 먹는 빈도, 술상대, 술의 종류 등이 늘 바뀌니까. 이런 변화에 따라 이사람의 컨디션도 계속 변할 거다. 좀 술을 덜 먹으면 상황이 호전되었다가, 술을 많이 마시면 더 안좋아진다던지. 허나 이사람에게 필요한 건 이런 랜덤한 변화가 아니라, 방향성이 통제된 의도된 변화다. "술은 간에 덜 위험한 xx종류만 마신다" 내지 "일주일에 하루 이상은 마시지 않겠다"와 같은 뱡향성의 통제 없이는, 랜덤한 변화가 모여서 이사람의 건강을 더 좋아지게 만들 일은 거의 없다. 고로, 중요한 건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통제력의 여부라고 봐야 한다.

 

허나 변화의 방향성은 쉽게 통제되지 않는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특정 행동 패턴이 습관화 되어 있으면 그것을 고치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이게 왜 어려운 일인지는 진화심리학이 설명하는 바가 있다. 사람은 생존을 위해 늘 에너지의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진화해왔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생존의 위협에 맞닥뜨리게 될 지 모르는 문명 이전 시대에 오랫동안 적응한 결과, 언제라도 도망가거나 급하게 싸워야 할 때를 대비하여 예비전력을 비축하는 식으로 생리학적인 진화를 해왔다는 얘기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선 여러가지 생각이나 행동을 해선 안된다. 가급적 생각도 덜 하고, 행동도 덜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동작에 익숙해지면 별다른 생각없이도 습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진화해 왔다. 의식적인 생각없이도 걸을 수 있고, 술먹고 전여친에게 전화할 수 있는 건 다 이런 진화 덕택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가급적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 진화메커니즘은 인류에게 '귀차니즘'을 선물해줬다. 직접적으로 생존에 관계된 먹고 사는 문제라면 별의별 짓을 다하는 인간이,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문제에는 극도로 나태해 진다. 생존을 돕기 위한 진화의 메커니즘이 인간 각 개체를 위대함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이런 '습관'과 '귀차니즘'을 벗어나는데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써서 행동하는 수 밖에.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습관의 방향성을 바로 잡는 일이다. 어차피 악습이건 선습이건 간에 습관은 생기기 마련이다. 기왕에 생길 습관이면 의식적으로 통제해서 선습으로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무언가를 거스르고 새로운 행동패턴을 도입하는 것은 최초에는 솔직히 꽤나 힘에 부치는 일이다. 그 저항력이라는 건 마치 물살을 갈라서 상류로 헤엄을 쳐서 가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기 전에 손을 잠시라도 놓아버리면 구습의 물살에 그대로 휩쓸려 내려가고 말게 된다. 새 습관을 만드는데 대략 9주 정도가 걸린다고 하는데, 결국 인생의 키는 9주 동안 근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뭐 이런 하나마나한 소리가 있습니까?" 라고 묻고 싶다면, 인생의 진리가 원래 단순한 실천력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서울대간다"라는 얘기를 귀에 못박히도록 들었어도, 대다수가 그걸 실천하지 못하는 것처럼 결국 사소한 의지력의 문제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법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미국의 데이트 코치 디앤절로는 말했다. "whatever it takes" 무슨 대가를 치루든지 기꺼이 해야 한다는 말이다. 독자에게 그런 의지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자잘한 얘기를 다음글에서 풀어보겠다. 관심없는 사람은 괜히 쓸데없이 교양독서하는 기분으로 이런 글 보지 말고 발씻고 잠 잘 것을 권하며... 다음 글에서 보자.



출처 : 훈애정음 블로그 http://blog.naver.com/terryt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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