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적으로 애(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늘 새벽 4시쯤, 고객사 중 한곳이 장애가 터져서(내 직업은 IT영업직 입니다) 엔지니어 포함 다 들어오라는 엄명이 떨어져
뜻하지 않게 새벽에 차로 2시간 반을 달려 고객사에서 오전 내내 시달리다 어찌어찌 컴플레인을 처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을겸
오후 2시경 고객사 근교 막국수집에 들어갔습니다.
나를 포함한 엔지니어 두명 역시 새벽부터 예상치 못했던 업무와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친 상황에서,
주문한 막국수를 들고 오던 종업원이 다른 테이블에서 데리고온
5~6세 정도 되는 어린 아이와 부딪쳐 막국수 전체를 쏟아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종업원이 오던 루트가 내가 있던 자리에서는 상기 상황이 제대로 보였습니다.
상황인즉슨, 정면으로 보이는 길이라 매장안을 뛰댕기던 어린아이가
부모가 쥐어준 스마트폰만보다 옆쪽에서 오던 종업원을 막아섰고,
막국수 쟁반 아래에애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그대로 오던
종업원이 아이에 걸려 쟁반을 떨어뜨린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쟁반이 떨어지면서 막국수가 담긴 스댕그릇중 하나가
아이 머리를 때리고 떨어졌고 아이는 그 충격에 울더군요.
근데 그 와중에 다른 테이블에 있던 부모는 애가 울기 시작했는데도
상황이 벌어진 쪽으로 안오는겁니다.
그걸 보고 있으니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매장사람들 다 들을만한
데시벨로
"부모란 것들은 뭐하나 지 새끼가 민폐끼치는데" 라고 하고 말았습니다.
그제야 아버지가 아이와 종업원쪽으로 오더군요.
종업원과 아이한테 뭐라하는 리액션을 취하더니 종업원이
괜찮다 하니까 애를 번쩍 안아들고 지네 자리로 가는데 나를
심하게 째려보면서 가는겁니다.
순간 욱하더군요.
한마디 더 했습니다.
눈깔은 그딴식으로 뜨라고 달린게 아닐텐데 라고요.
애 아비가 안았던 에를 내려놓고 내쪽으로 오더군요
나도 홧김에 일어섰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엔지니어
한명이 나와 애 아비 사이로 오더니 죄송하다고 먼저 해서
큰 소란없이 상황이 끝나기는 했습니다.
근데 서울로 올라와 일처리 하고 퇴근한 지금 생각해보니
애 아비 행동이 괘씸합니다.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뭘 잘했다고 째려봤는지 말이죠.
내가 예민했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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