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그인하면서 글만 읽어보던 회원입니다.
오늘 아침 어이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살면서 처음 겪어봤습니다.
현재 저는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출근 전 아침식사를 본가에서 하고 가야겠단 생각으로 갔습니다.
집앞에 주차를 하고 내리는데 맞은 편에서 술취한 사람과 눈이 잠깐 마주쳤습니다.
별 생각없이 내리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제 차를 쿵쿵 쳤습니다.
저는 뒤돌아 무슨일인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니 대뜸 시발이라 욕을 합니다.
상대하기 싫어 돌아서서 대문을 열고 들어가고 닫으려는 순간 그 사람이 문을 쾅 밀고서 따라 들어왔습니다.
놀라서 뭐냐고하면서 소리치니 집에 계시던 부모님까지 나오셨습니다.
아버지는 당신 뭐냐고 나가라고 하시고 어머니는 됐다고 그냥 나가세요 하시고
저는 겨우 참아가며 경찰 부르기전에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사람은 욕을 하다가 웃더니 다시 나갔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무시하고 다시 들어갈려니 대문을 내리치면서 욕을 다시 합니다. 그리고 죽이겠다고 합니다.
니가 좃같아서 죽여버린다고. 아 할 일 참 많다. 시발 개같은게. 뭐 웃노 등등
저는 우선 경찰을 불렀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다하니 빨리 불러서 오라고 합니다. 계속 물건을 집어던지면서.
7분정도 지나니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딱히 신원확인하고 귀가시키는 방법뿐이라고 합니다.
경찰들이 가라고 했지만 계속해서 주위를 배회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뇨..
진짜 그때서야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터져야,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어야 경찰이 움직이는구나 싶었습니다.
경찰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그들도 법이란게 있을테니깐요. 하지만 정말 답답하더군요.
계속해서 실랑이하다 그 사람이 소주를 사고서는 귀가한다고 합니다. 경찰이 어느 정도 따라가 되돌아 오더군요.
저한테는 혹시라도 다시 오면 그 때 바로 신고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체포가 가능하다고.
그말을 듣고 있는 순간 그 사람이 갑자기 소주병을 바닥에 던지면서 욕을 합니다. 그러곤 다시 다가오더라구요.
경찰은 귀가하시라는 말만 하고. 저는 그 사람이 귀가했다가 칼을 들고 오면 어쩌냐 그러니 빨리 체포해달라는 요구했으나 결국은 다람지 쳇바퀴돌리는 대화만 이어져 나갔습니다.
한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이다 그제서야 경찰이 이건 형사고소가 가능할 것 같으니 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진술서를 제출하고 경찰들이 조금 더 기다리다가 30분이 더 지나고나서야 조용해졌습니다.
조금 전 형사1팀 담당 수사관이 배정됐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눈빛이 너무나 걱정됩니다. 저혼자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너무나 걱정됩니다.
주변에 물어봐도 결국 할 수 있는게 없고 처벌도 어려울 것이다라는 말 뿐입니다.
그사람이 복수하러 올 것인지 너무나 걱정됩니다.
부모님께 오히려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너무나 화가 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한다 라는 말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아무도 치우지 않으면 결국 그 똥이 넘쳐흐를 것이다 생각했는데 정말 제 턱 밑까지 찬 기분입니다.
다른사람에게 피해안주고 정말 그냥 평범하게 지냈는데 일면식도 없는 이상한 인간이 나타나고, 그 인간 때문에 이렇게 불안해하는 현실이 너무나 답답합니다.
악인은 무조건 피하는게 답일까요?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나요?
그저 보복하지말길 바라며 합의해주는게 전부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