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싸이코패스(psychopath)라는 용어가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타인의 반응, 감정에 대해서 무감각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싸이코패스들은 우리가 흔히 ‘이성’을 통해 하는 일 ― 계산, 계획, 업무처리 등 ― 을 보통
사람들과 동일하게 해 낸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표정에서 감정, 욕구 등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도 않으며 무감한 자신에 대해 반성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
싸이코패스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렇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을 살펴보면 그들은 심리적 싸이코패스일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적 싸이코패스라 생각된다.
광우병쇠고기수입, 영어몰입교육실시, 과거사위원회폐지, 한반도대운하개발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은 한결같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와 입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어린 학생들이 든 촛불이 들불처럼 번져도 정부 책임자들은 서로 말 바꾸기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를 싸이코패스 정부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정부의 싸이코패스 증세를 짚어보자.
9개 과거사 관련 위원회 통.폐합계획 및 예산삭감조치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이에 더해 이명박 정부는 지난 주 코드인사를 강행하였다.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온
친일반민족행위자진상규명위원회(이하 반민규명위) 사무처장에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
정치인을 임명한 것이다. 신임 사무처장은 지난 18대 총선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이자
일해공원 문제로 경남지역대책위 대표단이 한나라당에 항의서한을 접수하려할 때 막말로
맞선 전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어떠한 경력이나 전문성도 없는 사람, 그렇기에 반민규명위
전원위원회에서도 거부한 사람을 집어넣은 것이다.
과거사 관련 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과거의 잘못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다시는 이 땅에서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끔
만드는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위원회들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는 통.폐합, 예산삭감, 부적절한 인력배치 등을
통해 실용이란 이름으로 위원회를 강하게 욱죄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반성하는 사회적 치유를 이명박 정부는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실용, 미래로만 달려가는 이명박 정부의 무감각은 싸이코패스의
무감각과 너무 닮아있다.
YTN 사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직에도 이명박 대선캠프 인사들이 들어선다하니,
지난 5년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그토록 비난해마지않던 코드인사라는 말뜻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중증 싸이코패스 증상에 후안무치厚顔無恥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스스로에 대한 우려에서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 당장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과거사 관련 위원회 죽이기를 당장 중지해야 할 것이다.
싸이코패스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다고 한다.
대다수 환자들은 병동에 격리된다.
국민의 고통에 무감하고 역사의 상처에 눈을 감는 싸이코패스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싸이코패스 증세를 계속 보인다면 남은 것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한
격리뿐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아직 채 100일도 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시간의 실정을 깊이 반성하고 ‘소통’이 무엇인지 좀 더 생각하길 바란다.